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1일 일요일

삶의 터밭에서

터밭의 도마도 나무가
주렁주렁 사랑의 열매를 익히고 있다

터밭의 가지 나무가
탐스런 가지를 기르고 있다

창문 앞 뜨락의 신도 복숭아
힘에 겹도록 열매를 품어 고개 숙이고

아 그런데

내게는 없다
그들에게 나누어줄 사랑이 없다
열매를 거두어 들일 손만 있을 뿐

하늘을 보고

하늘에
구름이 가득한 것이 아닙니다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에
며칠 동안 생명의 물을 내려주고는
더운 열기를 식혀주고 있습니다

하늘에 누가 있어
이런 고마움을 베풀어 주실까
인간과
온갖 삼라만상이 다 기뻐하는 이 일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 몸과 마음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계심을

잡초의 결심

채소처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아도
뽑혀 내쫓길 때까지는 즐겁게 살아가리라

채소처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도
가뭄에도 갈한 목 참으며 견뎌내리라

아무리 힘들여 꽃을 피워도
이내 쫓겨나고 마는 서러운 삶

비록 아름답지는 못하여도
사는 날 동안은 행복을 만끽하리라

행복한 사람(5)

고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슬픔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픔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세상은 지나가는 것입니다.
영원한 나라를 향한 순례자의 길일 뿐입니다.

비록 눈물을 흘릴지라도 잠시 동안 견디노라면
어느새 나는 영원에 속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