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기도

새벽
하늘 아래 마음을 펼쳐놓고
하늘의 만나를 기다린다

가난한 영혼
무화과 나무 아래에서
귀를 기울여 본다

주여
주여
나의 주여

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하늘과 들과 땅과 마음

하늘엔
새만 우는 것이 아니다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면
나를 향한 애달픈 부름이 있다

들엔
바람만 부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봄여름가을겨울 땀흘림이 있다

땅 아래엔
낙엽의 눈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눈을 감고 기다려 보면
깊이 잠든 듯 생명들의  숨소리가 있다

서로의 마음엔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세상을 섭리하시는 음성이 있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꿈과 세월

꿈을 세월에 실으랴
차라리
세월을 꿈에 담고싶어라

피노키오가 되어
동화 속에도 들어가고
갈릴리 호숫가에서
예수님을 만나보기도 하고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영원을 향한 마음

겨울이 왔어도
영원을 향한 마음은 따듯하다

시간이
영원을 지워버릴 수 있으랴

그곳은 언제나
아름다운 봄

그곳엔
봄의 추종자들뿐

2014년 12월 22일 월요일

친구들에게

한 해가 거의 다 갔습니다.
영원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지요. 
 
해가 바뀔 때마다
영원의 해가 
점점 밝아져 옴을 느낍니다. 
 
시간과 영원을 아울러
함께 사랑을 나누는 친구들이여 
 
영원의 깊은 이야기를 들으실 때에
벗에게도 
귀띔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영원에서 시간으로 희생하신
우리 주님의 사랑이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눈과 눈물

눈이 나리다
눈물이 되었다

누가 
하늘을 슬프게 하는 걸까

똑똑 후두둑
땅을 치는 소리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은 생각 속에 잠긴다

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겨울 그리고 봄

겨울
그건 죽음이 아니다

꽃도 없고
푸른 잎새도 보이지 않지만

숨죽여 안식을 하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잊고
길게 잠자고 있는 것

우리는 그것을
겨울이라고 한다

봄을
잉태하고 있는

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흰 눈 나리는 밤

흰 눈 
나리는 밤

잃어버린
옛 발자국을 찾아

그리움 타고
꿈 속을 헤메어 보았더니

생각에 잠긴 한 젊은이가
눈길을 걷고 있었다

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겨울 밤비

깊은 밤
하늘이 울고 있다

훌쩍 훌쩍
창밖에 눈물 훔치는 소리

어쩌면 좋아
이 멍텅구리를

평생 가르쳐주어도
깨닫지 못하는 이 바보를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내 마음과 그 마음

내 마음 넓이가
얼마나 될까

두어 뼘 그 속에
사랑이 담아질까

온 우주를 창조하신
우리 주님의 그 마음

2014년 12월 2일 화요일

내 안의 불노초

아직
밤인데

꿈이 먼저 일어나
새날을 맞이하잔다

늙지 않고
언제나 싱싱한 부지런한 녀석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마음의 날개

내 마음엔
날개가 있다

훨훨 나를 떠나
호숫가를 거닐기도 하고

백운대에 올라
올망졸망 장난감 같은 빌딩들을 보기도 한다

때론 날개를 접고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2014년 11월 25일 화요일

믿음 그 속에

주님을 믿는
믿음

그 속에
천국이 있는데

그 속에
모든 답이 있는데

그 속에
참 행복이 있는데

흐린 날 아침

하늘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묻는다

오늘을 네게 주었다
어떻게 살아갈래?

삶의 용기를 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보려고 합니다

너는
어떻게 살아갈래?

땀흘리며 살려고 합니다
사랑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하늘에 그려진 모습
빙그레

2014년 11월 22일 토요일

어두운 밤이 지나면

어두운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고

또 다른 하루가
나를 찾는다

결코
어제와 같지 않은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주님의 사랑

곰곰
생각해보니

주님은
나를 사랑하셨다

조용히 
생각해보니

주님은
지금도 나를 사랑하신다

깊이
묵상해보니

주님은
장래에도 나를 사랑하실 것이다

성경에
그렇게 써있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말씀하신다
사랑한다고

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오늘을 위한 회개

십자가
나를 위한 저 십자가

눈물흘리며 회개하지 않고
나의 소원을 먼저 아뢰었다

십자가의 은혜로
오늘을 살며 즐기고서는

머리를 조아려 감사하지 못하고
잔뜩 걱정거리만 더 아뢰었다

아,  염치없이 뻔뻔스러운
겉만 번지르르한 예수쟁이여

2014년 11월 11일 화요일

모리아산을 오르며

모리아산을 오르며
가을 낙엽에 쓰인
아이의 편지를 읽는다

아빠
여기가 어디에요

하나님을 만나뵈러
가는 길이란다

온 몸을 가시에 찔린 아이가
바람결에 물어온다

아빠
여기가 어디에요

가을 노인
모리아산 꼭대기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만나주시옵소서
만나주시옵소서

2014년 11월 9일 일요일

토요일

토요일

밤 깊도록
마음을 씻고 있다

주님께 드리기에
너무 추하여

그리고
눈물을 뿌리고 있다

성별된
믿음의 예물 되게 하려고

2014년 11월 7일 금요일

십자가의 죽음

십자가의 예수 죽음은
실패가 아닙니다

삶의
목적의 완성입니다


은혜로

우리 모두가
영생을 약속받았습니다

꿈과 미래

꿈을
꿀 수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볼 수가 있습니다

그 꿈과 미래가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은혜로
믿음으로

꿈과 함께

똑똑
꿈이 노크를 합니다

잠들어
함께 여행 떠나려 합니다

미래의
알 수 없는 동네에 머물며

그 꿈을
키워볼까 합니다

아침이
다시 문 두드릴 때 까지




2014년 11월 5일 수요일

기다림

기다림
모두 주님을 기다리고 있다

믿음으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다

준비가
다 되었을까?

그냥
믿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주님의 사랑과 약속의 말씀을
믿는 믿음으로

주님을 의지하는 자

주님을 의지하는 자는
늘 평안함이 있다

주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고는
걱정이 태산이다

나도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십자가와 죽음
부활과 영생

주님의 의는
세상의 흥망성쇠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아침의 이야기

밤을 달려 찾아온
아침

게으른 나를
나무라지 않고

함박꽃 웃음으로
손을 내밀며

함께
나아가자고 한다

오늘을
향하여

2014년 10월 31일 금요일

여기서 천국까지

여기서 천국까지
몇리나 될까

평생 부지런히 걸으면
늙으막 도착할 수 있으려나

아니지
걸어서 가는 곳이 아니지

눈물과 믿음 후에
찾아 오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지

은혜로
사랑으로

2014년 10월 29일 수요일

사울같은 예수쟁이

예수쟁이처럼
보이는데

바울 보다는
사울을 더 많이 닮았다

스승이
잘 못 가르쳤을까

처음 회개 할 때
미진한 것이 있었겠지

2014년 10월 28일 화요일

내 마음

내 마음
끄집어 내어

저 높은 가을하늘에
걸어놓으면

지금보다
멋있고 고상해지려나

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비움 그리고 여백

속을 비워
여백을 만들려 한다

무엇이나 담을 수 있는
빈 자리를 만들려 한다

하여

높고 넓고 무겁고 깊은
그분의 사랑을 담으려 한다

2014년 10월 25일 토요일

아침 명상

아침
명상시간

주님의 미소가
마음 속에 전해온다

오늘을 시작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대견하다는 듯
그리고 박수소리

2014년 10월 24일 금요일

낙엽의 향기

낙엽의 향기가
몸과 마음에 젖어온다

죽은 듯 나무 아래 누어
한 여름 무용담이 한창인데

눈 비 맞으며 썩어
다른 생명의 숨결이 되려한다

꿈도 없다
희망도 없다

그냥
흙으로 돌아가

조물주의 손에 맡겨진
향기가 되려고 한다

하나님의 형상

생명
그리고 숨소리

그건
하나님의 형상이다

떠나시면
모두가 구름 속 먼지일 뿐

아, 생명은
하나님이 맡겨주신
하나님의 것이기에

2014년 10월 23일 목요일

친구들의 웃음소리

떠들석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몰래
마음 주머니에 담았다가

밤 하늘의 별들이
눈물 흘리려 할 때

살며시
흘려볼까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감사와 은혜

받은 은혜도
다 감사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은혜를 구한다


뻔뻔스럽고 염치도 없이

2014년 10월 21일 화요일

깨달은 것은

열심히 달려
하늘에 오르고 싶다

하늘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며 날고 싶다

늙도록
바쁘게 날다가 깨달은 것은

나의 발이 아직
대지 위에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은 꿈
나는 이곳에서 행복하다

