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31일 화요일

공원 호숫가에서

봄의 끝머리 밤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무더기 구름들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간다


그렇다

구름은 탈 수 없어도

비행기는 탈 수가 있다


나의 남은 꿈을

저 구름에 담지말고


작은 

비행기에 담자


주님의 보좌 앞까지 가는

쪼끄만 믿음의 비행기에


1736

2022년 5월 29일 일요일

오늘과 내일 그리고 미래

삶이 있어

석양을 바라본다


내일이 있기에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과 내일이

미래를 만들겠지


그러나 

늘 기다리고 있다


더 아름다운 

더 멋있고 더 행복한


아름다운 날들을

꿈이 있는 날들을


1735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밤바람

늦은 봄 밤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아직

봄을 붙들고 싶겠지


바람이 분다고

행여 봄이 더 머물까


여름이 저만치서

짓쳐 들어오고 있는데


봄도 사명을 다했으니

이제 좀 쉬어야겠지


긴 겨울잠을 깨우고

푸른 들에 꽃을 피우는 일이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1734

거울 앞에서

주님 앞에

뻔뻔스런 죄인이 되어


지은 죄 또 짓고

또 회개하고


이제

종착역이 보이고 있는데


지은 죄 또 짓고

다시 회개하고 있었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은 죄 또 짓고

다시 회개하는


아주 뻔뻔스러운

죄인이 되었네


거울에 보이는 녀석

귀뺨을 하나 먹일까


끝 없이 흘러가던 세월

그 끝이 보이려하는데


거울에 있는

저 고약한 녀석을


1733

석양

삶이 있어

석양을 바라본다


내일이 있기에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과 내일이

미래를 만들겠지


그러나 

늘 기다리고 있다


더 아름다운 

더 멋있고 더 행복한


아름다운 날들을

꿈이 있는 날들을


1732

2022년 5월 21일 토요일

꿈같은 삶

밤을 기다려
꿈속으로 여행하랴

삶의 내용이 
모두 꿈같은 일 뿐인데

산과 들이 아름답고
삶의 언저리에는 꽃이 피었다

밤을 기다려
꿈속을 찾아갈까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봄인데

1731

작은 숲의 속삭임

아직 봄이야

여름이 들여다보고 있어


그래도

아직 봄이야


여름은 

아름다울까


네가 아름다우면

여름은 아름다운거야


너와 나의 모습이

공원 숲속의 모습이니까


<보라매공원에서>


1730

작은 숲의 이야기

공원 작은 숲엔

바람이 불고 있다


흔들흔들 봄바람을 즐기며

석양을 바라보는 나무들


모두 빙그레 웃음을 띠고

희희낙락 즐겁다


봄의 끝머리

태양이 달구어지기 전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박수를 보낸다


수고했어

행복했어


내일

또 만나


1729

2022년 5월 18일 수요일

한강

지하철에 몸을 싣고
한강 위를 달린다

벅차게 흘러가고 있는
대견스런 강물을 보며

문뜩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결같지 않은
내 삶과 비교하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 저 강물에게 배우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1728

늦은 봄 하늘

늦은 봄
깊고 푸른 하늘

봄 마음들이
저 하늘 닮았으면

꽃과 향기에 취하랴
밝은 햇빛도 있는데

산들산들 봄바람이
여름과 시샘할까

뜨거운 여름이 오면
푸른 바다에게 부탁해야지

철석 철석
넘실대는 푸른 파도에게

몸과 마음을
그리고 온갖 삶의 찌꺼기들을

씻어달라고

1727

봄의 끝머리

봄바람이 펄럭이며
여름을 재촉한다

아직  일러요
천천히 오세요

봄의 끝머리야
빨리 구경하고 다녀

새파란 하늘 저 멀리
여름의 행차가 보인다

이글이글
불타는 정열을 가득 실은

1726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십자가

십자가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뻔뻔스럽게

복을 구하곤 한다


십자가의 의미를

다 깨닫지도 못하고

십자가를 품고

한몸처럼 살아간다


아,

그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나의 몸도 마음도 정신도

죽어야 하는 것인데


1725

2022년 5월 12일 목요일

숲에서

숲은

늘 조용하다


무성한 나뭇잎들이

줄기 위에 솟구쳐올라


태양을 향하여

손짓을 한다


나 여기 있어요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나뭇잎 사이를 지나는

바람들이 없었으면


숲은 

잠들은 줄 알았을 터인데


숲 속에서

까치 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겠지


숲속 나무들이

빙그레 웃고 있다


그게 바로

당신이에요


모두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아, 그래서 숲은

멀리서부터 흔들거리고 있었구나


<보라매공원 산책길에서>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