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1일 토요일

晩秋 隨想

농익은 가을
가슴을 열고 들어와
두리번두리번 가을걷이를 찾는다

고통과 고난과 눈물이 없는 곳에
열매가 있을 리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심술궂게
이곳저곳을 쑤셔보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숲속의 바람소리처럼
한숨소리만 가득한 그 가슴 속에서


슬픈 자가 없으면 슬픔이 없는 것을
우는 자가 없으면 눈물이 없는 것을
고통 받는 자가 없으면 고통이 없는 것을
고난당하는 자가 없으면 고난이 없는 것을

동이 틀 때
서산에 지는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서산에 해가 질 때
동녘의 아침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가을 낙엽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길가는 나에게 묻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나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손짓발짓하면서 이야기를 전해준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 하나
내 발자국 되어 나를 따라온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세월

세월은 흘러 어디로 갈까
영원으로 갈까

아니
추억 속으로 사라질 터이지

흐르는 세월 잠시 붙들어
물어보고 싶은 것 많은데

보이는 것은 언제나
세월의 그림자 뿐


세월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주님의 또 다른 십자가여

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주님의 손

축 늘어진 어깨를 만지는 따듯한 손
언제나 손잡아 일으켜는 아름다운 손

저 아래로 떨어져간 나의 마음을
다시 주워 나에게 돌려주곤 하는 손

아무도 모르게 흘린 눈물방울을
곱게 담아 나에게 돌려주곤 하는 손

검은 생각이 머리에 차오를 때면
힘차게 내 머리를 쳐서 깨우쳐 주는 손

거룩하고 고마운
우리 주님의 은혜로운 손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십자가 앞에 나아가

십자가 앞에 나아가
겸손히 무릎꿇고 바라보았다

내 영혼이 십자가 안으로 들어설때
나는 문 밖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눈물로 쩔은 눈에
십자가가 닥아오고 있었다

내 온 몸을 덮은 십자가는
나 자신이 되어
내 안에서 나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십자가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십자가가 있고

주님은 함께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함께 찬양을 하시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나와 나의 영혼을 위하여

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간증

모른 척
늘 내 안에 계신 분

모른 척
늘 나와 동행 하시는 분

모른 척
늘 함께 울어주시는 분


모른 척 할 수 없는
너무나 뜨거운 그분의 마음

그리고 ..........

가을 뻐꾸기

망녕난 가을 뻐꾸기
숲도 아닌 곳에서 뻐꾹거린다

가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어쩌잔 말인가

뻐꾹 뻐꾹 마음을 두드리는가
내 귀에는 여전 딸꾹질 소리같네

무엇에 놀래서
저리도 뻐꾹거리는 것일까

가을 낙엽

낙엽이 길가에 내려앉은 후에야
비로소 가을을 깨닫는다

가을 한 잎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니

더 아름다워진 비둘기와
더 높이 올라간 파아란 하늘

다른 한 잎 주워
윗주머니에 갈무리하려니
가을아가씨 내 귀에 속삭인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어요
가을이 익어가고 있어요

2009년 10월 9일 금요일

봄은 내 기억 속에 있다

봄은 내 기억 속에 있다
여름은 내 아쉬움 속에 있다

가을걷이를 참견하는 추석 보름달같은
그런 둥근 겨울을 기다려 보고 싶어라

가을은 내 발걸음에 있다
겨울은 아직 내 마음 속에 있다

어두운 밤 기억을 더듬어
봄의 향기를 뿌려본다

여름의 아쉬움
그 뜨거웠던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2009년 10월 7일 수요일

수고와 고난

비젼을 향한 어려움은 수고의 한 자락이지만
비젼이 없는 어려움은 고난의 한 토막일 뿐이다

의로운 인생길 욥의 고난은
수고인가 고난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아도
답이 없는 것은
수고인가 고난인가

하나님을 만나려는 어려움은
수고인가 고난인가

용서와 사랑, 희생과 봉사
주님이 가르쳐주신 하늘가는 계단이여

아! 나는 지금
야곱의 벧엘에 도착한 것일까

2009.10.07.

