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9일 금요일

대지의 마음

낙엽이 지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조용히 내려와 썩으며
대지가 되는 동안

눈보라에 뒹굴던 가랑잎을
기억하는 이 없다

사라진 나뭇잎들은
광활한 대지의 마음이 되었다가

새벽 동이 터올 때
빛을 찬양하는 노래가 되오리

2016년 1월 25일 월요일

황혼의 태양

황혼의 태양이
더 붉게 타오른다

비록
밤이 찾아 와도

어두움 저편에는
밝은 태양이 달려오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는 듯이

안식

더위처럼
추위도 잊은 채

따듯한 보금자리에서
두 손을 모은다

오늘도 주님의 품안에
잠들 수 있음은

나를 위해 돌아가신
십자가가 있기에

2016년 1월 23일 토요일

세월

세월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꼬리를 물고 늘어서서

우주의 대 심연을 향하여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겨울 노인

겨울 노인은
거울을 보지 않는다

추억 속에서
봄향기를 더듬거릴 뿐

2016년 1월 13일 수요일

꿈이 옷을 입고
아침이 되었다

빛이 되어
길을 보여주기도 하고

마음이 되어
용기를 주기도한다

꿈도
꿈이 있다

꿈의 주인이
늘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2016년 1월 12일 화요일

존재 생명 은혜

내가
아직 여기 있다

존재가 아니겠는가

내가
아직 숨쉬고 있다

생명이 아니겠는가

내가
아직 생각할 수 있다

은혜가 아니겠는가

2016년 1월 11일 월요일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이다
현재를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다

생명이 주님의 것이기에
인도하심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삶의 고난이
십자가에 비하랴

십자가 그늘에서
마음을 추스리고

겟세마네 동산 위
하늘 가는 길을 바라보면서

힘차게 힘차게
살아가는 것이다

2016년 1월 8일 금요일

말세의 징조

말세의 징조일까
세상이 뒤숭숭하다

믿음도 없고
의도 없는 곳에

거름을 주고 땅을 고르며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비한 샤론의 꽃이
아직 피어나기 전인데

- 북한 핵폭탄 실험 다음 날 -

2016년 1월 7일 목요일

시작과 끝

시작하는 모든 것은
끝이 있다

목적이 있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뜨는 태양도
아침을 맞이하는 세상도

그 존재에
끝이 있다

오직 사람에게만
그 영생의 길이 열려있을 뿐

2016년 1월 6일 수요일

기다림

기다림
그것도 삶이다

오랜 세월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기다림은
분명 내 삶의 내용이다

2016년 1월 5일 화요일

멋있는 친구들

되돌아보니
멋있는 친구들이었다

오르던 산에 또 올라
새로운 생명을 찾는 친구

늘 흐르는 개울가에서
새로운 돌을 찾는 친구

늘 읽던 책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려는 친구

참 멋있는
친구들이었다

2016년 1월 2일 토요일

십자가의 길

십자가를 준비해 놓으신
주님 앞에 나아가

매일 아침 저녁
복을 달라고 간구하였다

희생을 가르쳐주신
주님 앞에 나아가

머리가 되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였다

인생의 황혼기에
십자가를 바라보니

저 멀리서
등대처럼 깜빡이고 있었다

천국 가는 길가에

천국 가는 길가에
주저앉아

오던 길을
되돌아 본다

주님의 십자가와
제자들의 십자가가 즐비한 길

그러나
천국을 바라리라

꿈속에서도 나아가리라
주님 계신 그곳을 향하여

2016년 1월 1일 금요일

병신 원단

포동포동 살찐
오랜 꿈 한 덩어리

새벽 마음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본다

틀니 사이에 붙지 않게
조심스레 모아서

붉은 원숭이 꼬리에
살짝 매달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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