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악이 승리할 수 없다
최후의 심판 그날까지
기다림이 있을 뿐이다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선택의 시간이 다 지나면
후회하며 슬피 울 날이
곧 닥아올 것이다
1091
잠을 기다리는 것일까
새벽을 기다리는 것일까
잠을 청하지도 않고
어찌 잠들 수 있으랴
잠 못 이루는 이가
나 하나뿐이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답을
얻을 수 없으니...
아, 있다
맡기는 것이다
섭리하시는 주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1090
아, 오늘
아침이 되었다
오늘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오늘을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지나간 세월 속에
많은 아침들이 있었지만
오늘 아침이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
그 이유는
내게 오늘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1089
인생의 황금기는
현재이다
과거가 있어
회상할 수 있고
미래가 있어
도약할 수가 있다
영원을 향한 꿈
그 한복판인 지금 이 순간이
1088
별이 없는 밤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에 촛불을 밝히면
작은 소원들이
하나 둘 그 빛을 얻어
하늘에 오른다
하늘의 주인은
어디 계실까
다 알어 다 알어
네 마음 다 알어
그 순간
어두운 밤하늘엔
사랑의 미소가 찬란하다
구름은
태양을 가릴 수 없다.
온 하늘을
뒤덮은 것 같아도
아랑곳없어라
태양은
여전히
내 앞길을
환히 비추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진흙탕에 빠지려나
심약한 늙은이의
호들갑이려니
반만년 쌓아온 민족의 공력과
일천만 기독교인들의 눈물 어린 기도가
에덴의 동쪽 삼천리강산을
꽃피게 하려니와
아, 가을 하늘에 가득한
하나님의 푸른 꿈이 있어
올해에도
저 들에는 오곡 백과가 무르익으려니
꿈이나 현실이나
거기서 거기
오랜 세월 뒤에는
다 잊혀지는 것
고난도 슬픔도
기쁨도 영화도
먼 훗날
다 잊혀지는 것
지금
저 푸른 하늘을 즐기자
달려가는 저 뭉게구름
박수로 격려하자
아름다운 주님의 세계
아, 아름다워라
가을도
아내가 있는 것일까
새파란 하늘을 펼치고
너무나 당당하다
태풍을 끌어들여
위협을 하는 여름을
뭉게구름으로 흩어
저 멀리 쫓아낸다
아, 가을의 저 의연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믿는 자에게
최악의 상태는 없다
늘 하나님과
대화의 통로가 열려있기 때문이다
믿는 자들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주의 섭리자이신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주님은 그렇게
가르쳐주셨다
하나님은
가상의 존재가 아니다
나를 섭리하시고
나의 주인이신
나의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뒤숭숭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가을이 찾아왔다
시원한 바람과
높푸른 하늘을 준비하였다
생각에 잠긴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가을
가을은 외롭다
다시 돌아가 버릴까
가을은 괴롭다
돌아갈 수가 없기에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단풍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기로 하였다
가을의 고향은 하늘이기에
사랑의 사자이기에
보이지 않아도
그곳에 계신 것 다 알아요
들리지 않아도
내 안에 계신 것 다 알아요
보이지 않고 들을 수 없어도
나와 동행하심을 다 알아요
아 오늘도 행복한
임마누엘의 은총이여
꿈을 멈출까
세월을 멈추어야겠지
멈출 수 있을까
꿈같은 이야기
흐르는 세월
구경만 하는 방랑자
삿갓 쓰고
꿈의 주인을 찾아다니는
언젠가
꼭 만날 수 있으려니
뚝 떨어진
공원 벤취에 앉아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는데
뭘 그렇게 찾고있니?
마음 속에서 들리는 음성
아, 주님은 늘
내 안에서 말씀하신다
빛이 없는
어두운 가을 밤
심술궂은 구름들이
빛을 가로막고 있는 밤
사람들은
눈을 감고 마음을 열어
구름 저 편에 있는
아름다운 별빛을 바라본다
저 구름을 뚫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달과 별 그리고 사랑을
품에 안아본다
몸 길이 삼천리
구만리를 날아가는
大鵬의 흔적일까
새파란 가을 하늘에
길게 느린 깃털 구름들
지저분한 이야기
씁쓰레한 소문들
모두 벗어나
저 하늘을 날고 싶다
그 하늘의 주인과
이야기하고 싶다
저 하늘보다 더 높은
격 높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구만리 長天
그 하늘을 날며
높푸른 하늘 가에는
가을 구름이 한가롭다
한 조각 뚝 떼어
옷섶에 숨겨놓고
가을 내음새를
흩날려볼까
아 저 구름은
기러기를 닮았네
함께 날고 싶어라
빈자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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