2014년 10월 20일 월요일

가을비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도
씻어 내릴 것이 많이 있다

거리의 구석에 숨겨진 찌든 때
건물 사이의 묵은 먼지

사람들 마음 깊이 앙금 진
슬픔과 분노

그리고
내 안에 쌓여 있는 헛된 욕망도
말끔히 씻어버려야 한다

온 세상이
단풍으로 물들기 전에

2014년 10월 19일 일요일

세월

내 발뒤꿈치까지 따라온 세월이
나를 앞지르려 한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 것인지

강산과 인걸을
모두 색칠해 놓고서는

슬쩍
지나쳐 가려고 한다

행복의 조건

사랑하는
내 살붙이들아

내 살에는
그분의 사랑이 묻어있단다

세월이 흘러간
먼 훗날에도

그분의 냄새와
그분의 사랑을
꼭 기억하고 있으려므나

할머니와 손녀 관계

행복한 미소
새벽 이슬같은 눈동자

따스한 목소리로
마음에 기쁨을 심어주는

가슴 깊은 곳에
사랑이 가득한 소녀야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아침

아침이 찾아와
창문을 두드린다

햇빛과 희망을 등에 지고 와
함께 나아가자고 한다

햇빛은 하늘의 선물
희망은 하늘의 약속

2014년 10월 9일 목요일

빛이 있기에

빛이 있기에
주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빛이 있기에
사랑을 알 수가 있습니다

아, 빛이 있기에
기다림과 만남이 있습니다

주님이 만들어 주신
이 빛이 있기에

오늘

반가워라
오늘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떠오른 태양이
골목 안밖을 씻어내리고

아침의 가을 바람은
얼굴을 스치며 심술부린다

오늘 만나야할 얼굴들이
빙그레 닥아오는 이 아침

꿈에 대하여

밤과 낮의 흐름 속에
꿈을 띄어놓고

돛을 펴고 삿대질하며
꿈의 고향을 찾아 나아가다가

문득
꿈인 것을 깨닫는다

둥근 달은 여전히
꿈을 흩날리면서 달리는데

바위산

뜨거운 마음이 솟구쳐
하늘에 오르다가
멈추고 산이 되었다

수억만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견디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바위산

어찌 마음이 없으랴
어찌 고통이 없으랴

주님이 주신 자리에서
제 할 본분을 다하고 있는
위대한 바위의 마음




















Mt. Rundle in Banff, Canada/Oil on Ceramic Tile/강웅식화백

2014년 10월 5일 일요일

새벽을 기다린다

창문을 바라보며
새벽을 기다린다

하나님이 처음 만드신
그 빛을

아,
빛은 생명이어라

빛이 있는 곳에
삶이 있고 사랑이 있으니

2014년 10월 3일 금요일

가을 노인의 눈물

동대문 지나 언덕을 오르다가
가을 노인을 만났습니다

두리번두리번
옛 추억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눈에는 
옛 추억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언덕에 숨어있던 그리움들이
가을 노인의 눈물을 굴려주었습니다

2014년 9월 30일 화요일

국사봉

국사봉 정자 오르는 길 가에
옹기종기 서있던 관목들이

불그레
얼굴을 붉힌다

가을 노인들의 스침이
부끄러웠을까

묵상

온통
시계바늘 소리만
가득한 밤

묵상하는 마음에
쓰여진 글

힘드냐
나도 그랬어

물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후두둑
처마에 물떨어지는 소리

왠지
시원하다

내 안과 밖에 쌓인 더러움을
닦아 주는 것 같아

뜨거운 가을

뜨거운 가을
마음이 뜨거운 게지

봄, 여름, 가을 , 겨울
뜨겁게 살아가니까

단풍을 만나면
쉬었다 가도 되련만

2014년 9월 24일 수요일

파랑새

날이 잔뜩 흐렸어도
아침은 반갑게 찾아왔다

파랑새 한 마리
눈 앞에 얼쩡거리며

오늘 무엇을 할 거냐고
재잘거린다

2014년 9월 21일 일요일

그 날엔

세월을 멈추고
변화하리라

지금 사랑을 하며
꿈을 꾸다가

그 날엔
주님의 백성으로
변화하리라

2014년 9월 19일 금요일

주의 정원

주님과 함께 가꾸는 정원에는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다

온갖 풍상을 겪어 가면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사랑이 있다

삶이 피곤하고 맥이 빠질 때는
정원에 깃들어 있는 파랑새를 본다

달은
햇님의 빛을 되비추어도
사랑을 받는다

평생 예수를 믿고도
삶 속에
그 빛이 없다면

그건
더러워진
나의 양심 때문이려니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

나의 근본은 흙이었음을
잊지 말자

생명을 주신 하나님을 
잊는 순간

나는
스스로 버려저

길 가의 
흙이 되는 것을

하늘의 태양

하늘의 태양은
가리워지는 것이 아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천둥번개가 유난을 떨어도

푸른 하늘은 여전히
그곳에 펼쳐저 있고

밝은 태양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목요일

아, 목요일
나무가 되자

재목은 못되더라도
쏘시개는 될 수 있겠지

비록
헐고 낡았지만

2014년 9월 10일 수요일

금빛 가을

아침 태양이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
내다보니

금빛 가을이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2014년 9월 9일 화요일

꿈에 대하여

꿈이 있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기도가 있어
미래를 잡을 수 있다

믿음이 있어
미래를 소유할 수 있다

찬송이 있어
그 미래를 감사할 수 있다

2014년 9월 7일 일요일

믿음과 행복

주님은
나를 떠나신 적이 없다

세상열락을 취하여
주님을 멀리 떠났다가

탕자가 되어 돌아온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주님을 떠나지 않고
늘 곁에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이고 행복이다

아침의 회개

천지에
가득한 십자가

평생을
그 사랑에 대하여 배웠지만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행하는 것에 인색하다

하루 종일
수 많은 십자가 사이를 다니면서도

가난에 대하여

가난하여
돈을 줄 수는 없으나

가난하여도
사랑은 줄 수가 있다

믿음 안에서
샘 솟듯하는 것이기에

주님의 마음-2

심히
괴로운 일을 당하여

주님의 임재 앞에
나아갔더니

가시면류관을 쓰신 주님이
피눈물을 흘리며 하시는 말씀

견디기 힘드냐
내 십자가와 바꾸어 볼까

비의 의미

밤 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이 밝아도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무슨 뜻이 있겠지

황혼의 인생

꿈을 키워
열매를 맺으렸더니

욕심껏
꿈을 살찌우기만 했다

인생은
이미 황혼인데

주님의 마음

괴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주님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바라보는 것 보다
더 괴로우냐

2014.8.31.

