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8일 목요일

황금색 고양이

황금색 고양이 한 마리
호랑이의 모습을 뽐내며
자칫 임금인 양 으스대며 울 안팎을 들락거린다

무늬는 비슷하나
여전히 앙칼스런 고양이

이웃집 고양이들을 거느리고
순시하듯 동네 한 바퀴 쏘다니곤 하는데

눈을 똥그랗게 뜨고
싸울 듯 쳐다보는 폼이
도시의 변두리 골목 깡패가
텃세를 받으려는 모습과도 같아서

(가끔씩 돌을 던져 쫓아버리곤 합니다)
(계속 쏟아지는 비에
밭농사를 망치게 된것이 화가나기도 하구요)

2011년 8월 17일 수요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꿈을 먹은 아이가
꿈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길 끝에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들과 함께 꿈을 키우려고 합니다
아이는
그들과 함께 다른 꿈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아이가 가려는 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꿈을 먹은 아이가
웃음을 머금고 기다립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날

2011년 8월 11일 목요일

예배당 그 자리에

예배당 그 자리에
마음을 두고 왔습니다
사랑이 그리울 때면
그 자리에서 들리던 주님의 음성을 생각해봅니다.

예배당 그 자리에
소리를 두고 왔습니다
주님이 그리울 때면
성경책 넘기던 샤브락 소리를 기억해봅니다.

예배당 그 자리에
후회를 두고 왔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허비해가면서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스스로를 꾸짖어봅니다.

늙은 친구들에게

친구들의 마음에
무지개를 심어주고 싶다
흰 머리 주름진 얼굴에
무지개를 씨워주고 싶다

구부러지려는 허리를 받쳐주는
무지개 지팡이를 선물하고 싶다

아직 창창하기만한 노인들의 미래에
무지개빛 꿈을 펼쳐보이고 싶다

2011년 8월 2일 화요일

한밤의 걱정거리

깊은 밤에도
모두 하늘을 바라봅니다
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모두 걱정을 합니다

내리고 또 내려도
보이지 않는 무지개

이 밤이 다하고
새벽이 오면
동편 하늘을 바라보렵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그 곳에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고 있는
어느 의인의 기도가 남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