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봄하늘이
하늘과 땅을 점령하고서
오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파랑새를 숨겨주는 뜻은
힘들 때
하늘 대신 바라보라고
가끔
책장 속 깊이 처박아두었던
추억 같은 낡은 책을 꺼내어 들고
이리저리
현재의 나를 조명하며
생각에 잠겨보는데
문득
어디서 많이 본듯한 젊은이가 나타나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미래로 끌어다 놓곤 한다
나의 영혼이었을까
오가는 이들의 얼굴이 밝아진 것은
봄을 만났기 때문이리라
밝은 태양빛이 등을 두드리고
푸른 소망이 온 세상에 돋아나는
봄
그리고
향기 가득한 마음
저 푸른 하늘 아래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너도 있고
그도 있다
저 푸른 하늘 아래에는
나만 사는 것이 아니다
너도 살고 있고
그도 살고 있다
저 푸른 하늘 아래에는
우리만 사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새와 구름이 있고
들을 달리는 짐승과 그림자도 있다
푸른 하늘에는늘 밝고 아름다운 태양구름과 비를 부르는 것은언제나 나의 마음부족한 믿음 때문일까더 큰 의심 때문이겠지
사순절이 오면
심령 깊은 곳에 울먹임이 있다
내 양심에 메아리치는
십자가의 그 울부짖음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눈물방울은 언제나
나를 일으켜세우곤 한다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마음
눈보라치는 한 겨울에도
꽃향기 만발한 마음
그의 마음에는
봄의 주인이 살고 있으려니
슬쩍 지나치는 얼굴에는
언제나 함박꽃 미소
봄
구경만 하지 말고
봄에 살자
흙을 고르고 씨를 심은 후
물을 뿌리며
봄을 가꾸는
봄사람이 되자
천지에 꽃으로 가득할 때
내 마음에도
한 송이 꽃을 피우자
봄
내게도 왔다
희망을 싹틔우고
용기에 물을 주면서
태산을 향하여
한번 배짱을 겨루어볼까
금년이 다 하고
다시 새봄이 올 때까지
겨울티를 다 벗지 못한
아직은 차가운 봄
겨울옷을 걸친 채
마음엔 이미 꽃향기가 가득하다
싱글거리는 버스들의 웃음을 보고
짹짹거리는
가로수의 수다쟁이 참새떼
길거리엔 온통
봄선녀와 나무꾼들로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