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친구의 소천

우리가 잃은 것은
넉넉한 그의 웃음입니다
우리가 잃은 것은
정다운 그의 목소리입니다

종착역이 우리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
그는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처럼
빙긋 웃는 모습으로 떠나가버렸습니다

우리가 아쉬어하는 것은
채 마무리하지 못한 그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아쉬어하는 것은
늘 마음속에 아껴둔 우리들의 사랑입니다

*고교동창 급성백혈병으로 소천


2009.11.24.

아! 십자가

아직도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주님의 십자가위에
누군가
새로 깎은 큰 십자가를 덧입혀놓았다

십자가의 가르침을 본받으려하지 않고
십자가에 모양을 내보려고 했던 것이겠지

십자가가 바로 설명이고
십자가가 바로 말씀인 것을

나무로 만든 십자가
오래 참고 기다리던 십자가
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려하네

아! 십자가, 우리 주님의 십자가
길가에 동뎅이쳐버린 주님의 저 십자가


2008.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