여름 끝물에

아직 선풍기 바람이 고마운
여름 끝물

밤을 틈 타
가을 기운이 들락거린다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지금 살아있는 것은
감사거리가 아니냐

말씀하시는 주님

가을의 문턱에서

아직 땀흘리는 더위와
짓꾸진 모기


쫓겨 가리라

아, 반가운
아침 저녁의 서늘한 바람아

2014.8.29.

젊은이와 늙은이

세월을 기다리는 젊은이
세월을 놓치는 늙은이

세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멋대로 흘러간다

젊은이와 늙은이를
본체만체 하면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젊은이와 늙은이는 같은 사람이었다
고등학교시절만나 늙어 죽을 때까지)

정자에서

이슬비 오락가락하는
국사봉 중턱 정자에는
인생을 쉬어가려는 노인들의
회고담이 한창이다

짙은 녹음을 감상하는 이
마당에 난 잡초를 뽑고 있는 이

살아온 과거를 무용담삼아
인생을 즐기고 있다

2014년 8월 24일 일요일

찌르래미

저녁 호숫가
늘어진 능수버들에서
찌르래미의 악쓰는 소리가 측은하다

왜들
저럴까

아하,
빗방울에 옷이 젖는 모양일세

평생에
딱 한 번 입어보는 옷인데

공상

밤 한 자락을 접어
꿈 속에 숨기었다가

새벽 이슬
동구 밖 서성일 때

몰래
숨겨줘 볼까

2014년 8월 19일 화요일

빗방울소리

왤까
잠 못 이루는 이 밤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소리
주님의 눈물일까

늙도록 가르쳐주어도
여전히

용서하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하는

바보
멍텅구리

탄식하며 흘리시는
주님의 눈물일까

주일 아침에

주님이
눈물을 흘리며 반겨주시는 주일 아침

내가 세상에 살 때 보다
더 가난하게 살고 있느냐

주님께서
물으신다

오늘을 위한 기도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주님의 형상을
발견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만나는 주님의 형상을 통하여
나를 향하신 주님의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새벽

창 밖에서 기웃거리는 것은
새벽이었다

오늘을 위하여
무엇을 준비하였는지

서성거리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2014년 8월 10일 일요일

새벽 태양

동산에 떠오르는 태양은
서산을 향한 창문도 밝혀주고 있다

온 세상에
빛을 주려고 떠올랐으니

어찌
동서남북을 가리랴

연약함

평생
예수를 믿었어도

아주 작은 미물 모기에게
피 한 방울 선듯 내주지 못한다

인색함인가

아니
참을성이 모자란게지

부자와 거지 나사로

무더위 속에서는
지옥불을 생각하고

시원한 빗소리에는
생명수를 생각한다

물이 넘치면 홍수가 되어
심판의 도구가 되기도 하였지만

지옥의 부자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것은

거지 나사로의 손에 들린
몇 방울의 생명수였다

2014년 8월 1일 금요일

산에 오르는 사람

산에 오르는 사람은
높은 계단과 험한 언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산에 오르면
푸른 숲과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겨주고

높은 산 위에
더 높은 하늘이 있음을
깨우쳐주곤 하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태초에

역사의 처음, 태초에는
무더위가 있었을까

아니 
시원함이 있었으리라

움직임이 없는 무작위의 세상에
무슨 열 낼 일이 있으랴

봄에 춤추던 노란 나비같이
아름다운 마음만 있었을 것인데

2014년 7월 20일 일요일

긴 여름밤

리좀
삶과 꿈

들창문을 열어놓고
골목 밖 밤하늘을 쳐다보며

모기소리에 섞인
내 소원들의 승천을 생각해본다

깊은 밤
풍선에 매달린 내 꿈을 안아내려

달래고 또 달래며
주님의 품에 뉘이다

2014년 7월 17일 목요일

여름 주님의 선물



찌는 듯한 무더위
긴 여름 밤

아직 
거무스름한 새벽

밖에 기척이 있어
창문을 열고 보니

빙그레 웃음띈 주님이
시원한 바람을 안고 오셨다

늙은 아내



늙고 병들었어도
여전히 귀여운 여인

짧딸막하고 오동통한
백발의 여인

젊어서는 만년 소녀같았던
상큼한 여인

나의 노래를 즐겨 듣던
로맨틱한 여인

지금은 노인이 되어
내가
손을 잡고 이끄는대로

즐겨
따라다니는 여인

2014년 7월 4일 금요일

감사기도

하나님
보이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내 상상을 초월할 수 있으니까

하나님
만질 수 없어서 감사합니다
내 느낌을 초월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뜻밖에 찾아와 내게 용기를 주시는 하나님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으나

나를 찾아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2014년 7월 1일 화요일

꿈들의 찬양

새벽 미명에 꿈들이 모여
찬양을 하였습니다

찬양이 울려퍼지는 끝까지
새파란 하늘이 열리고

빙그레 웃음띈 주님의 사랑이
꿈들의 마음을 달구었습니다

아직
꿈들의 그 찬양이 들리는 듯 합니다

한낮의 저 뭉게구름은
천사의 미소를 닮은 것 같고

2014년 6월 30일 월요일

꿈의 소원

어젯밤 꿈이 탈출하여
아침태양이 되었다

꿈을 찾아온 이들을 만나고 싶다
꿈에 만나본 것들을 만지고 싶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
喜怒哀樂을 느끼고 싶다

아,
꿈의 소원은
모두 꿈이란 말인가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꿈을 꾸려고 한다

꿈을 
꾸려고 한다

깊은 밤 한 자락을 들치고
여름 지저귐 사이에 누워
날개를 달아보려고 한다

훨훨
천사들의 예배에 참석하여
기도를 드리고 있다가

응답의 천사가 날개를 펼칠 즈음
슬적
물어보려고 한다

2014년 6월 27일 금요일

구름 사랑

밝은 태양을 가리우는 것은
검은 구름이다

그늘을 만들고
비를 내리게 하는

삶 속에
뭉게구름이 보일 때

안식과 
새 소망이 싹을 틔우게 되리니

내 믿음

내 믿음이
여름 더위만도 못하다

매년 만날 때마다
한결같은 무더위

십자가도 그대로이고
말씀도 변함이 없건만

내 믿음은
들숭날숭

쓰러지고 넘어질 때마다
늘 하늘만 바라본다

2014년 6월 24일 화요일

달빛 사랑

비에 젖을까봐
창밖에 떨고 있던 달빛
품에 끌어안고 잠들었더니

어느새
제일 먼저 일어나
동창을 밝히는 새벽이 되었네

2014년 6월 19일 목요일

경건한 사람

경건한 사람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늘나라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건한 사람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계신 주님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기다림

기다림은
내가
아직 이 땅에 있기 때문이다

때가 되어
주님 앞에 설 때에

어떤 이는
만남과 기쁨이 있을 터이고

어떤 이는
헤어짐과 고통이 있겠지

영원히....

조용한 하늘

조용한 하늘
왤까

몹시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조용한 하늘

기다림이
언제까지이려나

아 영원하신 하나님
이미 내 안에 들어와 계신 것을

새삼스리
깨닫고 보니

2014년 6월 13일 금요일

물먹은 하늘

물먹은 하늘
눈물을 삼키고 있다

투시의 은사가 있어
다른 이의 잘못을 쪽집게로 집어내는 이

왼 뺨을 맞고도 오른 뺨을 대주고
겉옷을 빼앗기고도 속옷까지도 벗어주는
바보 같은 사람들

그런 이들이 있어
세상에는 사랑이 이어지고
아름다운 마음이 전해지느니

2014년 6월 12일 목요일

흰 구름 검은 구름

국사봉 녹색의 장원 위에 떠있는
흰 구름에는
노인들의 소원이 적혀있다

저 멀리 남쪽 하늘로 달려가는
검은 구름에는
엄마들의 눈물이 흥건하다

아,
밝은 해가 내리 쪼이며
또 하나의 세상을 보여준다

검은 장미 붉은 장미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을

나의 하늘

나의 하늘이 파아란 것은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나의 하늘이 검은 것은
시원한 그늘을 주기 위해서이다

푸른 하늘을 보면서
허리를 펴고
검은 하늘 아래서
흐르는 땀을 식히라고
............................................

