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방현의 자작시
가을은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있다
찜통 더위로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흰 눈 덮인 태백산맥을 무릎꿇리는
동장군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 길목에서
가을바람을 만끽한다
가슴을 활짝 열고
가을의 숨결을 품어본다
이제
가을이 되었다
우리가 기다린 것은
가을이 아니다
하늘과 땅을 이어놓는
흰눈으로 덮인 세상의 모습이다
깨끗하고 성결한
조물주가 만든 세상
원래의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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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모기
잠을 깨운다
왱왱거리며
눈을 더 못 붙이게한다
아침 삼십분
꿀잠을 깨운다
창 밖에는
아침해가 기다린다
잘 깨웠어
오늘 할 일이 많아
모기와 주고받는
가을 아침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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