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새파란 아침 하늘에
나의 생각을 물들이면
나의 마음도
젊어 지려나
그 파아란 대지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갈까
삶의 내용도
파아란 물을 드리고 싶어서
1787
비가 내려도
밝고 환한 아침
늘처럼 나를 찾아와
나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기다릴 것 없어
그냥 평범한 삶이야
바로 그거에요
그 이야기가 궁금해요
뾰죽하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삶의 이야기
그게
무엇이지요
어떻게 살면
평범한 삶이 되나요
1786
밝은 아침 태양이
들창문을 두드린다
그의 빛은
나의 마음 속으로 들어와
오늘은 향한
발걸음을 만들고 있다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
내가
동행해 드릴게요
아침 태양은 나에게
희망을 선물하였다
1784
꼭 가을날씨 같네
껴입으면 덥고 벗으면 서늘하고
영감
지금이 가을이야
가로수가
웃으면서 흉을 본다
옉기 이 녀석
너도 늙어봐라
가을 나무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며 히죽거린다
자기가
늙은 줄 아는가 봐
1783
흐르는 세월
끝머리에서
어제 떠난 친구가
손을 흔들고 있다
잘 있어
천천히들 와
이봐 송장로
우리도 가는 중이야
머잖아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을 떠나는 친구들
(186번째 소천한 고교동창)
1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