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크리스마스의 신앙



흰눈이 덮여있는 대지 위에
싸늘한 바람이 불어
모두 웅숭그리고 있을 때

아침 태양은
여전히 힘차게 떠올라
세상을 밝혀주고 있었다

겨우내
찬 바람이 불 것이다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믿고 있다

지내노라면
봄이 올 것이고
꽃이 필 것이고
또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것을


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겨울의 찬 바람

이 땅 어딘가에 뜨거움이 있어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옥의 불같은 뜨거움에
모든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곳으로....

손 시려 발 시려 귀가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언 발 동동 굴려가면서도 인내하고 있는 것은

주님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음이라

언젠가
얼음날씨에 우리가 힘들어할 때에
그들도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고 싶어 하리니…



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검은 하늘의 선물

검은 하늘이 나를 덮을 때면
한 계단 위에 있는 태양을 생각해본다

다가온 하늘이 눈물을 흩날릴 때면
마음에 줏어담아 그 의미를 맛본다

하늘의 씨앗들이 겨울 산과 들을 뒤덮고
땅 속 깊이 스며들어 가고 있을 때

난 그들을 붙들고
강제로 이야기를 시켜보곤 한다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천국에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내가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들

떠날 때
나를 배웅하던 사람들
나를 마중할 수 있으려는지

그곳
양심의 문을 지날 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울아버지 그곳으로 길 떠나실 때
울어머니 그곳으로 길 떠나실 때
찬송 불러드리지 못한 못난이

그래도
믿음으로
주님의 얼굴 바라보고 있노라면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새벽 가을비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빗방울에 묻어 있는 하늘의 이야기에는
기쁘고 하름다운 향기가 숨어 있다

장난꾸러기들의 몹쓸 휘파람소리와
개구장이들의 짓궂은 몸짓으로
삼라만상이 몸살을 앓고 있어도

하늘에서 내리는 새벽 영롱함 속에는
인자한 그분의 미소가 있다

2012년 10월 17일 수요일

깊어가는 가을처럼

깊어가는 가을처럼
내 믿음도 그렇게 되었으면

익어가는 배추 속처럼
내 믿음도 영글었으면

살구나무 밑에 코스모스처럼
내 믿음도 아름다웠으면

텃밭 한 모퉁이에 서있는 들깨처럼
내 믿음도 향기가 있었으면

아, 가을처럼
내 믿음도 깊어질 수 있었으면

2012년 9월 7일 금요일

9월의 밤하늘과 땅

달빛이 없는데도
배추 밭 고랑과 이랑이 보인다

별빛이 없는데도
푸릇푸릇 하늘을 향하고 있는 
어린 배추들

아직 가냘픈 몸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견디지 못하여
숫하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슬픈 것일까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곧 눈물을 쏟아놓을 것 같으니

2012년 9월 3일 월요일

새 날을 기다리는 새벽

새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만물이 그림자처럼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직
색갈이 없습니다

태양이 온누리를 비칠 때 즈음이면
만물이 자신의 색갈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

아직은
온 세상이 
자신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습니다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그 길

길을 갈 땐 외로운 길
쓰러졌을 땐 위로받는 길

다시 걸음을 옮길 땐
박수 받는 길

그 길 끝에서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길

2012년 7월 1일 일요일

빗소리에 숨겨진 이야기

빗소리에 숨겨진 그분의 이야기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니

후두둑 후두둑 쏴쏴
뽕 뽕 뽈락 뽈락

내가 일 할 기회도 주렴
나의 일도 너의 일보다 더 급하기만 한 것을

눈을 감고 
하늘에 귀를 기울여 보니

두려워 말아라, 겁내지 말아라
내가 행하리라, 내가 행하리라

2012년 6월 5일 화요일

하얀 붓으로 만드는 꿈

파아란 마음에 하얀 붓으로
꿈을 만들어 보세요

시내가 흐르고 새들의 우짖는 소리가
가슴 한가득 차오르겠지요

구름을 한조각 띄워보세요
작은 그늘
그리고 시원한 비와 바람

하얀 붓이 만드는 꿈을
한번 따라가 보세요

2012년 5월 9일 수요일

에덴동산의 주민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이 핍니다
사철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기 때문입이다

때론
찬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나리기도 하지만

어디엔가
향기가 숨겨저 있고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계절을 봄처럼 사는 사람들은
아마
에덴동산의 주민들일 것이어니

2012년 5월 3일 목요일

늦은 봄 깊은 밤

고요한 밤
근심걱정 서랍에 넣어두고
꽃잎이 피고 지는 아리따움을 들어본다

꽃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잠자던 씨앗들이 흙을 들치고 나와
머리를 내어민다

두리번두리번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고요한 밤 
늦은 봄 깊은 밤

씨앗들의 지껄이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2012년 5월 2일 수요일

봄에도 밤은 있네

어두움이 찾아오면 가까워지는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처럼

삶 속에 어두움이 있음은
그분의 사랑때문이리라

눈물흘리던 사람이 너털웃음을 웃고
고개를 떨구던 사람이 아침태양을 기뻐하느니

아 밤과 어두움은
차라리
그분의 품속과 같아서...

2012.4.24.

안개 자욱한 새벽

안개 자욱한 새벽
뜨락의 나무들은 더 정답고 가깝다.

이미 한뼘을 웃자라버린 잡초들보다
그 생명력이 마치 문열이같아 보여도

한 여름 
포도송이와 도마도가 가지를 늘어뜨릴 때 즈음이면
온 세상은 숲으로 둘러싸인 나무들의 나라인 것을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생명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것 이어니와

2012.4.23.

비가 내리다

비가 내리다 눈물이 되어
내 마음에 스며든 것은
길 잃은 소원 때문이리라.

눈을 감고 기다리노라면
어느 새
파랑새 되리.

2012.4.21.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욥이 사는 이웃

욥이 사는 이웃 채소밭에
미세한 외침이 있어
실눈을 뜨고 가까이 내려가

이제 막
땅을 헤집고 솟아오르고 있는 
보일락 말락 먼지 같은 생명에게

얘들아 안녕
눈으로 사랑을 보내었더니

그 작은 잎술로 춤을 추면서
성큼 내게로 다가오더니만
.
 
하나님의 말씀을 귀띔하기를
사랑해요 그분도 나도.....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나를 싫어하는 나의 마음

봄 아지랑이 속에
홀연 숨어버리려는 나의 마음을
멱살 잡아 으르고 달래며
간신히 제 자리에 갈무리하였다.

싫어 싫어
투정하는 그 녀석을 쓰다듬으며
소매를 붙들어두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조금만 더

내가 싫어 나를 버리려는
나의 마음을 달래며
믿음으로
나의 안에 붙들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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