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 속같이
온통 지저분한 소식으로 가득한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한바지락의 소낙비처럼
통쾌한 승리의 소식이
퍼져나갔다
단 한 번의 승리였지만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은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자의
유종의 미였다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우리 모두 믿고 있기에
(월드컵축구 독일전 승리)
시원한 아침의 빗소리
답답한 마음을 확 씻어버린다
기도의 제목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이즈음
주님이 미리 알고
정리해주신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다 내게 맡기어라
아, 온 우주의 주인 섭리자는
여호와 한 분 이신 것을
밤도
나의 삶이다
잠과 꿈으로 허비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들이다
빈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자
내게 들려주시는
사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밤을 벧엘삼아
하늘사다리를 찾아보자
언제부터인가
달이 두 개가 되었다
도시의 하늘 공간
높은 꿈들이 머무는 곳에
밝고 큰 달 밑에 붙어 다니는
조금 희미한 닮은 녀석이 있다
달도
꿈이 있는 것일까
달그림자는
나를 따라다니고 있는데
(백내장 초기
노안으로 보는 밤하늘)
밤에도 푸른 숲
나무도 잔듸도 늘 푸르다
빛이 없으면
빛갈을 잃기도 하지만
숲은 언제나
자신을 갈무리하고
숲을 찾는 이에게
푸른 꿈을 찾이주곤 한다
여름 태양도 바쁘다
익혀야 할 열매가 넘치고 있다
씨를 품고 열매가 되어
다른 생명의 양식으로 희생될
하나님의 섭리
아름다운 희생이 넘치고 있기에
태양도 자신을 불태우며
열심을 다하고 있다
아, 아름다운 이 여름
그늘에서 부채질만 할 것인가
한낮의 여름 태양 빛이
설익은 내 삶을 끄실른다
내일의 평안을 위하여
오늘의 수고를 힘들어하는
공동묘지 앞을 지나면서도
살아있음을 감사하지 못하는
땀 흘리며 살아가는 자녀손들에게
박수를 쳐주지 못하는
하늘과 땅에 가득한
주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하는
나
성실한 저 여름 태양은
나를 도와주고 있다
잘 해봐
이제부터라도 잘 해봐
여름 태양의 사랑은
나를 진땀 흘리게 한다
버스가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달리고 있다
약속한 것을 믿기에
버스에 내 몸을 맡기었다
버스는 지금
내 가고픈 곳으로 달리고 있다
그 믿음에
내 몸을 맡기었다
주님의 약속이
버스 기사만도 못하랴
모두 함께 갑시다
저 약속의 땅을 향하여
밝은 태양 아래 살아가려면
그늘을 만드는 큰 구름이 필요하다
작열하는 태양 빛을 식히려면
가끔 댓줄기 소낙비도 필요하다
인간의 삶 속에
희로애락이 없으랴
그래서 늘 기다려지는
아름다운 인생인 것을
1209
깊은 밤
꿈을 열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
주님 곁에 누어
주님께 속삭인다
감사합니다
이 안식을 감사합니다
꿈속에서
주님과 함께
그리고
행복한 미소
비가 온 후에는
밝은 태양이 찾아온다
다시
찌는 듯한 무더위
변덕스러운 마음은
다시 한바탕 소나기를 기다린다
인간의 궁리가
하나님의 섭리에 비하랴
창조주 아버지의
어마어마하게 큰 사랑
저 푸른 하늘바다에
믿음의 낚싯대 하나 걸어놓고
별 하나 낚아
내 꿈 심부름시키면
내 소원 주님 앞에
빨리 전해지려나
멍청하고
바보 같은 소리
주님은 내 곁에서
늘 귀 기울이고 계신 것을
1206
꿈도
더위를 타는지
하늘 높이 날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네
얘야
조금만 견디어봐
밤이 되면
아름다운 별 한 웅큼 따다 줄게
하늘엔 그런 별들이
늘 가득하단다
흐르는 세월 속에
작은 쉼표를 찍고
두리번두리번
내가 있는 곳을 가늠해본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다가 보이는 여울에서
새삼스리 그 길을 생각해본다
한밤의 십자가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저 등대
1204
빛을 보았는가
그것은 오늘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이다
빛은 내게 묻는다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릴 것이다
찬송하고 기도하며
기다릴 것이다
내 심령에 계시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하여 그 빛과 함께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시원하다
무더웠던 하루
슬쩍
숨어버린 뜨거움
아직 서늘한
봄의 모습이
공원 벤치가 있는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다
모른 척 봄의 향기를 맡아보고
그냥 가로등을 따라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