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겨울 시금치

겨울 시금치의 인내를 시험하는 듯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눈이 내리네

쌓인 눈이 녹으면
여전히 싱싱한 겨울 시금치

함께 살던 씨앗들도 벌레들도
모두 겨울잠 들었는데

시금치
그 푸르름을 잃지 않고
하늘 향하여 두 팔 벌리고 있네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하얀 눈의 생애

따스한 눈물 떨어지다
왜 하얀 눈이 되었을까

그 맑은 물방울 내려오다
왜 훨훨 날아가고 있을까

바람 때문일까
차가운 마음들 때문일까

두팔 벌려 반겨준 대지의 품에서
조용히 그 한을 풀고

녹아
깊이깊이 그 흔적을 숨기고 싶어라

2010년 12월 12일 일요일

성도들의 눈물

누구의 눈물일까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저 물방울들

가슴을 적시고 탄식과 후회를 적신 후
천국 가는 대접에 올라타 본다
혹 하나님을 뵈올 수 있으려는지

믿음으로 그 방울들 소원에 줏어담아
새벽기도 노인의 머리에 올려놓아 본다
혹 하나님을 뵈올 수 있으려는지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이제는 강물이 되어 온 마음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십자가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뭇 성도들의 눈물이여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주님이 계신 곳, 말씀해 주신 것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 메마른 날에도
주님은 그곳에 계셨다
비바람 눈보라치는 한 겨울 궂은 날에도
주님은 그곳에 계셨다

파아란 하늘로, 까아만 하늘로,
때론 붉은 하늘로 계시하시는 주님

주님은 늘
우리 안에서 말씀하고 계셨다

사랑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이천년이 넘도록
주님은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한밤의 이생각 저생각

가을의 끝머리는 겨울 닮았다
아직 눈과 얼음은 준비하지 못하였어도
옷깃을 여미며 웅숭그리게 만들고 있다

콩밭에는 도리깨질을 기다리는 콩나무들이 잠자고
채소밭에는 월동 시금치가 여전 싱싱하다

나라와 나라가 싸우는 것과
힘자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것은
옛부터 있는 이야기어니와

성도들끼리 이전투구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고드름이 이곳저곳에 꽃을 피우려 할 때
성도들은 서로의 마음속에
따스한 미소를 심어주어야 하겠거니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아, 하나님

모두
하나님을 만나기 원합니다
모두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립니다

내 곁에 계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 속삭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엉뚱한 곳에서
하나님을 기다리곤 합니다
엉뚱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다니곤 합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같은 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계신 하나님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어도
나를 바라보시고 나에게 말씀을 하고 계신 하나님

아, 저 불꽃같은 눈으로,
태양같이 밝고 환한 미소로
나에게 다가오시는 나의 하나님이시여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배추밭

배추를 몽땅 뽑아버린 가을 밭에는
황량함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물주는 사람도, 벌레약 뿌리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내 팽개쳐진 배추고갱이와 떡잎,
곁에 기대어 살다가 남겨진 죽어가는 잡초들 뿐

찬 바람 부는 배추밭에는
추억만 남았습니다

씨앗에서 모종으로
모종에서 커다란 배추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보람과 만족을 주고서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나의 버팀목

나의 평생토록
나의 버팀목이 되신 분

내가 지쳐 쓰러지려 할 때
나를 위하여 기도해 주었고
내가 힘이 진하여 포기하려 할 때
나에게 용기를 주던 분

어느덧
검은 머리는 파뿌리가 되었고
웃을 때 보이는 이는 틀이의 모습

아, 이브
나의 갈비뼈인 양 내 곁에 오신
우리 주님의 사랑이여

2010년 11월 11일 목요일

인간의 삶이란

인간의 삶이란
이른 새벽
주님의 음성을 기다리는 것

인간의 삶이란
햇빛을 따라
주님과 함께 일터로 나아가는 것

인간의 삶이란
세상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인간의 삶이란
황혼에
찬란한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는 것

