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나를 떠나신 적이 없다
세상열락을 취하여
주님을 멀리 떠났다가
탕자가 되어 돌아온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주님을 떠나지 않고
늘 곁에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이고 행복이다
천지에
가득한 십자가
평생을
그 사랑에 대하여 배웠지만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행하는 것에 인색하다
하루 종일
수 많은 십자가 사이를 다니면서도
가난하여
돈을 줄 수는 없으나
가난하여도
사랑은 줄 수가 있다
믿음 안에서
샘 솟듯하는 것이기에
심히
괴로운 일을 당하여
주님의 임재 앞에
나아갔더니
가시면류관을 쓰신 주님이
피눈물을 흘리며 하시는 말씀
견디기 힘드냐
내 십자가와 바꾸어 볼까
밤 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이 밝아도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무슨 뜻이 있겠지
꿈을 키워
열매를 맺으렸더니
욕심껏
꿈을 살찌우기만 했다
인생은
이미 황혼인데
괴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주님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바라보는 것 보다
더 괴로우냐
2014.8.31.
아직 선풍기 바람이 고마운
여름 끝물
밤을 틈 타
가을 기운이 들락거린다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지금 살아있는 것은
감사거리가 아니냐
말씀하시는 주님
아직 땀흘리는 더위와
짓꾸진 모기
다
쫓겨 가리라
아, 반가운
아침 저녁의 서늘한 바람아
2014.8.29.
세월을 기다리는 젊은이
세월을 놓치는 늙은이
세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멋대로 흘러간다
젊은이와 늙은이를
본체만체 하면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젊은이와 늙은이는 같은 사람이었다
고등학교시절만나 늙어 죽을 때까지)
이슬비 오락가락하는
국사봉 중턱 정자에는
인생을 쉬어가려는 노인들의
회고담이 한창이다
짙은 녹음을 감상하는 이
마당에 난 잡초를 뽑고 있는 이
살아온 과거를 무용담삼아
인생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