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달빛- 2

한밤에 찾아온 가을 달빛을
창밖에 세워둘 수 없어
방으로 들였더니

깊이 잠든 아내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니
하늘의 천사를 모셔다가
이렇게 만들어도 괜찮은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달빛

어쩌라고
내 모습도 그 모양인 것을


2103.10.21.

달빛

밤이 깊어 잠드려는데
들창문을 두드리는 이 있어
내다보니 달빛이다

가을을 타는지
까칠한 얼굴에 미소를 띠고서
하는 말

겨울 긴긴 밤
함께 나눌 얘기가 준비 되었느냐고

2013.10.21.

봄이 왔으나


봄이 왔으나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봄은 망서리고 있습니다
돌아가버릴까

그러나
봄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봄은
우리 곁에 머무르며 미소를 보냅니다

여보세요
봄이 왔어요

봄은 우리에게도
봄이 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2013.4.12.

주여 나를


주여,
나를 버려 땅에 뿌리사
겨자씨의 거름이 되게 하소서

쓸데 없는 고집과
쓸모 없는 자존심으로
명예를 잃어버리는 바보

버려져
에덴동산의 한 모퉁이 흙이 되었다가
주님의 꿈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날
기쁨의 옷 입고 주님 영접하게 하옵소서

2103.4.14.

잠못 이루는 밤

잠 못 이루는 밤은
주님이 기다리시는 밤

주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조용히
주님의 음성을 들어보는 시간

2103.5.21.

주님과 함께 살아가려면

주님과 함께 살아가려면
주님이 사랑한 이들을 사랑하면 됩니다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려면
주님이 하시던 일들을 계속하면 됩니다

남은 세월 나의 천로역정에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큰 일 이니까요

2103.6.20.

아내와 나

나는 꿈을 꾸고
아내는 행하였습니다
나는 기도하고
아내는 눈물을 흘렸습나다

나는 늘
천국을 기다리며 살았고
아내는 늘
내일울 준비하며 살았습니다

하여
오늘의 나의 삶이 있는 것은
아내가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다리던 천국에 임하였을 때
제일 먼저
이 이야기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감사하면서


2013.7.4.

인생의 황혼은

인생의 황혼은 
천국의 여명

늙어 
기운이 진하였을 때
밝아오는 천국의 아침

빛의 자식들이여
어두움의 자식들을 부러워말지니

아 들려오는
천국의 저 종소리여
우리를 기다리는
그 기쁨의 향연이여


2013.8.7.

이럴 때는

가고싶은 곳도 없고
가야할 곳도 없을 때는
기도합니다

가고싶은 곳이 생각나지 않고
가야할 곳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을 때는 
성경을 봉독합니다

낭패와 실망감이 마음에 가득하고
살아갈 용기가 사라질 때는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봅니다

2013.8.17.

가을이 되었습니다

해가 뜨면 길을 가고
해가 지면 글을 읽습니다

초대한 사람 없으나
보고싶은 것이 많고
필요한 데는 없으나
알고싶은 것이 많습니다

내 주머니에는 없으나
세상은 풍요로웁고
내 머리속은 비었으나
세상엔 지식들이 넘쳐납니다

계절도
나의 인생도
가을이 되었습니다


2013.8.26.

양귀비의 채찍

늙어도 시들지 않고
싱싱한 여인

영감 나무라며 채찍질한다
갈 길이 멀다고

왜 기도 안해요
왜 머뭇거리고 있어요

늙고 병든 만신창이로
소녀의 꿈을 꾸며
어서 달리자고 한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나의 양귀비가


2013.8.28.

멍텅구리의 세월

멍텅구리
가는 세월 아쉬어서
잠 못 이루고

아득해지려는 꿈을
멱살잡아 주저앉힌다

새날이 오면
달리
다루어보려고

꿈은
꿈으로 끝나려는지


2013.8.30.

세월이 가면

가난한 사람은 
구걸하지 않습니다.
걸인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비천한 사람은
비굴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권력도
비천한 사람들에게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
부자가 가난뱅이가 되고
가난한 자가 부하게 되며

비천한 자가
힘 있는 자가 되고
세도가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듣고 알게되기 때문입니다.

영생을 바라는 이들에게는
모두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2013.9.12.

주님의 음성들이

세상에 뿌려진 주님의 음성들이
세월을 돌아보는 나에게
메아리가 되어 들려온다

어떤 것은 눈물이 되었고
어떤 것은 기쁨이 되었으며
어떤 것은 감사가 되었다

그 음성
아직도 내귀에 쟁쟁하며
갈 길을 예시해 주고 있다

2013.10.05.

푸른 하늘의 선물

아,
저 푸른 하늘이
오늘을 선물하는군요

푸른 하늘을 닮은
파아란 마음들을 만나며
아름다운 꿈을 나누어보라고

2013.10.14.

그분의 마음

영롱한 아침이슬 같고
드높은 가을하늘 같고

넓이를 알 수 없는 대지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처럼

넓고 깊은
그 분의 마음

배우고 
깨닫고
닮아보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읽기도 하고
기도도 하고
찬송을 하였지만

알 수 없어라
그 분의 깊고 큰 뜻

오직

내 마음 깊은 곳에 고여있는
그분의 눈물과
내 삶의 고개마다 묻어있는
그 분의 붉은 피와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그 분의 사랑이야기


2013.10.14.

그분의 사랑

거울에 비친 나의 마음이
아직도 파아란 것은
늘 푸른 하늘을 주시는 
그분의 사랑때문이다

늙어가는 친구들과 어울려
박장대소하며 즐기는 것은
어릴적 함께 키우던
파아란 싹의 추억때문이리라

인생의 황혼이
붉게 노을지는 것은
약속된 내일을 기다리게하는
그분의 사랑때문이다


2013.10.16.

궁금함

아득하게 보이는 지평선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수평선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지평선 끝에는 다른 지평선이 있고
수평선 끝에는 또 다른 수평선이 있네

아, 
그 끝을 계속 가다보면
지평선도 끝이 있고
수평선도 끝이 있는데

별들의 고향에는
몇 평생을 가도 별들만 있네

인생의 끝은 어디에 있을까

흙일까
물일까
조물주의 마음일까

아,
돌아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하늘 아버지의 사랑이여


2013.10.18.

한밤의 기도

말씀과 교회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는
지식인이 되게 하지 마옵시고
말씀대로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말씀을 깊이 그리고 많이 깨달은 
신령한 사람이 되게 하지 마옵시고
깨달은 대로 실천하는
순종하는 신앙인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말씀에 대한 지식과 깨달음을
자랑하는 사람 되게 하지 마옵시고
살아계신 주님의 모습이
나의 삶속에 보여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201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