가을걷이

아침 해가 동창을 두드리며
가을걷이를 재촉한다

무엇을 거둘 것인가

믿음의 열매를 찾았다
전부 시들고 병들었다
아직도 덜 익어 나무에 달려있다

소망의 열매를 찾았다
예수님이 심어주신 포도나무 한 그루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열매를 찾았다
오미자의 열매처럼 자그마한 붉은 부스러기들
주어 담을 것이 없다

무엇을 거둘 것인가
가을 해는 내 온몸과 마음을 두드리며
가을걷이를 재촉하고 있다

2009.10.05.

추석을 기다리는 마음

들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
들 한가운데로 나아가 귀를 기울여 본다

달빛이 밭고랑을 두드리는 소리
고랑을 지나 이랑에 오르는 소리


달을 보는 이들의 가슴마다에 새겨진
둥그스럼한 마음들

달의 마음
달을 보는 이들의 마음

2009.10.02.

나의 사다리

사다리 몇 계단 째인가

그날 그 밤
울며울며 후회하며 회개하던 밤
오르기 시작한 하늘가는 거룩한 그 계단

강같이 흐르던 회한의 눈물
파인 작은 웅덩이가
바로 나의 벧엘이어라

아직도 눈물 흘리며 오르고 있는 이 길
지금 몇 번째 계단일까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를 이끌어주는 이 힘

아 일평생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의 그 사랑이여

2009.09.28.

친구의 얼굴

가을에 만난 친구 얼굴에
꽃을 심고 싶다

하얗게 센 머리털
뭉텅 뽑혀져나간 수풀
늘어진 볼따구니

모두 다 쟁기로 갈아엎고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봉숭아를 심고 싶다

둥그렇고 통통하고 귀여운
12살 소년의 얼굴이여

고희를 넘겨버린
그러나 넉넉한 친구들의 모습아

2009.09.26.

숲속에서

깊은 숲속 오솔길에는
정다운 햇살이 비취이고 있었다
나무등걸에 걸터앉아
소원을 올리고 있는 아름다운 마음들에게

깊은 숲속 나뭇잎에는
맑은 생명수가 강같이 흐르고 있었다
하늘 향해 울부짖는
애타는 마음들이 뿌려놓은 아름다운 눈물방울처럼

깊은 숲속 나무와 이야기해보면
하늘 바람이 불때만 우수수 속삭인다
그렇군요 그렇군요
어떻게하면 좋아요

숲속은 그 깊이만큼 조용하다
숲속은 그 나이만큼 묵직하다
숲속은 숲을 찾는 이의 마음만큼 아름답다

2009.09.23.

교회 가는 길

높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에
내 소원 몇개 꼬리표 달아 매달고는
찬송하고 기도하며 예배를 드리었다

그래서일까
뜨거운 눈물로 주님의 얼굴을 더럽히고 말았다

언제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손잡아 이끄시는 주님의 그 따듯한 손

아 나는 평생토록 길을 걷고 있었다
주님이 계신 교회 가는 길을

2009.09.20.

교회 가는 길

높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에
내 소원 몇개 꼬리표 달아 매달고는
찬송하고 기도하며 예배를 드리었다

그래서일까
뜨거운 눈물로 주님의 얼굴을 더럽히고 말았다

언제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손잡아 이끄시는 주님의 그 따듯한 손

아 나는 평생토록 길을 걷고 있었다
주님이 계신 교회 가는 길을

2009.09.20.

기다림 그리고 고마움

동녘에 아침해가 떠오르는 것은
해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이다
저녁에 해가 내려오는 것은
해의 고마움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동녘에 해가 다시 떠오른 것은
그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
오늘도 밝은 해는 비취리라
그의 고마움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남아있기까지는

2009.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