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0일 화요일

국사봉

국사봉 정자 오르는 길 가에
옹기종기 서있던 관목들이

불그레
얼굴을 붉힌다

가을 노인들의 스침이
부끄러웠을까

묵상

온통
시계바늘 소리만
가득한 밤

묵상하는 마음에
쓰여진 글

힘드냐
나도 그랬어

물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후두둑
처마에 물떨어지는 소리

왠지
시원하다

내 안과 밖에 쌓인 더러움을
닦아 주는 것 같아

뜨거운 가을

뜨거운 가을
마음이 뜨거운 게지

봄, 여름, 가을 , 겨울
뜨겁게 살아가니까

단풍을 만나면
쉬었다 가도 되련만

2014년 9월 24일 수요일

파랑새

날이 잔뜩 흐렸어도
아침은 반갑게 찾아왔다

파랑새 한 마리
눈 앞에 얼쩡거리며

오늘 무엇을 할 거냐고
재잘거린다

2014년 9월 21일 일요일

그 날엔

세월을 멈추고
변화하리라

지금 사랑을 하며
꿈을 꾸다가

그 날엔
주님의 백성으로
변화하리라

2014년 9월 19일 금요일

주의 정원

주님과 함께 가꾸는 정원에는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다

온갖 풍상을 겪어 가면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사랑이 있다

삶이 피곤하고 맥이 빠질 때는
정원에 깃들어 있는 파랑새를 본다

달은
햇님의 빛을 되비추어도
사랑을 받는다

평생 예수를 믿고도
삶 속에
그 빛이 없다면

그건
더러워진
나의 양심 때문이려니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

나의 근본은 흙이었음을
잊지 말자

생명을 주신 하나님을 
잊는 순간

나는
스스로 버려저

길 가의 
흙이 되는 것을

하늘의 태양

하늘의 태양은
가리워지는 것이 아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천둥번개가 유난을 떨어도

푸른 하늘은 여전히
그곳에 펼쳐저 있고

밝은 태양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목요일

아, 목요일
나무가 되자

재목은 못되더라도
쏘시개는 될 수 있겠지

비록
헐고 낡았지만

2014년 9월 10일 수요일

금빛 가을

아침 태양이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
내다보니

금빛 가을이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2014년 9월 9일 화요일

꿈에 대하여

꿈이 있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기도가 있어
미래를 잡을 수 있다

믿음이 있어
미래를 소유할 수 있다

찬송이 있어
그 미래를 감사할 수 있다

2014년 9월 7일 일요일

믿음과 행복

주님은
나를 떠나신 적이 없다

세상열락을 취하여
주님을 멀리 떠났다가

탕자가 되어 돌아온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주님을 떠나지 않고
늘 곁에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이고 행복이다

아침의 회개

천지에
가득한 십자가

평생을
그 사랑에 대하여 배웠지만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행하는 것에 인색하다

하루 종일
수 많은 십자가 사이를 다니면서도

가난에 대하여

가난하여
돈을 줄 수는 없으나

가난하여도
사랑은 줄 수가 있다

믿음 안에서
샘 솟듯하는 것이기에

주님의 마음-2

심히
괴로운 일을 당하여

주님의 임재 앞에
나아갔더니

가시면류관을 쓰신 주님이
피눈물을 흘리며 하시는 말씀

견디기 힘드냐
내 십자가와 바꾸어 볼까

비의 의미

밤 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이 밝아도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무슨 뜻이 있겠지

황혼의 인생

꿈을 키워
열매를 맺으렸더니

욕심껏
꿈을 살찌우기만 했다

인생은
이미 황혼인데

주님의 마음

괴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주님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바라보는 것 보다
더 괴로우냐

2014.8.31.

여름 끝물에

아직 선풍기 바람이 고마운
여름 끝물

밤을 틈 타
가을 기운이 들락거린다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지금 살아있는 것은
감사거리가 아니냐

말씀하시는 주님

가을의 문턱에서

아직 땀흘리는 더위와
짓꾸진 모기


쫓겨 가리라

아, 반가운
아침 저녁의 서늘한 바람아

2014.8.29.

젊은이와 늙은이

세월을 기다리는 젊은이
세월을 놓치는 늙은이

세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멋대로 흘러간다

젊은이와 늙은이를
본체만체 하면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젊은이와 늙은이는 같은 사람이었다
고등학교시절만나 늙어 죽을 때까지)

정자에서

이슬비 오락가락하는
국사봉 중턱 정자에는
인생을 쉬어가려는 노인들의
회고담이 한창이다

짙은 녹음을 감상하는 이
마당에 난 잡초를 뽑고 있는 이

살아온 과거를 무용담삼아
인생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