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릴 때
그 눈물 속에 계시고
울부짖을 때
그 소리 속에 계시는
나의 주님
하나님 아버지
눈을 들어
푸른 하늘에서 찾아볼까
눈을 감고
명상 중에 기다릴까
안 계신 듯
늘 동행하시는 주님
늙은이에게도
꿈과 미래가 있다
내일도 아침을 맞이하고
저녁에 다시 단잠을 자는 것이다
늘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고
거리를 산책할 힘이 있는 것이다
어느날
깨어난 꿈이 다시 꿈이 되었을 때
그곳에서
모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나를 찾아온 아침의 태양
두 팔 벌려 그 빛을 맞이하리라
밤새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부지런히 다시 찾아온 고마움
주먹을 불끈 쥐고 오늘을 함께 달려
고귀한 나의 생명을 만끽하리라
아, 광활한 저 우주여
나 비록
그대 안에 보이지 않는 티끌이지만
아름다운 도시의 소나무
솔방울이 주렁주렁 자못 탐스럽다
가으내 소나무의 고민은
솔방울을 받아줄 대지가 없는 것
인간들이 독점한 도시는
콩크맅와 아스팔트로 뒤덮였다
탐스럽고 귀한 솔방울들도
주님께 기도하고 있을까
그래도
우리는 행복하다
여름 내내 불볕더위에
몸과 마음이 메말랐어도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세월을 새롭게 한다
상상하는 머리에
윤기가 돌기 시작하고
꿈속에서는
뜸북새의 노래가 들려오는
다시 행복해지는
가을이 여기 있다
길 끝에는
푸른 하늘이 있었다
한 평생
걸어가고 또 걸어온 길
머리, 허리, 팔, 다리
모두 늙어버렸지만
푸른 하늘에 심어둔 어린 꿈은
여나무 살 모습 그대로였다
( 6.25 피난시절 초등학교 친구들 )
높고 푸른 저 가을 하늘에
풍덩 나를 던져넣고 싶다
흰구름 뭉게구름 곁에
조각구름이 되고 싶다
훨훨 높푸른 뜰에서 떠 노니다가
메마른 땅에 단비로 내리기도 하고
주님의 세계를 씻어주는
소낙비가 되기도 하고
아, 작열하는 저 태양의 뜨거움이
내 삶의 열정이 될 수가 있다면
아침이 되면
손 내밀어 새힘을 주신다
온 종일
빛으로 동행하시다가
서산에 노을을 바라보며
어깨를 두드려주신다
밤이 되면 달빛으로
동행하여 주시고
꿈 속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아름다운 삶을 궁리해 주신다
밤하늘을 밝히는 저 큰 빛은
우리의 갈 길을 인도하시는
주님의 은혜이려니
둥글고 커다란 그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섭리하시는
주님의 계시이려니
추석달을 바라보는 가을노인이
늘 부끄러워하는
밤하늘에 가득한 큰 광명이여
지금
나를 바라보며
나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있다
그리고
주님의 눈길을 느껴본다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온 세상에 불을 밝히고
나를 기다리는 저 태양
가는 곳 마다
따라다니며
내게
함박꽃 웃음을 주네
누가
시켜서 일까
바쁘게 사는 사람에게
행복한 휴식이 있다
고난을 극복한 자에게
승리의 쾌감이 있다
힘들고 바쁜 것은
불행한 것이 아니다
그 길 끝에는
늘 낙원이 있기 때문이다
꿈도
나의 삶이다
꿈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사람들
밤이 되면 기다려지는
또 하나의 세상
아,
눈을 감으면 닥아오시는
주님의 모습
예수쟁이 친구끼리 만나
밥먹고 커피마시며
세시간을 씩뚝꺽뚝
행복을 나누었다
얼핏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들
그러나 두 사람은
환희를 느꼈다
각자 가고 있는 길이
같은 길임을 확인하고서
못잊어
다시 찾아온 더위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이방 저방에서
쫓기듯 물러나와
새벽바람을 타고
가을 속으로 숨는다
흰 눈이 강산을 덮을 때
더러 생각하는 이 있으련만
가을사람에게는
열매가 있다
봄 여름 땀 흘려 키운
열매가 있다
그 열매가 익을 때까지
가을사람은 힘을 다하리라
시원한 바람이
찬 바람으로 바뀌려 할 때
가을사람은 추수를 하겠지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려고
아직은 새벽
꿈을 더 꾸자
꿈의 주인에게서
계시가 필요하다
살아가노라면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돌아설 수 없는 선택이
나의 영원을 가름한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길은 나의 선택이어야 한다
인도하심으로
잘 선택되어야 한다
주님의 품 안에서
주님을 그리워한다
살아 숨쉬고 있으면서도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한다
나의 삶이
주님의 아가페 때문인 것을
대신 죽으셨는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할까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주님의 저 십자가
여름 구름들이 둥둥 맴돌며
차마 떠나가지를 못하는군요
세월은 흐르다
다시 닥아오겠지만
사명을 다한 구름은
하늘 어딘가에 흩어지겠지요
구름은 한번 더
나를 보고싶은 것일까요
눈물을 흘릴 듯
잔뜩 찌푸리고 있네요
십자가로 만든
빗을 하나 구해서
헝클어진 마음을
빗겨주려 한다
상처받은 심령
헛된 욕심
십자가의 보혈로
씻어주려고 한다
하늘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