我天之靑爲收希望
我天之暗爲成凉陰
見靑天伸腰
下暗天冷汗
(조병철 목사님 한역)

2014년 6월 7일 토요일

달빛이 없는 밤에도

달빛이 없는 밤에도
창밖에 머물며
숨 죽여
내 숨소리를 살피시는 분

엎치락뒤치락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이내
내 귓가에 속삭이시는 분

하늘을 바라보아라
믿고 기다려보아라
내게
귀띔해 주시는 분

2014년 6월 6일 금요일

이루어지지 않은 꿈

이루어지지 않은 꿈
만나려고
새벽에 꿈속으로 여행한다

아기의 꿈으로 만들면
혹 쉬워질까

아니
아예 엄마에게 맡겨버리면

깊은 잠에
빠져서

2014.6.4.

2014년 6월 4일 수요일

하늘의 눈물을 모아

슬픈 여름 
하늘의 눈물을 모아
피다 멈춘 꽃송이들을 기르자

오천만의 가슴에 박힌 응어리들
캐내어
꽃밭에 뿌리자

거름이 되어
열매가 맺힌다면

유구한 배달의 역사에
또 하나의 보배가 되게하자


2014.6.3.

빗방울

새벽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눈물방울일까
땀방울이겠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일하시는
사랑의 하나님

두 손을 모으고 바라보는 나에게
보여주시는

십자가
그리고 손과 발의 못자국과
허리의 창자국


2014.6.3.

꿈같이 살아온 세월

꿈같이 살아온 세월
푸른 두루마리에 갈무리하고

삶이 힘들 때마다
꺼내어 곱씹어본다

보석같이 소중한 추억
귓가에 쟁쟁한 그분의 목소리

오늘 밤도 그리워하며
그 푸른 꿈을 꾸어보려고

2014.6.2.

오늘 아침도

오늘 아침도 
주님의 사랑이 찾아와
창문을 밝혀주었다

그리고
잠자고 있는 내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피곤했었구나
나도 그랬었단다

말씀은
내 얼굴에
미소를 그려주었다


2014.5.30.

2014년 5월 26일 월요일

국사봉의 녹색바람

마을 뒷산 정상에는
녹색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파아란 하늘 아래
시원한 바람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밤새 쏟아지던 눈물
꿈속까지 흥건하던 슬픔

스러지고

하늘정원에는
꽃송이들이 가득하다
하나님의 곁에서
활짝 핀
아름다운 저 얼굴들

예수 누구신가

예수 
누구신가

더 많이 알고 싶다
더 깊이 알고 싶다

십자가로 길을 밝히신
하늘에 대하여도

하여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



2014년 5월 23일 금요일

우리들의 자화상

꽃처럼 아름답지 못하고
독수리처럼 날지도 못하지만

지극히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
하늘 끝을 오가는 이상이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하나님이 만드셨기에....

가끔은 바보가 되어
끝없이 싸우기도 하지만....

2014년 5월 22일 목요일

강물은

강물은 흘러가고 있었다
나만 홀로 멈추어 서서
골돌히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

강가에서 만난 강물은
어제의 것이 아니다
언제나 새로움이 오고 가고

흘러간 강물은 잊어버리자
저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그리면서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아침의 결심

슬픔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고난을 멱살잡아 동댕이쳐야 한다

어젯밤의 메피스토가
오늘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이 아름다운 아침이
위대한 파우스트의 첫걸음이 되도록

2014년 5월 20일 화요일

파아란 아침

함박꽃 웃음의
파아란 아침이 찾아와

밤새 어두어진 마음에
파랑새 한마리를 넣어준다

게시
그분의 사랑

2014년 5월 19일 월요일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나를 기르신 분은
어머니
나를 키우신 분은
하나님

나를 기르신 분이
사랑하고 사랑받던

지금도 나를 키우시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2014.5.18.

2014년 5월 17일 토요일

새벽

새벽이 찾아와 속삭인다
오늘 나의 삶이 궁금하단다

무엇이 보고싶은지
누구를 만나려는지

낸들 알 수가 있나
섭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2014년 5월 15일 목요일

나는 달입니다

나는 해가 아닙니다
나는 빛이 없습니다
나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빛을 전달하는 달입니다

때로는
나의 지식과 경험으로
빛을 만들어보려 하지만
내 안에 검은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나는 달입니다
믿음과 기도로 열심히 닦아
밝은 햇빛으로 어두움을 밝히는
하늘에 속해 있는 달입니다

2103.1.21.

월요일 아침에

생존은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통과 고난과 슬픔도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행복은
삶의 객관적 평가가 아닙니다.
삶의 순간순간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입니다.

기독교인은
삶의 목적과 내용이
예수그리스도를 닮아가야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끔
고통과 고난이 나의 삶을 뒤엎으려 할때에
예수님의 삶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행복의 조건과 고난의 내용이
예수님과 다르게 설정된
나의 실존을 발견합니다.

여전히
나는 죄인임을 깨닫게되었습니다.

2013.1.14.

우리들의 별

밤하늘에 떠있는 저 별들이
유난히 반가운 것은
어두움 속에서 빛을 기다렸기 때문이리라

밤하늘 아득한 곳에
반딧불인 양  떠 있는 별

가 볼 수는 없는
모두가 그 별을 보고 꿈을 꾸는

그 꿈속에
희망을 심어보곤 하는

높고 높은 곳에 떠있는 별

우리에게는 더 크고 멋있는 별이 있다
보이지 않아도 빛을 발하고
아무도 다녀오지 않았어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별

생시에도, 꿈속에서도
살아서도, 죽어서도
갈 수 있는 별

2012.8.27.

노인의 중절모














노인이 쓰고 다니는 중절모에는
파아란 아침하늘이 들어있다

노인이 들고 다니는 중절모에는
싱싱한 젊은이의 마음이 들어있다

노인이 벽에 걸어논 중절모에는
오늘 못다한 이야기들의 아쉬움이 있다

깊이 잠든 노인의 중절모에는
자손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가 있다

2012.8.22.



아, 드디어

아,
드디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말복과 입추에도 꼼짝않고 버티던
무더위를 쫓아내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밭을 갈고
배추 모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분명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쥐똥나무 담장에는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으며

고구마 밭에는
넝쿨이 길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눈 앞에 와있습니다.
정말 추수의 계절이 돌아와 있습니다.


2012.8.12.

사랑의 주님

사랑의 주님 내 맘속에
사랑의 주님 내 귓가에
사랑의 주님 속삭이시네
내 사랑하는 (자기이름)아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내 사랑하는 (자기이름)아

*1절 자기이름, 2절 앞에 있는 사람 이름
  3절 사랑하는 사람 이름

*곡을 붙여보세요^^

2012.7.8.

햇님의 귀띔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바람이 부는 날에도

햇님은 여전히
나를 찾아와

탁 트인 일망무제
하늘의 광활함을 보여주고
변화무쌍한 인간의 마음처럼
매일 새 옷을 입고 나타나는 땅의 모습을
살짝 귀띔해주곤 한다

2009.12.11.

한밤의 소원

마음을 주님께 드리고
주님의 허수아비가 되고 싶다
마음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의 피노끼오가 되고 싶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마음
언제나
나를 이끌고 가는 힘이여

믿음으로 멱살잡아
기도 속에 가두어 놓고서는

아 주님이 주시는
참된 그 평안함 속에서

2009.12.6.

