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배추밭

배추를 몽땅 뽑아버린 가을 밭에는
황량함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물주는 사람도, 벌레약 뿌리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내 팽개쳐진 배추고갱이와 떡잎,
곁에 기대어 살다가 남겨진 죽어가는 잡초들 뿐

찬 바람 부는 배추밭에는
추억만 남았습니다

씨앗에서 모종으로
모종에서 커다란 배추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보람과 만족을 주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