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가을
아직 단풍이 한창인데
슬쩍
단풍 속으로 사라진 친구
법을 공부하고도
철학을 좋아한 친구
슬그머니
가을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누구에게도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고등학교 동창 소천 165/496)
잠들이 많아서일까
꿈들의 모양도 다양하고 화려하네
그 꿈들을 이루어가려니
이렇게 시끄럽구나
꿈이 없는 사람과
꿈이 많은 사람이
뒤섞여 살고 있으니
아,
삶의 이정표가
참 복잡하게 생겼네
새벽 모기
새벽 잠을 깨운다
기특한 녀석
새벽 기도하라고
모두 잠 못 이루고
기도하고 있는데
그렇게
태평할 수 있느냐고
이녀석아
네가 예수님을 알아?
이 풍랑이는 배에는
주님이 타고 계셔
2019.10.26.
부지런한 새벽모기
손목을 물고 따끔거린다
그만 일어나
기도하라고
이녀석아
너도 늙어봐
간단한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다
삶에는
청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허둥허둥
노인의 걸음걸이도 있다
2019.10.25.
할 일이 많은 사람은
새벽을 기다리고
할 일이 없는 사람은
밤을 기다린다
부지런한 사람은
떠오르는 태양이 즐겁고
게으른 사람은
어둑어둑 땅거미를 기다린다
2019.10.25.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고난이라고 한다
견디기 힘든 아픔을
고통이라고 한다
우리의 고난과 고통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아직 십자가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은 없었다
쏟아지는 밝은 햇빛
검은 구름을 뚫고 내려와
자칫 어두워지려는 세상을
밝혀주고 있다
구름이야
제 할 일을 하는 게지만
세상은
어두움을 싫어한다
햇님이 할 일을 다하고
서산으로 넘어갈 때
온 세상은 새벽을 기다리며
모두 꿈나라로 빠져든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 있어
주님을 바라보았더니
어두운 마음 속에
빛으로 말씀하신다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아, 그 말씀 속에
모든 답이 있었다
나의 모든 꿈은
주님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것을
주님 안에서
무슨 걱정과 근심이 있으랴
2019.10.14.
1390
아직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해방 후에 만나
6.25까지 함께 공부한 친구들
6.25 피난 중
함께 지내던 친구들
아직 전쟁 중이던 시절
피난 길에서 돌아와
함께 공부한 친구들
그리고 예배당에 모여
영원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친구들
친구들을 생각하면
늘 행복한 마음에 빠져들게 된다
삼청공원의 계곡에서
함께 가재를 잡던 아이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2019.10.12.
내가 태어날 때
주님이 곁에 계셨다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주님이 곁에 계셨다
내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을 때
주님은 내 곁에 계셨다
내가 하늘 향해 울부짖을 때
주님은 내 안에서 말씀하셨다
사랑한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아, 그 주님은
사랑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
오늘은 늘
빛으로 시작된다
최초의 피조물 그 빛은
주님의 선물을 보여준다
주님이 주신
아름다운 이 세상을
우리가
망가트리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 아름다움을 간직할
주님이 계신 에덴동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