인간의 삶이란
꿈속에서
주님을 만나뵈옵는 것

인간의 삶이란
끝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

2010년 11월 2일 화요일

콩밭에서

인간들의 수라상을 위하여
하늘의 새들이 먼저 먹어보고
새들의 고고한 삶을 위하여
땅의 벌레들이 슬쩍 시식을 한다

하늘 아래 이 세상에서
인간들 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을까

자연속에서 도도하게 살아가고 있어도
벌레가 먹고 또 새가 배를 채운 후
남는 것들을 겨우 얻어먹고 사는 불쌍한 존재들

사람아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끝나고 나면
다시 모든 벌레들의 먹이가 되면서

2010년 10월 26일 화요일

깊은 가을의 성묘

여름내 밭두렁을 기웃거리던
온갖 잡초는 힘들여 뽑았어도
부모님 산소에 가득찬 잡초들을 몰랐었네

아 무정한 녀석
잡초가 떼를 이루어
잔디를 몰아내도록 모르고 있었다니

아들아 아들아
명명중에 들려오는 부모님의 음성
무슨 말을 하시려는 걸까

귀에 맴돌고 있는
그 소리

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모과나무

헌칠한 키에 날씬한 몸매
뜰 안에 우뚝 선 멋있는 나무

주렁주렁 달려있는 열매가
아주 못생겼다

툭 툭
돌멩이처럼 차례로 뜰에 내렸다가

힘없는 노인처럼 누렇게 변할 때 즈음
사람들의 눈에 띄어 시집을 간다

아 누가 알았을까
그 못생긴 모과가 사랑을 받게 될 줄을

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너무나 아름다운 가지각색의 하늘

하늘엔 흰 구름 검은 구름이 있고
하늘엔 파란 하늘 붉은 하늘이 있습니다

하늘엔 새털구름 뭉게구름 먹장구름이 있고
하늘엔 어릴 적 그려 논 소년의 꿈이 있습니다

몽골의 가을 하늘은 파랗고 뜨겁기만 하였고
캘리포니아의 겨울 하늘도 파랗고 뜨겁기만 하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몽골인들이 부러워하는 먹장구름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캘리포니안들 에겐 없는 검은 구름이 있습니다.

봄의 하늘 여름의 하늘
가을의 하늘 겨울의 하늘

우리에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가지각색의 하늘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하늘만큼 수많은 생각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구름들처럼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해가 지고 나면

검은 하늘을 밝히는 달빛과 별빛들처럼
수없이 우리에게 속삭이시는 주님의 음성이 있습니다

2010년 10월 11일 월요일

밤을 서성이는 가을

별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홀로 뜰에 나아가
손전등으로 길을 찾으며
거닐어 본다

갈 낙엽들이 버석거리며 지껄인다
잠이 안 오세요?

낙엽의 주인들이 거들고 나선다
잠이 오시겠니?

정원의 나무들 미소를 머금고
떠꺼머리 잔디머리 빙글거리고 있다

너희들이 인생을 알아?

2010년 10월 9일 토요일

밤과 아침

밤을 기다림은
쉼을 얻기 위함입니다
아침을 기다림은
만남을 갖기 위함입니다

어두워지면
주님 품안에서 안식을 얻고
날이 밝으면
나를 기다리는 것들과 만나봅니다

만나는 동안
팔 다리가 아프겠지요
머리도 아프겠지요

하여
저녁을 기다려
다시 안식을 얻곤 합니다

2010년 10월 2일 토요일

9월의 밝은 별 하나

밤 하늘에 반짝이는 커다란 별 하나
싱글거리며 내게 내려와 눈을 꿈뻑한다
슬며시 내 손에 쥐어준 쪽지

그 분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 분은 당신을 기다리십니다

돌아가는 그 별의 뒤통수에
큰 소리 지르며 대답을 한다

알아요
그 분은 당신도 사랑하십니다
그분은 당신도 기다리십니다

힐끗 되돌아보는 그 별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피었다

아 밤 하늘에 반짝이는 커다란 별 하나
동방의 박사들을 기다리는 커다란 믿음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안개는 허상이다

안개는 허상이다
태양이 비치면 모두 사라지고 마는

얼핏
모든 것을 감싸고 숨기는 것 같아도
밝은 태양이 동산에 떠오르면
이내 푸른 하늘을 열어주며
스러지고 만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 같은 안개