주일 오후의 묵상

소원들이 쌓여 기도가 되었습니다
기도가 쌓여 사다리가 되었습니다

사다리를 오르고 싶은 욕망이 있었습니다
사다리를 오르는 고난이 있었습니다

사다리 끝에는 더 높은 하늘이 있었습니다
높은 하늘에는 소원들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하나를 붙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믿음으로 써있는 글자들이 있었습니다

하늘 높이 떠있는 소원들이 갈팡질팡 할때
하나님은 내 곁에서 내게 물으셨습니다

잠깐 쉬면서
나와 얘기할 수 없겠니?

2009.11.29.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친구의 소천

우리가 잃은 것은
넉넉한 그의 웃음입니다
우리가 잃은 것은
정다운 그의 목소리입니다

종착역이 우리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
그는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처럼
빙긋 웃는 모습으로 떠나가버렸습니다

우리가 아쉬어하는 것은
채 마무리하지 못한 그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아쉬어하는 것은
늘 마음속에 아껴둔 우리들의 사랑입니다

*고교동창 급성백혈병으로 소천


2009.11.24.

아! 십자가

아직도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주님의 십자가위에
누군가
새로 깎은 큰 십자가를 덧입혀놓았다

십자가의 가르침을 본받으려하지 않고
십자가에 모양을 내보려고 했던 것이겠지

십자가가 바로 설명이고
십자가가 바로 말씀인 것을

나무로 만든 십자가
오래 참고 기다리던 십자가
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려하네

아! 십자가, 우리 주님의 십자가
길가에 동뎅이쳐버린 주님의 저 십자가


2008.10.26.

2014년 5월 13일 화요일

허리 굽은 노인

허리 굽은 노인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노인을 바라보는 이들도 허리가 굽었습니다
 
높은 언덕을 넘어 마을을 찾아들고 있습니다
언덕을 넘다가 터를 잡고 멈춘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 모이고 있습니다
머리가 하얗고 허리 굽은 노인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마을 뒷산에는 뻐꾹새가 울고
들판에서는 뜸부기가 울어제킵니다
 
모두 모여
한바탕 잔치를 하려나 봅니다

어머님 산소 앞에서

어머님 산소 앞에 무릎을 꿇고서
실컷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
골짜기들이 덩달아 울어주었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 때문이 아닙니다
어머니에게 지은 잘못 때문이 아닙니다

내 발이 너무 더러워
내 입이 너무 더러워
내 손이 너무 더러워
내 마음이 너무 더러워

어머니 계신 그 곳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구일까
사랑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마음속에 속삭임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를 그리워하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아라

나도 내 어머니 무덤 앞에서
그렇게 위로를 받았단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누구일까
어깨를 만지는 따스한 손

아 그것은 주님의 사랑
따스한 가을 햇살이었습니다
........................................
*어머니 소천 7개월/성묘

2008.10.14.

계절의 유감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 틈새에
여름이 자리잡고 떠나지 않는다

타작을 기다리는 도리깨의 마음 곁엔
아직도 식지 않는 가을의 논바닥

겨울바람은 북에서 오지 않고
아름다운 나라의 돈더미를 타고 왔다

가을 추수를 기다리는 마음들을
온통 헝클어 놓고 말았으니


이 뒤죽박죽의 계절에
.....................................................
*여름같은 가을과
미국 발 세계의 경제 위기를 보면서


2008.10.9.

새삼스러운 아쉬움

부지런히 스쳐 지나가는 신사
뒷 모습이 낯익다
앞에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부지런히 걷고 있다

내 궁금증을 그의 어깨에 얹고
조용히 따라가 보았다

그가 가고 있는 곳에서
은은한 향기가 날려오고 있다
여인일까?

아, 봄처녀!
모두에게 희망을 주던 아름다운 그녀

봄도 여름도 다 지나고
가을 추수가 한참인데
이제사 새삼스리 봄을 그리워하다니

급히 내 곁을 스쳐 지나간 신사
그는 바로 나의 아쉬움이었어라

2008.10.4.

낮에 밤 이야기

어두운 장막을 걷고 보니
온 하늘에 별의 바다

반짝반짝 보일듯 보일듯
반가운 그 별들

별이 보이는 밤은
즐거운 밤이다

마음 속 깊이 스미는
별들의 이야기

어두운 장막을 여닫는
또 하나의 손이 있기에 

2008.9.17.

한가위

들뜨려는 마음을 붙잡아
베드로 바위에 꽁꽁  묶어놓고서

팔월 한가위 둥그스럼한 달빛을
품게 해줄까봐

찾으러 달려가는 사람들과
참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2008.9.13.

어떤 기다림

나무를 심지 않은 사람은
기다릴 것이 없다
꽃도 볼 수 없고 열매도 없으며
꽃을 사랑하는 벌나비와
열매를 즐기는 새들과 다람쥐도 볼 수 없다

나무를 심었는데
꽃이 피지 않으랴
꽃이 피었는데
열매가 없으랴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폭풍우를 지나고 나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탐스러운 열매가 가득하리니

지금 나무를 심는 사람은
늦은 봄처럼 살아가면서
다른 여름과 가을을 기다려
또 하나 새로운 열매를 기다려야 하려니와

2008.9.4.

아침에(2)

이른 아침
우거진 녹음이 기도원 창문을 기웃거릴 때
가만히 그의 모습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때 이른 낙엽이 섞이었다
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가을의 먼발치에서
어느새 낙엽이라니

그럴 리가?
내 눈을 의심하며 낙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
그것은 낙엽이 아니었다
막 익기 시작한 나무들의 열매였다
그러면 그렇지....

울울창창 녹색의 나무들은
모두 열매를 맺고 있었다
큰 나무 작은 나무
굵은 나무 가느다란 나무
늙은 나무 젊은 나무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몸에 그 열매를 맺고 있었다

앗불싸
부끄러워라

바라보고 있는 서로의 모습 중에
아직 열매를  준비 못한 것은
단풍인 듯 눈속임하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나의 모습 뿐이 어니와
...............................................................
*일영연수원에서 SWE 25기(여)가 있었습니다.

2008.8.29.

아침에

아침은 주님의 선물이다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 인하여
어두움을 깨달을 수 있다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는 어두움과
빛을 밝히기를 거절하는 불순종은
아침을 맞이할 수가 없다

흑암이 깊은 곳에 빛이 있어
깊음과 흑암을 보게 하리니
주님의 은혜로
................................................
*창세기 1장의 묵상


2008.8.28.

어떤 遺産(유산)

가난한 이가 遺産(유산)을 남겼습니다
눈물을 씹어삼키는 忍耐(인내)를 남겨놓았습니다

온유한 이가 遺産(유산)을 남겼습니다
온 세상을 품을 수 있는 寬容(관용)을 남겨놓았습니다

의를 사랑하는 이가 遺産(유산)을 남겼습니다
일곱번 너머져도 여덟번 일어나는 勇氣(용기)를 남겨놓았습니다

너절한 옷차림의 바보같은 이가 遺産(유산)을 남겼습니다
하늘과 땅을 바라볼 수 있는 眼目(안목)을 남겨놓았습니다

우리가 遺産(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지금 깊이깊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2008.8.24.

여름 장마를 맞이하면서

이번 여름 장마에는 인내를 길러야겠다
내리고 또 내리는 비를 흠뻑 맞으며
그 물 속에 깊이 잠겨 보아야겠다

이번 여름 장마에는 마음을 닦아야겠다
한 없이 흐르는 강과 계곡을 바라보며
세월의 흐름 속에 내 머리 속을 헹궈야겠다

이번 여름 장마에는 믿음을 길러야겠다
두 팔을 한껏 벌리고 그 물들을 받아
내 믿음의 뿌리에 깊이깊이 저장하여야겠다

이번 장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


2008.7.24.

