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겨울 시금치

겨울 시금치의 인내를 시험하는 듯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눈이 내리네

쌓인 눈이 녹으면
여전히 싱싱한 겨울 시금치

함께 살던 씨앗들도 벌레들도
모두 겨울잠 들었는데

시금치
그 푸르름을 잃지 않고
하늘 향하여 두 팔 벌리고 있네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하얀 눈의 생애

따스한 눈물 떨어지다
왜 하얀 눈이 되었을까

그 맑은 물방울 내려오다
왜 훨훨 날아가고 있을까

바람 때문일까
차가운 마음들 때문일까

두팔 벌려 반겨준 대지의 품에서
조용히 그 한을 풀고

녹아
깊이깊이 그 흔적을 숨기고 싶어라

2010년 12월 12일 일요일

성도들의 눈물

누구의 눈물일까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저 물방울들

가슴을 적시고 탄식과 후회를 적신 후
천국 가는 대접에 올라타 본다
혹 하나님을 뵈올 수 있으려는지

믿음으로 그 방울들 소원에 줏어담아
새벽기도 노인의 머리에 올려놓아 본다
혹 하나님을 뵈올 수 있으려는지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이제는 강물이 되어 온 마음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십자가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뭇 성도들의 눈물이여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주님이 계신 곳, 말씀해 주신 것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 메마른 날에도
주님은 그곳에 계셨다
비바람 눈보라치는 한 겨울 궂은 날에도
주님은 그곳에 계셨다

파아란 하늘로, 까아만 하늘로,
때론 붉은 하늘로 계시하시는 주님

주님은 늘
우리 안에서 말씀하고 계셨다

사랑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이천년이 넘도록
주님은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