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방현의 자작시
나무는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처음 싹이 튼 자리에서
혼자 수백년을 살아간다
나무는 외로운 것일까
바닷가 바위끝 벼랑에 매달려서도
꾿꾿하게 버티며
바닷바람을 즐기고 있다
나무는 불행을 모른다
싹이 튼 그곳에서
주어진 삶을 만끽할 뿐이다
고난과 고통이
슬픈 것일까
나무들 보다
훨씬 더 멋있고 아름다운
선악과의 지혜로 깨달은
삶의 내용일 뿐이다
에덴동산으로 가는 길가에 핀
가지각색의 장미꽃이다
1542
그러나
아름다운 꿈이 있었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해진다는
가르치심이 있었다
남루한 옷차림의 제자들과
긴 여행을 하면서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이해할 수 없는
가르치심
그러나 그곳에
참된 행복이 있었다
에덴동산을 회복시키는
구세주의 꿈이 있었다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