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하다가
문득 깨달은 것은
십자가 앞에서
염치없는 기도를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다
아,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나의 죗값을
대신 짊어지신 주님
아,
얼마나 수치스러우셨을까
그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시나요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으시던 모습
피눈물을 흘리시는
그 고난의 십자가 앞에서
나는 염치없이
나의 복을 구하고 있었다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을까
십자가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양심을 회복하려고 한다
하여
십자가의 고난과
그 의미를
더 깊이
묵상하려고 한다
아직 멀었어
바른 신앙인이 되려면
아직
멀었어
은혜가 아니면
정말 아닌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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