신기한 나뭇잎

동이 튼 새벽
연수원 창가로 내다보이는 숲엔

큼직큼직한 진초록의 얼굴들이
나뭇잎처럼 펼쳐있다

언제 그렇게 자랐을까

밤 사이
훌쩍 커버린 그들

싱글벙글 아침햇살을 맞이하며
이야기 꽃이 한참이다

유난히도 커보이는
대견스러운 나뭇잎들

하나 둘 셋 넷
스물 다섯 잎사귀

기쁨과 용기를 보람에 싸들고
저녁 바람을 기다려
급행으로 떠나들 가다
...........................................
*제1기 크리셀리스가
일영연수원에서 있었습니다.

2008.7.23.

오늘 아침의 명상

하나님을 생각할 때면
떠오르는 얼굴

하나님을 만나고 싶을 때면
나타나는 얼굴

선한 사마리아 사람일까
모세가 본 떨기나무의 불꽃일까

그리고
나는 누구일까

2008.7.19.

죽음과 그 이후

이별이 아니라 만남입니다
사람들은 그분을 죽었다고 말하지만
그분은 방금 주님과 만났습니다

세상 만물은 시작과 끝이 있지만
주님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펼쳐놓은
영원 속에 계신 분입니다

보고싶은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옛날에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
*어느 교우의 소천을 보고

2008.7.15.

요즘 더위

너무 그늘진 곳이 많아
햇님이 그들을 찾아 나섰다

숨기고 있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고 도망가는 이들에게

밝은 빛
뜨겁게뜨겁게
더 가까이 다가서더니

2008.7.9.

노년의 쉼표

아직도 갈 길이 먼 나그네
어느듯 서산에 해는 지고
땅거미가 턱밑에 와서 재촉한다

휘휘 힘차게 팔 휘드르며
본향집 떠난지 불과 70여리 안팎
벌써 팔 다리가 아프고 눈도 침침하다

산을 넘으며
온갖 산새들과 작은 짐승들과 나무와 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위에 대하여, 샘물에 대하여, 바람에 대하여

들을 지나며
꽃과 벌나비와 벼이삭과 들짐승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에 대하여, 바다에 대하여, 전쟁과 평화에 대하여

하늘을 보고
해와 달과 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월에 대하여, 희망에 대하여,

땅을 보고
너와 나와 그들과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에 대하여, 미움에 대하여, 질투에 대하여
그리고 희생과 용서에 대하여

지금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나는 무엇을 알았는가


2008.7.7.

一淸橋(일청교)


하나의 맑은 다리 되어
주님을 건네드리고 싶다

하나의 맑은 다리 되어
주님을 만나게 해드리고 싶다

이 다리에 오는 사람들마다
마음을 씻고 눈이 밝아져
모두
주님을 뵈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깊은 산중 험한 초로에
주막처럼 버티고 서있는
깨끗하고 반가운 다리가 되고 싶다


*삼청공원 입구에서 첫번째 만나는 다리가
 一淸橋(일청교)입니다.

2008.7.6.

생명의 뿌리

아름답고 화려한 꽃이 되어볼까
산새들도 탐내지 않는 못난 열매가 될까

온갖 상처로 볼품없는 나무줄기와
보이지 않는 땅속 깊은 곳에서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땀 흘림이 한참이다

물을 찾아 헤메이는 처절한 발걸음이여
징그러운 벌레들의 용트림이여

하늘과 땅에는 나뭇잎들의 희생이 가득하고
천지에는 그들의 사랑으로 충만하다

꽃이 되랴 열매가 되랴
나뭇잎이 되어 썩으랴

땅 속에 있는 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척
여전히 물을 길어 나르는 소리 숨차다

2008.6.28.

기도원에서

진 초록의 수풀을 열고 들어가
십자가 주위에 삥둘러앉아 고개를 비틀며

하늘 보고 땅 보고
너를 보고 나를 보고
생각해 본다.

그럴 수가 그럴 수가
그럴 수가 있을까

나를 죽이는 자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정말
축복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일까
..........................................
*SWE 24기/일영연수원에서

2008.6.28.

良心의 話頭

햇볕 쏟아지는 숲속 그늘은
버티고 서있는 나무들의 사랑이라

사명을 다하고 숨진지 오랜 가랑닢들 쌓여
포근한 방석을 만들어 주고

하루살이와 모기와 파리 떼지어 왱왱거리는 소리는
무슨 권리로 이곳을 차지하려느냐는 물음표

이 세상에 살아있는 존재들에게
이 세상에 삶이 없는 존재들에게
내 良心의 話頭는 새 고민을 만들고 있다

이 세상의 존재인 너는
그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고 있는가

2008.6.23.

늙은 날개짓

낡은 날개로 한껏 솟아올라
발 아래 세상을 향하여 소리지른다

바람아 불어라
강물아 흘러라
세월아 힘껏 달음질 해보아라


화려한 날개를 펼친 눈에서 쏟아지는
저 불빛이여

그는 늙어 날개짓 할 힘이 없다
다만 경험으로 살아간다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기회는 어느곳으로 날아가는지

그는 그냥 흘려 보내지 않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따라 멋있게 날아가고 있다


2008.6.18.

다듬어지지 않은 개울가의 돌

다듬어지지 않은 개울가의 돌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흉한 몰골의 바리새인들 때문이리라

다듬어지지 않은 더러운 마음에
금은보석으로 치장한 옷이
무슨 소용있으랴

다음어지지 않은 개울가의 돌
마치
목수로 태어난 우리 주님의 웃음이어라

꿈이 있어
다른 세상에 살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또 하나의 희망이랴


2008.6.13.

사랑 이야기

나비에게 속삭였습니다
나비야 나비야
그분이 너를 사랑한단다

참새에게 일러주었습니다
참새야 참새야
그분이 너를 사랑한단다

구름에게 목청껏 소리질렀습니다
구름아 구름아
그분이 너를 사랑한단다

나비가 희희덕거렸습니다
알아요 알아요
그분은 당신도 사랑하고 있답니다

참새가 종알거렸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그분은 당신도 사랑하고 있답니다

구름은 빙그레 웃고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며
말 없이 웃고만 있었습니다

감격해서 흘리는 구름의 눈물일까
벼란간 쏟아지는 소낙비

언제부터인가
그분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서산에 내려 쉬다가 동산에 떠오르며
밤새 엿듯고 가나봅니다

2008.6.10.

오늘의 믿음

비가 오려나
잔뜩 찌프린 하늘

그러나
나는 믿는다
어두운 하늘 위에는
여전히 푸른 하늘이 있음을

걱정과 근심이 안개같이 몰려와
내 시야를 가리려 하여도

푸른 하늘 그 위에 있는
둥글고 밝은 태양이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나는 믿고 있다

2008.6.9.

십자가들의 눈물

십자가를 쌓아놓고 장난질 한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재미있어들 한다
의미는 아무 상관이 없다

큰 십자가, 작은 십자가, 나무 십자가, 쇠 십자가
목에, 가슴에, 벽에 , 지붕에 문패처럼 매달아 놓고
장난감인양 주물럭거리며 딴짓거리들을 한다

십자가가 눈물을 흘린다
몸을 부르르 떨며 한 숨을 쉰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모든 사람들이 눈을 감고 깊이 잠든 밤
동뎅이처버린 십자가들
조용히 일어나 예배당에 모인다

2008.6.5.

