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새삼스리(7)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이곳은 내가 찾아온 곳이다

산이 높아서가 아니다
들이 넓어서가 아니다

기름진 땅이 아니고
아름다운 꽃과 맑은 새소리가 없을지라도
이곳은 그분과 동행한 행복한 곳

비바람이 불고 천둥번개가 쳐와도
이곳은 못박힌 손으로 가르켜 주신
함께 걸어온 거룩한 땅이어니와

어떤 기다림

나무를 심지 않은 사람은
기다릴 것이 없다
꽃도 볼 수 없고 열매도 없으며
꽃을 사랑하는 벌나비와
열매를 즐기는 새들과 다람쥐도 볼 수 없다

나무를 심었는데
꽃이 피지 않으랴
꽃이 피었는데
열매가 없으랴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폭풍우를 지나고 나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탐스러운 열매가 가득하리니

지금 나무를 심는 사람은
늦은 봄처럼 살아가면서
다른 여름과 가을을 기다려
또 하나 새로운 열매를 기다려야 하려니와

아침에(2)

이른 아침
우거진 녹음이 기도원 창문을 기웃거릴 때
가만히 그의 모습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때 이른 낙엽이 섞이었다
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가을의 먼발치에서
어느새 낙엽이라니

그럴 리가?
내 눈을 의심하며 낙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
그것은 낙엽이 아니었다
막 익기 시작한 나무들의 열매였다
그러면 그렇지....

울울창창 녹색의 나무들은
모두 열매를 맺고 있었다

큰 나무 작은 나무
굵은 나무 가느다란 나무
늙은 나무 젊은 나무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몸에 그 열매를 맺고 있었다

앗불싸
부끄러워라

바라보고 있는 서로의 모습 중에
아직 열매를 준비 못한 것은
단풍인 듯 눈속임하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나의 모습 뿐이 어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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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영 연수원에서
서울엠마오가는길 25기(여)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아침은 주님의 선물이다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 인하여
어두움을 깨달을 수 있다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는 어두움과
빛을 밝히기를 거절하는 불순종은
아침을 맞이할 수가 없다

흑암이 깊은 곳에 빛이 있어
깊음과 흑암을 보게 하리니
주님의 은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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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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