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어떤 기다림

나무를 심지 않은 사람은
기다릴 것이 없다
꽃도 볼 수 없고 열매도 없으며
꽃을 사랑하는 벌나비와
열매를 즐기는 새들과 다람쥐도 볼 수 없다

나무를 심었는데
꽃이 피지 않으랴
꽃이 피었는데
열매가 없으랴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폭풍우를 지나고 나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탐스러운 열매가 가득하리니

지금 나무를 심는 사람은
늦은 봄처럼 살아가면서
다른 여름과 가을을 기다려
또 하나 새로운 열매를 기다려야 하려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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