긴 이야기

여름 내 그 숲에서 기도를 하더니만
모습이 나무를 닮다가 나무가 되었다
청계산인지 천보산인지 삼각산인지
나무 곁에서 살다가 나무가 되었다

숲은 다 알고 있다
여름 내 그 여인이 쏟아놓은 이야기들을

나무 잎새마다 가지마다 등걸마다
숨겨진 이야기 보따리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가을과 겨울이 가고 봄이 와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몇바퀴 돌아도

나무가 된 여인은
늘 그자리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누가 듣고 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소리 소리 피어올라 하늘에 닿았고
하늘 구름 가다가 멈추어
나무에 나려본다

무슨 일일까

나무가 알 수 있으랴
구름이 알 수 있으랴
나무와 의논한 구름 다시 하늘에 올라

뭉게뭉게 이야기 저야기
손짓으로 발짓으로
알듯 모를듯 구름의 언어


2008.6.4.

주님의 음성

네 마음이 떠나 있을 때에도
나는 네 마음 속에 있었고
네가 나를 멀리하였을 때에는
네 그림자가 되어 곁에 있었다

네가 눈물흘릴 때
네 눈물을 내 가슴에 담았고
네가 울부짖을 때
네 소리 내 귀에 각인하였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 피로 산 사랑하는 사람아

하늘 문이 활짝 열리고
하늘의 온갖 별들이 떨어지는 날
나 그 문 앞에서
너를 반겨 안아주리라

(수유리 영락기도원에서)
2006.1.24.

바보가 되자

바보가 되자
바보스럽게 매를 맞다가 끔직하게 죽은
바보같은 그분의 말대로 살아가보자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가면서도
죽인 자들을 위하여
바보스럽게 기도해 주시던 분

바보같이 그분의 약속을 믿어보자
비록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지만
그냥 바보같이 견디며 기다려보자

천둥번개 치고 별빛 하나 없는
캄캄하고 긴 세월의 터널 속에서도
영혼 깊은 곳에는 언제나 한 밝음이 비취려니와

2008.6.1.

진실

절망이란 내 마음 속에 있다
두 뼘도 채 안되는 이 가슴 속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하기 때문에...

고난은 내 머리 속에 있다
한 뼘 조금 넘는 그 것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노력 때문에..

그러나 정작 큰 고통은
내 믿음 속에 있다
피조물 다웁게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과신하고 있는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보려는 만용 때문에...

-새벽을 잉태한 밤 중에서-

기독교인

주변머리 하나 없이 가난해 보이는
궁상스러워 보이는 그 모습 속에
함부로 처다보기조차 어려운
경건함이 있다

축쳐진 어깨와 꼬부라진 허리
떨어질 듯 간신히 얹혀있는 머리 속에는
세상을 부수고 다시 반죽하여 새 세상을 만들
경륜이 있다

아무도 거들떠 보려하지 않는 가랑잎
그러나 광풍폭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1억5천만년을 견딘 북한산 백운대 보다도 더 든든한
거룩함이 있다

눈을 뜬 자만
발견할 수 있는


2008.5.27.

2014년 5월 12일 월요일

숲속의 묵상기도

스치로볼이 깔려있는 숲속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 두 개가
주님의 눈동자 같아

염치 없이 그곳을 향하여
여쭈어 보았습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요

이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
생명은 무엇인가요

주님의 숨결이 떠나면
흙만 남는 사람

아 그렇군요
주님의 숨결이 바로 생명이군요

주님의 숨결이
이 흙덩어리를 움직여 가시는군요

주님의 숨결
인간의 생명의 본질

아 그렇군요
인간의 생명은 주님의 것이군요

주님에게서 나온
주님의 것이군요
............................................................
*두 권사님과 함께 영락기도원에서

2008.5.25.

감추어둔 주머니

마음속에 감추어 둔 주머니가 있다
보석 같은 내 미래를 갈무리하여
끈으로 잘 점매 둔 주머니가 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내 마음 이 구석 저 구석에
많이 숨겨 놓았다

언젠가 한 개를 열어 보았더니
밝고 환한 나의 웃음이
꾸역꾸역 쏟아졌다

가끔 다른 주머니가 궁금할 때면
그때의 그 웃음보따리를 생각하며
아껴 숨겨두고 있다

2008.5.21.

생명에 대하여

생명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을
울긋불긋 금은 보석으로 장식하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오묘한 것을
이리저리 주물럭대며 변화를 주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고귀한 것을
위험한 곳에 높이 올라 뽑내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진리인 것을
고생고생하며 새로운 진리를 찾고 있다

그냥
기쁘고 즐겁게
웃으면서 살면 행복한 것을

2008.5.19.

묵상

속삭임....

바람소리일까?

고요함 속 평안
그리고 이야기

아니

나의 영혼 깊은 곳에서
그분이 기도하고 있다

울먹이는 소리로

2008.5.13.

바보의 思母曲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
문득
그가 나의 행복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는
만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분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에야
뒤늦게
나의 천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길을 걸어도, 가다가 멈추어 서 있어도

눈 앞에, 머리 속에 어른 거리고 있는
그 분의 모습
.................................................
*어머니 소천 40일째

2008.4.18.

달의 모습

저녁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올랐습니다
석지골 어머니도 저 달을 보실까?

내 마음 속에 계시던 어머니가
안경을 하나 끼워 주십니다
다시 보아라

달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안경을 벗고 보아도
달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
*석지골에는 어머니 산소가 있습니다

2008.3.21.

그곳에서

하늘 향해 손들고 기도하는
망가진 몸과 마음에
눈물로 찾아 오셨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외로운 나그네의
통곡하는 울음 속에
찬양으로 찾아 오셨다

꺼질 듯 숨어버릴 듯
주저하고 있는 희망속에
믿음으로 찾아 오셨다

나의 삶 속 마지막 미끄럼틀에서
기쁨과 용기로 나를 만나 주셨다

아 감사하여라
임마누엘의 은총이여
........................................................................

*itd 95기에서

지난주에는 tresdias에 참가하여
폐암을 수술하고 회복중에 계신 분과
폐암말기 사형선고를 받은 또 다른 한 분과 함께
기도하면서 지내고 왔습니다.

서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날들을 구하기 보다
남아있는 세월을 더 보람있게 쓰기위하여 간구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행복 속에 살면서도
그 행복을 모르고 다른 행복을 구하고 있지요
오늘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내일의 다른 행복을 알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 나와 동행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

2008.3.1.

이른 봄을 생각하다

씨앗을 뚫고 생명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있다
죽은 척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뒤척이고 있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낸 나무위의 새들이 알을 품기 시작했다

산이 움직인다
들이 움직인다
강과 바다가 움직인다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새롭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다

이제 곧 꽃이 필터이지
나비가 춤을 추고
다람쥐와 도마뱀들이 제 세상인 양 뛰놀 것이다


봄은 보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그 곳에서 새로움을 만끽하여야 한다

그리고
떠들석한 봄의 움직임 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2008.2.23.

거룩한 떡

고난은 그분의 인색함 때문이 아니다
아직 거룩한 떡을 차지할 준비가 없기 때문이다

땅에는 수 많은 아히멜렉이
주님의 용사들을 기다리고  있건만

몸과 마음과 말과 행동이
거룩하지 못하기 때문이어니

어찌 거룩한 눈이 있어
주님이 베푸신 에덴동산을 알아볼 수 있을까
...........................................................
*사무엘상 21장

2008.2.17.

하늘나라의 종소리

종소리를 들어 보련다
하늘나라에서 들려오는 그 아름다운 멜로디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모두 거두어
큰 보따리에 싸서 질머지고는
힘겹게 힘겹게 도착한 그곳에서 모두 풀어놓고
옛 이야기삼아 그분 앞에 아뢰이는 성도들의 모습이여

아 종소리가 들려온다
향기로운 봄의 향기처럼 조용히 다가와 내 영혼을 쓰다듬는다
먼 듯 아주 가까운 하늘나라의 소리
...................................................................................
*2월 10일 저녁부터 일영연수원에서 시작되는
  서울엠마오가는길 20기(남자)를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Spiritual Director - 이선균 목사님(아현중앙교회)
  Lay Director - 차형윤 권사님(이웃사랑교회)


2008.2.9.

