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5일 토요일

기도 응답

아, 응답하셨다
이 시원한 바람

두 팔 벌려 가슴을 열고
온 몸과 마음에 가득 채운다

바람이야 가으내 겨우내
끝없이 계속되겠지만

오늘 이 바람은
은혜의 선물이다

무더위를 거두시고
새로운 계절로 말씀하시려는

1239

무더위 속에서

가을 가로등은
푸른 나무들을 보여준다.
염천의 무더위 속에서
함께 땀을 흘리던 사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결이
간지러운 듯
허리를 비틀며 피서객을 바라본다.

맞아 맞아
네 말이 맞아

함께 가슴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품어본다.

1238

기도

주여
이 더위를 감당할 수 없아오니
속히
물러가게 해주시옵소서

주여
참고 견디겠아오니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주시옵소서

주여
나의 죄를 용서해 주옵시고
이 더위가
물러가게 해주시옵소서

주여
어떻게 기도해야 되는지
사랑으로
계시해 주시옵소서

1237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한밤의 피서객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여름 밤도 고요하다

설익은 과일이 많아서일까
밤이나 낮이나 찜통 가마솟

바람을 기다리던 피서객
일어나 달리며 바람을 만든다

그렇다
내가 시원한 바람이다

1236

2018년 8월 13일 월요일

가을 소식

견딜 수 없는 무더위 속에도
제법
산들바람이 헤집고 다닌다

마냥
넉놓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도 없는 것이

가을도
정해진
자기의 때가 있고

또 다음 계절에게
세월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
손꼽아
가을을 기다리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시원한
가을 속에 있게 되겠지

1235

2018년 8월 11일 토요일

빨간 고추

고통스러운 무더위 속
화분에서 익어가고 있는
빨간 고추들이 대견하다

심기어진 그자리에서 싹이 터
주는 물만 먹고 자라면서도

자기 평생의 사명을
완수해가고 있다

화분의 여름 고추에게
부끄러운 삶이다

익혀야 할 삶의 이야기가
한 둘이 아니면서도

미련한 것일까
바보스러움일까

아까운 세월을 놓지고 있는
바보 멍텅구리

세월은 그렇게 흐른다는 것을
뻔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아,
나이나 적소

그 기나긴 세월을
그렇게 허비하고서도

1234

2018년 8월 10일 금요일

공원의 밤하늘

별빛 하나 보이지 않는
여름 밤하늘이 반갑다

지척지척 뿌리는
여름 소나기도 반갑다

찌는 듯 불볕더위가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듯

여름밤 공원의 솔바람이
유난히 시원하다

아, 역시
세월은 흐르고 있구나

머물러 있지 않고
분명 미래를 향하여 흐르고 있구나

1233

2018년 8월 8일 수요일

기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지옥의 불을 생각나게 하는
이 무더위 불가마

나의 죄와 우리의 죄
용서를 구했습니다

주의 자비와
은혜를 구했습니다

이 불가마 시험에서
구원해 주시옵소서

우리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2018년 8월 4일 토요일

무더위 속에서

찌는 듯 무더위 속에도
꿈이 있을까

아니
이게 바로 꿈이야

꿈에서 깨어 날개를 펴고
저 높은 하늘을 날아오르면

광활한 숲속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닥칠 거야

2018년 8월 2일 목요일

한개의 물방율 소리

한 개의 물방울 소리가
이처럼 아름다운 것은

찌는듯한 태양 빛을 피해 도망친
패배자의  그늘진 마음 때문이다

언젠가
먹구름이 온 하늘을 가리고

장맛비가
온 세상을 점령할 때에

모두 하늘을 바라보고
한바탕 크게 웃으리니

아, 은혜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