그건 어두움이 아니다
태양이 뜨면 사라질 안개일 뿐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하늘부터
안개는 걷히고
푸른 하늘이 우리를 향하여 달려올 것이다

2010년 9월 24일 금요일

추석에 있었던 일

기도하는 손 위에
가을 하늘이 내려와

따스한 마음으로 잡아주며
깊은 곳에 속삭여준다

사랑하는 자들아
가을을 주마

가을 열매를 가꾸며
온갖 풍상을 잊어보렴

가을 하늘 파랑새 되어
내 마음 가득히
푸른 하늘을 심어주고 있다

2010년 9월 23일 목요일

가을이 선듯 뜨락에 다달았다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가을 호수가에서

가을 호수에 마음이 있어
아침 안개 속삭임에 잠을 깬다

희미한 불빛
아침 태양인가 다람쥐의 눈동자인가

산책 나온 길손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호수 얼굴에 미소를 그려본다

가을 낙엽 위에 마음의 소원 적어놓고
호수 미풍으로 주님 전 상서

2010년 9월 14일 화요일

가을 노인

색 바랜 가을 옷 입고
봄 꿈을 꾸려는지
백발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한참 휜 가을 옷 위에는
꿈이 한 봇다리

깨닫고 보니

어두운 밤이 있어 아침을 기다리듯이
궂은 날이 있기에 밝은 하늘을 기다린다

슬픈 날이 있어 기쁜 날을 기다리듯이
고단함이 있기에 평안함을 기다린다

하와이의 푸른 바다
방문객에겐 천국과 같아보여도
그곳에 사는 이에겐 지루함일 뿐이다

삶의 피곤함은 천로역정의 징검다리
삶의 고단함은 천국 가는 달음질 때문 이어니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병들어 죽어가는 화려한 고추 옆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봄 내 여름 내
온갖 정성을 다하였건만
허무하게 죽어가는 빠알간 고추들

농부는 한 숨을 쉬며
듬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잡초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 차라리 잡초가 되리
폭염과 태풍 속에서도 우뚝 서있는
밭두렁의 잡초가 되리

2010년 8월 15일 일요일

철야기도

마을 뒷산 밤나무 숲에서
시원한 바람 한 움큼 집어다
덥고 눅진 밤 잠 못 이루는 마음에
불어줄까봐

땀 흘려 눈물범벅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이들
한마디 말씀 들으려
모두 당나귀를 닮아가고

뜨거운 태양보다 밝은 태양을 기다려
어두운 바늘귀를
어찌어찌 지나고픈 욕망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오늘은
바로 나의 삶의 모습입니다

내가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이
오늘 내가 가야 할 길이고
내가 걸어가는 그 길이
나의 인생길입니다

오늘을 겁내지 마세요
어제도 살아왔잖아요

힘찬 오늘의 발걸음이
내일의 삶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20일 화요일

어지러운 세상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서 살아간다

하늘에는 삼층천, 칠층천이 있고
땅에는 세상 끝이 있었다

아 그러나
하늘은 높이의 끝이 없고
둥근 땅도 하늘 속에 떠있는 한 별인 것을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소원대로 내 별이 있을 것인가

하늘 속의 이 작은 별에서
큰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 있고

하늘도 모르고, 땅도 모르고
고집스레 내 땅에 말뚝 박고 사는 이들도 있으려니와

2010년 7월 11일 일요일

삶의 터밭에서

터밭의 도마도 나무가
주렁주렁 사랑의 열매를 익히고 있다

터밭의 가지 나무가
탐스런 가지를 기르고 있다

창문 앞 뜨락의 신도 복숭아
힘에 겹도록 열매를 품어 고개 숙이고

아 그런데

내게는 없다
그들에게 나누어줄 사랑이 없다
열매를 거두어 들일 손만 있을 뿐

하늘을 보고

하늘에
구름이 가득한 것이 아닙니다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에
며칠 동안 생명의 물을 내려주고는
더운 열기를 식혀주고 있습니다

하늘에 누가 있어
이런 고마움을 베풀어 주실까
인간과
온갖 삼라만상이 다 기뻐하는 이 일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 몸과 마음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계심을

잡초의 결심

채소처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아도
뽑혀 내쫓길 때까지는 즐겁게 살아가리라

채소처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도
가뭄에도 갈한 목 참으며 견뎌내리라

아무리 힘들여 꽃을 피워도
이내 쫓겨나고 마는 서러운 삶

비록 아름답지는 못하여도
사는 날 동안은 행복을 만끽하리라

행복한 사람(5)

고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슬픔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픔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세상은 지나가는 것입니다.
영원한 나라를 향한 순례자의 길일 뿐입니다.

