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하얀 세월이 흘러간다
염소같기도 하고
돼지같기도 한
얄밉기도 하고
미련해보이기도 하는
더러는 꿈을 싣고
땀을 흘리며 달리고 있다
몸은 쉬려하고
마음은 생각을 키우는
점점
추워지는 겨울
도시의 온열기들은
육신을 덥혀주려고 하지만
겨울 마음들은 이미
상상의 우주 속으로
사라져버린 지
한 참 된 것을
삶은
만남이다
그 만남 속에
행복과 불행이 있다
그런데 그 만남은
내가 택한 길 위에 있다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그래서 늘 기도하고 있다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그래서 늘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노력한다
좋은 만남이 되어주기 위하여
가을 밤의 빗방울 소리
똑 똑 또옥똑
내 생각 밖에서
나를 엿듣고 싶은 듯
들창 밖에 기대고 서서
똑또거리고 있다
고양이 발자국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
겨울의 문턱에서
가을을 붙들고 싶은 아내
이미
산에는 눈이 나리는데
흰머리를 물들이고
마음에 봄을 그리고 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는
파아란 물감을 바르고
집안 화초에는
물을 주면서
그러나 사랑은
변함이 없다
날이 흐리고
비가 내려도
별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반짝이고
꿈은
내 믿음 속에서 자란다
그 사랑은
영원한 것이기에
새파란 가을하늘에
희끗희끗 상처를 주더니만
며칠 째
눈물을 흘리고 있다
드디어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어쩌나
겨울준비가 덜 되었는데
희망과 보람을
삶의 열정으로 끓여서
아름다운
새 봄을 일구어야지
낙엽이 썩고 눈이 녹아내려
새 강산이 되었을 때
깊은 곳 숨겨진 거기에서
새 하늘을 바라보아야지
그때까지 기도해야지
그때까지 기다려야지
꿈이 먼저 일어나
나를 깨워
손잡고 가잔다
오늘 하루
꿈같이 살아볼까
흐린듯
꿈을 품은 가을하늘
비를 뿌리며
하늘소식을 전한다
메마른
하늘바라기들의 마음에
멈츳멈츳 내리고 있는
소박한 가을비
새벽잠 깨울까봐
조심스레 툭툭거린다
삼라만상이
모두 기다리고 있는데
내친김에
힘차게 퍼붓지 않고선
가을비 뚝뚝
처마를 두드린다
뭐가 아쉬어
들창 밖을 서성일까
방에 들여논
화초를 따라왔을까
가을비와 화초의
사랑이야기
떨어지는 낙엽에게
세상은 박수를 보낸다
봄내 여름내
세상을 물들였던 초록이
삶의 용기였음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낙엽은 짓밟혀 부서지면서도
버스락바스락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하늘의 눈동자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
꽃도 없이 생긴 열매가
지혜를 갖고 있을까
꽃잎의 품에서
꽃술과 꽃가루의 사랑도 없이
불쑥 나타난
거짓 열매가
설마
선악을 분별할 지혜를 갖었을까
믿음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분도
나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분도
나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