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점 없는
새파란 가을 하늘
탐욕으로 가득한
나의 시선때문에
혹
때가 묻을까봐
마음을 가벼히 하고
조용히 바라본다
아
새파란
저 가을 하늘
하나님이 주신
에덴동산의 그 하늘인데
길가에는 장미만 있으랴
소나무와 벗나무도 있겠지
흐르는 세월 붙잡고
이야기를 나눈다
피곤하지도 않으세요
그렇게 쉬지도 않고 일하면
모르는 소리
피곤할 몸이 없는 걸
흐르는 세월 속에서
멈춘듯 잠을 자는 육체
아침에 깨어나면
언제나 밝고 아름다운 아침
그게 바로
에덴동산의 행복인 게야
볼 수는 없어도
생각할 수는 있다
만나지 않고도
이야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외로움은 싫다
왁자지껄
그리고 수다스러움 속에
삶이 있고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평안함이 행복해 보여도
그건 지루함이다
시끌벅적 땀 흘림 속에
보람과 시원함이 있다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
그 밝은 빛 속에
아름다운 미래가
숨겨져 있다
역병이 심술을 부려도
마음을 붙들 수는 없다
마음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세월이 멈추었을까
생각이 멈추었겠지
강물도 바닷물도
멈춘 적이 없지만
가끔
붙들어보네
그냥 흘려보내면
다시 새것이 오련만
아쉬움에 붙들어보려고
헛손질하고 있네
그냥 흘려보내면
새 아름다움이 오련만
늙은 마음 속에는
못난이가 하나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부끄러움을 타기도 한다
가끔 화를 냈다가도
곧 후회를 하며
어려움을 만날 때
전처럼 힘이 솟아나지 않는다
믿음으로
영원한 삶을 기도하고 있지만
바보스럽게
용기를 잃어버리곤 한다
노인의 마음에는
기다림이 있다
하나님을 향한
약속된 기다림이다
노인의 마음에는
비밀이 있다
하나님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이다
그 약속의 비밀과 믿음이
노인을 웃음짓게 한다
노인의 마음에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 주머니에는
약속이 들어있다
해가 떠오르는 동쪽에
창문이 없어도
골목 안 구석진 방까지
빛을 보내준다
햇빛과 같은
우리 주님의 사랑
인류의 멸망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천국을 준비해놓고
모두를 기다리고 계신
모든 이들의
아버지이시기에
깊은 가을이 되었어요
가을 옷색갈이 진해졌군요
앞집 뜨락에
모과열매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너무
무거웠을까요
내 인생의 가을도
깊어지고 있는데
가을 열매들이
부러워집니다
내게도
무언가 익어가고 있겠지요
가을 단풍 속에서
슬며시 기다려봅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세월은 흐른다
존재하는 모든 것
나의 이웃들이다
모두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계신 천국이겠지
노인의 마음에는
가을에도 꽃이 핀다
아들딸 손자
사위와 며느리
마음 밭에 심어놓고
일 년 삼백육십오일
정성을 들여 가꾼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꽃이 피고
노인의 꿈속에는
늘 향기가 가득하다
노인의 꿈은
화려하다
몸은 시들었어도
꿈속에는 늘 향기가 있다
1510
이건 꿈이 아니다
시월의 아침이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며
아침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멋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세요
지나가는 세월 속에
당신의 흔적을 남기어보세요
아름다운 세상은
바로
당신이 남긴 삶의 흔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