거룩한 백성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분들을 알아봅니다
거룩한 눈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이야기를 합니다
거룩한 입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생각을 합니다
거룩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눈과 거룩한 입과 거룩한 마음이 있은 것은
그 몸과 마음 속에
하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거룩한 백성들을 통하여 그 뜻을 이루십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천국을 건설하시기 위하여


2008.2.7.

겨울나무와 대화

힘차게 솟아오른 針葉樹(침엽수)
寒波(한파) 속에서도 늠름하다
화려하지 못한 잎사귀와
아름답지 못한 열매 때문에
눈물흘리더니

나무 아래 險路(험로)에는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은근하다
사그락 사그락

누구일까

푸른 하늘을 보려다가 발견한
힘찬 생명의 모습에 홀려
산에 오르고 있는 크세노파네스

그는 나무에게 말을 건다
하나님이 머리 위에 계시던가?

나무는 대답한다
아니요
하나님은 당신 곁에 계십니다

산에는 나무가 있어서 아름답다
나무는 언제나 푸르름이 있어서 즐겁다

산에는
봄과 여름과
그리고
가을과 겨울이 있어서 행복하다
...............................................
*크세노파네스 :
고대 그리스의 방랑시인 철학자.
당시의 사상과 종교와 윤리를 비판.

*2008.1.27.~30 일영연수원에서
서울엠마오가는길 19기가 있었습니다.


2008.2.2.

거룩한 발자취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
잔잔한 호수와 풍랑이는 바닷가
이곳 저곳에 선명한 성자들의 흔적

꿈과 미래를 섞어 눈물을 만들고
삶과 죽음을 버무려 말씀을 엮어내는
나실인들의 거룩한 모습

그건 다
주님의 핏방울 이어라

사랑한다 나의 종들아
그 말씀 하나에 다시 평안을 얻고
양들의 머리에 사랑을 전하는 거룩함이여
..............................................................
*존경하는 감리교회의 목사님들을 생각하면서


2008.1.20.

萬年의 계획

萬年의 계획을 세우리라
세월을 모두 잃어버린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옮기우기 전에
萬年과 그 후의 삶을 꿈꾸어 가리라

끝이 안보이는 넓은 땅에서
허리를 굽혀 모종을 시작하리라

콩 심은 곳에서 콩이 나오고
팥 심은 곳에서 팥이 싻트는
아름답고 정직한 땅을 한번 만들어 보리라

흰 구름이 내 발과 몸을 감싸고
그윽한 향기 내 눈과 귀를 이끌 때에
나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며
기쁨의 찬양을 부르리라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큰 진리를 능력으로 삼아서


2008.1.13.

세월의 끝에 서서

소리마다 향기로운 입술이여
듣는 이 마다 평안을 얻네

잔잔한 호수위에 내려앉은 솔잎처럼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꿈의 부스러기들

넓고 넓은 바다와 같은 마음에
닻을 내리다

사랑하려고
사랑하려고

2007.12.31.

주님이 오십니다

울음을 그치고
잠깐 귀를 기울이세요
주님이 오십니다

동구 밖 행길가에
모두 모여
그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주님이 오십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노라면
언듯 그분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사랑하는 내 딸아
주님이 저만치서 지금 오고 계십니다

2006.11.25.

노인의 마음

노인의 마음에는 호수가 있다
바람이 불어도 물결이 일지 않는 잔잔함이 있다
온갖 시험과 파도를 넘고 넘어와
이제는 조용한 머무름이 되려하는

노인의 마음에는 낮은 구름이 있다
높은 하늘이 아닌 낮은 하늘의 구름들이 있다
온갖 광풍과 푹우 속을 뚫고 나와
이제는 작은 근심 속에서 평안함이 되려는

노인의 마음에는 새로 판 우물이 있다
평생동안 틈틈이 나만을 위하여 판 깊은 우물이 있다
평생을 살면서 궁금했던 일들
이제는 스스로 깊은 곳의 샘물이 되어보려는

노인의 호수 저편에는 바다가 있다
노인의 구름 그 위에는 높은 하늘이 있다
노인의 우물 그 근처에는 많은 기다림이 있다

그는 늙지 않았다
그는 변해가고 있을 뿐이다  


2006.10.25.

늙은 아내의 꿈

늙은 아내의 꿈은
아직 자라고 있다

가을에도 싻을 틔우고
겨울에도 무럭무럭 자라
산을 넘고 들을 건너
하늘에도 오른곤 한다

아내의 그 아름다운 꿈
곁에 있는 멍청한 놈 하나가
늘 깨빡치곤한다


2006.10.24.

2014년 5월 11일 일요일

빗소리

빗소리
후둑후둑 창문을 두드리네
슬픈 눈물 하늘에 오르다가
못 잊어 고향을 찾음이런가

후두둑 후두둑
길바닥을 두드리네
땅바닥을 두드리네

영혼들이여
그만 눈물을 거두어라
저 높은 곳에 올라
에덴동산을 찾아가렴

밝고 찬란한 빛이 비치는 곳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찾아보렴

함박꽃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주님의 품에 안기려무나

아, 사랑하는 사람들
대한민국의 아들과 딸들이여

2014년 5월 10일 토요일

새삼스리(8)

오늘의 아침은 어제의 아침이 아니다 
오늘의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 아니다 

같은 근심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같은 슬픔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오늘의 주인공이 오늘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오늘을 꾸미어 갈 것이어니 

어제의 슴픔이 오늘의 기쁨이어라 
어제의 고난이 오늘의 보람이어라 

어제 밤 새벽 맞도록 꾸던 그 꿈이 
바로 오늘의 큰 행복이려니 

2008.9.20.

늦은 봄 아침

뽁뽁이로 차단한 겨울창문을 뚫고
늦은 봄 아침이 찾아와

하루의 삶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궁금해한다

웃음이 있겠지
기도와 콧노래도 있겠고

분명
사랑도 있을 것이다

감사하면서
다시 꿈을 꿀 것이고

아,
만남과 나눔이 빠졌네

어머니

봄처녀의 눈매가 어머니 닮았다
머리에 꽂아논 아름다운 것들이
어머니의 마음 닮았다

훨훨 봄나비일까
보고픈 마음이 하늘을 나는구나
그곳에도 이곳에도
자취를 감추신 분

봄처녀의 두툼한 그 손목이 눈에 익다
손금도 손재주도

하루종일 바쁜 어머니의 갈라진 그 손가락
얼마나 아프셨을까
때 아닌 봉숭아 물드린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마음 속에 계신 어머니의 추억은
언제나 인자한 봄아가씨의 모습

봄에 대하여

봄이 왔으나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봄은 망서리고 있습니다.
돌아가버릴까.

그러나
봄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봄은 우리 곁에 머무르며
미소를 보냅니다.

여보세요.
봄이 왔어요.

봄은 우리에게도
봄이 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2013.4.12.

세월

꿈이었을까
지나온 세월들이

아니

꿈같이 살아온
주님의 품이었겠지

2013.4.2.

부활의 소망

무덤 속 같은 세상
언젠가는 죽어야하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세상

높은 자리에 올라가 보아도
귀한 자리에 올라가 보아도
남부러운 재물을 소유하여 보아도

언제가는 모두 버리고
홀로 죽음의 길을 가야하는 세상

아,
주님의 부활이 있어 소망이 있고
주님의 약속이 있어 영생이 있네

아,
주님의 죽음이 내게 영생이 되었고
주님의 희생이 내게 천국이 되었네

할렐루야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2013.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