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6일 월요일

계절의 흐름

나는 가만히 있는데 

계절이 바뀌면서 나를 지나간다  


꽃향기가 내 곁에 가득하더니 

장마와 낙엽이 나를 지나간다 


내가 계절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나를 지나간다  


가만히 서서 

계절을 구경하면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매년 오는 봄이지만 

꽃의 향기가 다르다 


매년 오는 여름이지만 

장마의 종류가 다르다 


매년 오는 가을이지만 

열매와 가랑닢의 색갈이 다르다 


겨울에 

하얀 눈으로 세상을 통일한 후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들은 여전히 

제 갈 길을 달려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