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주님의 마음이어라
그 뜻을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아
부끄러워라
아직도 주님의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네
우리 주님은 영원하신 분이지만
나의 시간은 유한한 것인데
1247
秋夕
가을 저녁이다
무더위를
깡그리 쫓아버리고
제법 싸늘한 바람이
겨울 인기척을 귀띔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천지에 단풍이 가득하겠지
단풍이 낙엽 되면
만물이 그 열매들을 자랑할 것이고
아직은 초가을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있다
아, 나도
이 세상 만물의 하나일진대
겨울 같은 늦가을
삶의 여정 끄트머리에
열매를 준비해야 할 것 아닌가
내 생명의 주인이
기다리고 계실 터인데
1246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
꿈같이 흐르고 있는 세월 속에서
아름다운 꿈을 기다린다
멈칫
뒤돌아 보면
살아온 모든 땀과 수고가
아름다운 꿈속 이었거늘
저 푸른 가을하늘을
퇴근 길 며늘아기에게 깔아주고 싶다
휴일이 없이 고달픈
개척교회 사모의 삶이겠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찬란한 태양이 비치는 길이기에
언젠가
그날이 오면
함박꽃 웃음들이
모두 부러워할 길을 가고 있기에
친구의 이야기 속에는
나의 모습도 있다
친구의 고민 속에는
나의 걱정거리도 있다
친구의 기쁨 속에는
나의 노래도 있다
친구의 꿈 속에는
나의 소원도 있다
그리고
나의 간절한 기도 속에는
그 친구의 행복이 있다
1243
아, 높푸른
저 가을 하늘이여
멋있게 달리고 있는
저 구름 위에
더위에 지친
마음들을 태우고서
신바람나게
한번 삼천리를 날아볼까
가을 뭉게구름이
저렇게 멋있고 아름다울 수가
꿈이 자라서
뭉게구름이 되었다
높은 하늘에 떠다니던 꿈은
마음껏 세상을 구경하였다
꿈의 주인이 꿈을 찾았을 때
꿈은 노인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아, 꿈의 주인은
과연 노인이었을까
사람의 꿈은
늘 마음 속에 있는 것인데
무더위가 떠나다 말고
뒤돌아보며 아쉬워한다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아서일까
백여 년 만에 나타난
깊은 뜻이 있으련만
아쉬워 되돌아오고
떠난 듯 다시 나타나고
먼 훗날
모두 기억하게 될 것이다
금년 무더위의
그 깊고 깊은 마음을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