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1일 토요일

晩秋 隨想

농익은 가을
가슴을 열고 들어와
두리번두리번 가을걷이를 찾는다

고통과 고난과 눈물이 없는 곳에
열매가 있을 리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심술궂게
이곳저곳을 쑤셔보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숲속의 바람소리처럼
한숨소리만 가득한 그 가슴 속에서


슬픈 자가 없으면 슬픔이 없는 것을
우는 자가 없으면 눈물이 없는 것을
고통 받는 자가 없으면 고통이 없는 것을
고난당하는 자가 없으면 고난이 없는 것을

동이 틀 때
서산에 지는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서산에 해가 질 때
동녘의 아침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가을 낙엽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길가는 나에게 묻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나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손짓발짓하면서 이야기를 전해준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 하나
내 발자국 되어 나를 따라온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세월

세월은 흘러 어디로 갈까
영원으로 갈까

아니
추억 속으로 사라질 터이지

흐르는 세월 잠시 붙들어
물어보고 싶은 것 많은데

보이는 것은 언제나
세월의 그림자 뿐


세월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주님의 또 다른 십자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