비록 눈물을 흘릴지라도 잠시 동안 견디노라면
어느새 나는 영원에 속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2010년 5월 29일 토요일

초저녁 하늘에

초저녁 깨끗한 하늘에
내 마음을 끄집어내어 펼쳐보았다

생채기가 난 첫째 장을 넘기고 보니
싱그러운 새벽 채소밭의 냄새가 몽글거린다
잡초와 채소의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얼룩이가 진 둘째 장을 넘기고 보니
수많은 영혼들의 잠자는 모습이 보인다
조국을 위하여 산화한 애국자들의 외침

깨끗한 셋째 장을 넘기고 보니
용기가 없는 망설임이 진을 치고 있다
겸손함일까 우유부단함일까

저녁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할 때
내 마음을 차곡차곡 깊은 곳에 다시 갈무리하였다

*오늘 친구들이 잠든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

2010년 5월 21일 금요일

5월의 단비

안에 계세요
창 밖에 인기척 있어

누군가
궁금함을 열어 보았더니
5월의 단비가 한참이다

내 기도에도 내리고 있다
내 찬송에도 내리고 있다

두 눈을 감고
하늘 향해 다른 눈을 뜨다

미래를 위한 나의 밭
고랑과 이랑에도

단비
은혜의 단비가 내리고 있다

5월의 기도

우리의 삶이
5월의 산과 들에 핀 꽃처럼
아름답지 못하여도

우리의 삶의 모습이
5월의 산과 들에 솟아난 초목처럼
청청하지 못하여도

우리의 말이
하늘의 천사들처럼
거룩하지 못하여도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믿음이
우리의 소망이

오직
주님만을 향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십자가
우리 주님의 십자가

아침의 微笑

어두운 밤을 붙들어 보려고
하늘을 가리우고 있는
미련한 검은 구름

웅장한 나의 태양은
구름을 뚫고 내게 내려와
微笑를 짓는다

微笑는 믿음이 되어
나를 일으켜 세우고

어느 틈에 그 밝은 빛이
나를 이끌고 있나니

꿈 이야기

꿈을 키워 하늘에 버렸을까
하얀 저 하늘이

못이룬 꿈 때문일까
눈물처럼 쏟아지는 빗방울들은

좋아라 입을 벌려
하늘의 만나를 먹어치우는 대지여

아름다운 꿈을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에덴의 이야기

2010년 4월 25일 일요일

비 오는 날이면

비 오는 날이면
비 오는 하늘을 바라본다
비를 내리시는 주님을 뵙고저

비 오는 날이면
비를 맞이하는 대지를 바라본다
한껏 팔 벌려 주님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는

비 오는 날이면
땅들의 숨소리를 들어본다
씨앗을 깨뜨리고 움터오는 생명의 용트림을

아 비 오는 날이면
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본다
온갖 생명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여

2010년 4월 15일 목요일

아침의 祈願

늘 아침태양을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늘 아침태양을 떳떳하게 맞이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주옵소서.

하여
그 태양의 속삭임을
그 태양의 가르침을
나의 良心에 담게 하옵소서.

