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세월
꿈이었을까
고난은 꿈이려니
잊어버리고
기쁨은 삶 속에 잘 꿰매어서
꿈같은 세월을 만들다가
영원의 숲에서
에덴동산을 꾸며보려고
날개를 달았다
주님 곁으로 훨훨 날아
이 세상의 수고를 끝마쳤다
88년 동안 세상에 머물면서
온갖 희로애락을 맞보고
자녀손들과 교우들의 배웅 속에
아내에게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저 높은 곳 에덴동산으로
영원한 안식을 취하였다
- 어느 마지막 독립군의 소천 -
여름이 오면
뜨거운 사랑이 있다
하여
시원한 사랑을 깨닫는다
옷을 차마 다 벗지 못하고
더위를 피해보려는 옷매무새
바람부는 언덕을 만나면
한껏 팔 벌려 마음의 날개를 편다
흐르는 세월 두어 바가지 떠서
여행배낭에 넣고
아쉬움 속에 숨겨두면
해와 달의 걸음걸이가
좀 느려지려나
괜한 짓
배낭 속에서도
계속 흐르고 있으려니와
새벽
기도소리가 들린다
누구일까
귀에 익은 목소리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아, 나 때문에
이 죄인 때문에
아직도
울고 계신 주님
구름은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구름도 하늘 속 작은 흔적일 뿐
먹장구름으로 으르땅땅거리고
장대비로 휘몰아쳐 보아도
하늘의 주인이 빛을 비추실 때
흩어져 그 모습을 잃고 마는 것을
구름은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길가는 나그네의 그늘이 될 뿐
눈을 감고
마음을 열고 보니
빙그레 웃음 띠고
나를 보고 계신 주님
새삼스리 깨달은 것은
언제나 거기에 계신 주님
아, 나와 동행하시는
나의 하나님 아버지
별똥별
검은 하늘에
줄을 하나 남기고 사라진다
무슨 일을 하던 별이었을까
생각하는 이 없다
한 줄의 빛이 있었을 뿐
허나
스스로를 태우는 별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도 환하고
나그네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빛이 있고
소망이 있고
(친구 부인의 부음을 접하고)
꽃만 아름다우랴
사랑이 더 아름답겠지
꽃에는 마음이 없고
사랑에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게야
유난히 밝은 별 하나가
밤하늘 복판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것일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을까
집 안과 밖, 산과 들
삶의 현장 어느 곳에서도
사랑스런 주님의 음성과
정다운 그 눈빛을 느끼고 있다
나의 독백일까
내 마음에 들려오는 음성
나를 염려해 주시고
내게 힘을 주시는 말씀
나와 동행하시고
내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분
눈을 감고 바라보면
늘 그곳에 계신 주님
아, 저 밝고 아름다운 태양
오늘도 나를 찾아와
아름다운 주님의 세계를
내게 보여주고 있다
나도 그 속에서
작은 그림이 되어
주님의 미소가 될 수 있다면
주님의 눈물을 닦을 수 있다면
이곳 저곳에
주님의 손길이 보인다
모습도 없고
소리도 없지만
남겨진 눈물과
사랑의 흔적이
가는 곳 마다
가득하다
깊은 밤
주님의 음성
함께 일하자 !
나이가 없으신 하나님
영원 속에 계신 하나님
주님의 뜻과
주신 사명이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