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바라볼
염치가 없다
사순절이면
더 가까이 닥아오는 십자가
거울이 되어
내 안과 밖을 살피게 한다
평생을 바라본
주님의 십자가
내 안에 머물며
내 눈물이 되어주곤 한다
늙은이도 꿈을 꾼다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며
엉뚱함을 잡아오기도 하고
마음에 장미를 키워
스스로 찔리기도 한다
눈도 귀도 다 어둡지만
세상에 부러워할 것이 없고
노자와 장자, 들뢰즈와 라캉
모두 책 속의 친구들이다
늘 어두운 밤을 맞이하지만
언제나 새벽을 기다리고
하나님을 주인 삼아
미래를 맡겨논 늙은이는
영원한 낙원에서
또 다른 삶을 허락받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