밝고 아름다운 그 태양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임을
늘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0년 4월 12일 월요일

잠든 대지 위에 십자가

모두 잠든 대지 위에 십자가 하나
붉은 빛 이글거리며 힘을 고르고 있다

밤이 다하면 태양이 떠오를 거야
어두움이 물러가면 파랑새들이 몰려올 것이고

쥐도 새도 모두 깊이 잠이 든
어두움에 묻힌 땅

잠에 취하려나

아니야
내일을 위하여
모두 힘을 고르고 있으려니와

2010년 4월 6일 화요일

부활절 이후

농부가 봄 밭을 쟁기질할 때
고랑이 이랑이 되고
이랑이 고랑이 되듯이

내 심령 깊은 곳의 죄악을 꺼내어
부활의 주님 앞에 용서함 받고
내 삶 속에 솟아있는 교만함을
동해의 깊은 바다에 던져버리게 하옵소서

목마른 봄 밭에 봄비가 내리듯이
메마른 이 심령을
주님의 말씀으로 채워주옵소서

하여
부활의 주님을 바라볼 때마다
기쁨의 찬송이 넘치게 하옵소서

2010년 3월 23일 화요일

고난주간의 묵상

하늘이 어두워지면
눈을 감아요
심령의 눈을 뜨고 기다리노라면
조용히 내 마음에 글을 쓰고 계신 분

글은 힘과 용기를 만들어
나를 일으켜 세워요
마음의 눈은 밖의 눈을 열고
하늘로 달려가면서

태양보다 더 밝은 주님의 빛이여
하늘가는 내 길을 밝히시도다
우주에 가득한 주님의 그 빛이시여
나의 크로노스여 조헤여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옛과 오늘의 고난주간

밝은 태양이 그리워
어두움에서 발버둥질치는 안타까움이여
이천 여 년 전에도
태양을 가리워 어두움을 만들더니

아, 어두움을 밝히던 한줄기 빛이여
강물처럼 흐르던 예수님의 피눈물이여

인정도 없는 로마병정
예수님을 팔아버린 선택받은 민족아

울어도 울어도
울어도 울어도
그리고 또 울어도.....

2010년 2월 26일 금요일

오늘 하늘의 뜻

하늘이 저렇게 새파란 이유는
그런 꿈을 품으라는 뜻이겠지

하늘이 저렇게 맑은 이유는
그런 마음을 만들라는 뜻이겠지

하늘이 저렇게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시이려니와

하늘이 저렇게 정다운 이유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려니

2010년 2월 23일 화요일

아침태양의 가르침

대지를 밝히던 아침태양이
태양을 바라보던 내 멱살을 잡아
하늘로 붙들고 올라가

하늘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장엄한 어두움을 보여 주고는

아름답게 수놓은 땅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리 볼 수 있게하다

그곳에는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해야할 사람들과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거니와

그곳에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할 사람들과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나니

아름다운 하늘
아름다운 땅아

아 저 밝은 빛이 비치는
큰 광명 아래에 살면서

그리고
서로 사랑하면서

2010.2.23.

아침 해에게 부탁하다

잠깐
멈추시오

아직
준비가 덜 되었소

내 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하였소

우선
마음을 다스려 아름다움을 만들고
더러움을 씻어 깨끗케 단장해야 하오

잠깐만
그 자리에 머물러 계시오
잠깐만
그 자리에 머물러 계시오

2010.2.21.

잠 못 이루는 밤에

아침 태양이 떠오를 때
밤새 준비한 현수막 하나 걸어볼까 하여

어두운 밤하늘에 커다란 소리질러
마음 자국을 만들었다

소리에 놀래서일까
선잠 깬 영혼들이 하늘가에 별처럼 흩어져
두근두근 놀랜 마음 달래고 있으려니

아 밤이 새도록
별들을 광주리에 줏어담고 있는 안쓰러움이여

동녘에 징조가 있다
동해의 바닷물이 끓는 소리일까

다시 솟아오르려는 위대함
웅장한 그 움직임이여

2010.2.15.

어제의 발자국

밤새 소복소복 내리던 눈송이
어제의 발자국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을까

대문 밖에서 서성거리던 발자국
창 밖에서 기웃거리던 발자국

반가운 소식 전하러온 집배원의 발자국
웃으며 뛰어오던 아이들의 발자국

온통 하얀 것만 보이는 새벽 눈 세상 저 끝에는
새날을 위한 또 다른 태양이 막 기지개를 켜고 있거니와

2010.2.13.

