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3일 토요일

밝은 빛 한 소쿠리

밝은 날 밝은 빛 한 소쿠리
봄 향기와 버무려 갈무리하고

꽃잎 밑에 쌓인 꽃 부스러기
마음 깊은 곳에 담았다가

한여름 그늘진 나무 밑
땀 투벅이 노인에게

조금씩 조금씩
뿌려줘볼까

왜 나를 버렸나요

이 아파 이를 뽑았더니
잇몸이 한동안 욱신거린다

왜 나늘 버렸나요
이빨의 투정이겠지

틀니로 바꾸는 것도
자못 서운한 눈치이고

썩은 것은 아낌없이 버려야
삶이 계속되는 것인데

아 불쌍한
버려진 나의 부스러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