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9일 토요일

초저녁 하늘에

초저녁 깨끗한 하늘에
내 마음을 끄집어내어 펼쳐보았다

생채기가 난 첫째 장을 넘기고 보니
싱그러운 새벽 채소밭의 냄새가 몽글거린다
잡초와 채소의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얼룩이가 진 둘째 장을 넘기고 보니
수많은 영혼들의 잠자는 모습이 보인다
조국을 위하여 산화한 애국자들의 외침

깨끗한 셋째 장을 넘기고 보니
용기가 없는 망설임이 진을 치고 있다
겸손함일까 우유부단함일까

저녁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할 때
내 마음을 차곡차곡 깊은 곳에 다시 갈무리하였다

*오늘 친구들이 잠든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