눈일까

비가 멈추고 눈이 내리네
온 세상을 하얗게 싸 바르는 눈

눈일까
눈물이겠지

차가운 마음들에 부딪힌 눈물이
부서져 날아가 버리는 것이려니

정말 눈일까
아니, 눈물일 게야

2010.2.12.

예징(豫徵)

겨울비에 담겨진 향기는
봄아가씨의 미소이리라

안개일까
자욱한 연기처럼 산하를 감싸고 있는 것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멈츳거리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
차가운 마음의 겨울 심술쟁이

2010.2.10.

외로운 夜想曲(야상곡)

누가 하늘을 가리었는가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

뜨락에 나서서 두리번거리노라면
아 ! 마당 끝에 나무들이 보이고 길이 보인다

이들을 비추어 들어나게 하는 것은 무엘까
반딧불같이 희미한 먼 곳의 불빛 때문일까

아니리
우리에게 다가오려고 속 태우고 있는
별님들의 아름다운 마음 때문이리

2010.2.4.

겨울의 황혼녘

황금빛 저녁놀이 하늘과 땅을 물들일 때
이를 바라보는 모두는 갈채를 보낸다

동녘에 솟아오를 때부터 중천에 임할 때까지
이를 악물고 자신을 불태우더니
서있는 초목들과 오고가는 뭇생명들에게
자신을 조각내어 나누어 주고서는

이제 막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듯
아 마지막 정성을 다하여 하늘과 땅에 고하는 소리

이를 바라보는 모든 눈이 갈채를 보낸다
찬란하게 하늘과 땅을 수놓은 저녁놀을 향하여

2010.1.26.

2010년 1월 20일 수요일

기다림

주님이 곧 오실까
오실까

기다리는 사람과 못 기다리는 사람아

주님이 말씀하실까
말씀하실까

기다리는 사람과 못 기다리는 사람아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못 기다리는 사람들
주님의 말씀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못 기다리는 사람들
뒤엉켜 다투는 이유는

주님이 곧 오실까 오실까
주님이 말씀하실까 말씀하실까


내 영혼 깊은 곳으로 들려오는 소리 있거니와

2010년 1월 19일 화요일

누굴까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나를 부르는 소리
누굴까

눈물을 삼키며 기도하는 밤
나를 부르는 소리
누굴까

마음 속 깊은 곳을 찢어발기며 울부짖는 밤
나를 부르는 소리
누굴까

눈으로 보이지 않고
귀로 들리지 않고
영혼 깊은 곳으로 들려오는 소리

누굴까
누굴까

2010.01.17.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책속에 있는 글이 되게하지 마옵시고
우리들 심령에 복된 음성으로 울려퍼지게 하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머리속에 있는 지식이 되게하지 마옵시고
우리를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임하여 주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다른 사람을 위한 거울이 되게하지 마옵시고
나의 양심을 비추어주는 거울이 되게 하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복음이 전해지는 곳곳마다
사랑과 평안과 기쁨이 넘치게하여 주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복음이 주님의 음성이요 주님의 능력임을
우리 삶속에 체험하게 하옵소서

복음이
복음이 되게 하옵소서
잃어버린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2010.01.15.

호랑이의 해

새해 밝은 태양 아래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담뱃대를 꼲아 물고 있는
한가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할머니의 떡을 빼앗으려고
고갯길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화등잔 같이 큰 부리부리한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호랑이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처럼 살아봐 나처럼 살아봐
용기를 내어서 나처럼 살아봐

2010.01.10.

바보 같아라

아, 오늘도
주님이 나에게 주신 이 세상을
다 다녀보지 못하였습니다

아, 오늘도
주님이 나에게 주신 이 세상을
다 느껴보지 못하였습니다

아, 오늘도
주님이 나에게 들려주신 음성을
다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아, 바보 같아라
나는 늘
엉뚱한 것을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2010.01.08.

庚寅元旦

봄은
만나면 반가운 친구의 얼굴에 있었습니다.
봄의 향기는
은퇴한 친구들의 옛 이야기 속에 있었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겠지요.

그러나 우리들의 만남은
계절이 없는
영원한 봄소식 뿐이랍니다.

봄이 그리우면
반가운 친구를 만나보세요.

봄은
바로 만나봄, 바라봄, 들어봄입니다.

201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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