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7일 월요일

안개는 허상이다

안개는 허상이다
태양이 비치면 모두 사라지고 마는

얼핏
모든 것을 감싸고 숨기는 것 같아도
밝은 태양이 동산에 떠오르면
이내 푸른 하늘을 열어주며
스러지고 만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 같은 안개

그건 어두움이 아니다
태양이 뜨면 사라질 안개일 뿐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하늘부터
안개는 걷히고
푸른 하늘이 우리를 향하여 달려올 것이다

2010년 9월 24일 금요일

추석에 있었던 일

기도하는 손 위에
가을 하늘이 내려와

따스한 마음으로 잡아주며
깊은 곳에 속삭여준다

사랑하는 자들아
가을을 주마

가을 열매를 가꾸며
온갖 풍상을 잊어보렴

가을 하늘 파랑새 되어
내 마음 가득히
푸른 하늘을 심어주고 있다

2010년 9월 23일 목요일

가을이 선듯 뜨락에 다달았다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가을 호수가에서

가을 호수에 마음이 있어
아침 안개 속삭임에 잠을 깬다

희미한 불빛
아침 태양인가 다람쥐의 눈동자인가

산책 나온 길손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호수 얼굴에 미소를 그려본다

가을 낙엽 위에 마음의 소원 적어놓고
호수 미풍으로 주님 전 상서

2010년 9월 14일 화요일

가을 노인

색 바랜 가을 옷 입고
봄 꿈을 꾸려는지
백발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한참 휜 가을 옷 위에는
꿈이 한 봇다리

깨닫고 보니

어두운 밤이 있어 아침을 기다리듯이
궂은 날이 있기에 밝은 하늘을 기다린다

슬픈 날이 있어 기쁜 날을 기다리듯이
고단함이 있기에 평안함을 기다린다

하와이의 푸른 바다
방문객에겐 천국과 같아보여도
그곳에 사는 이에겐 지루함일 뿐이다

삶의 피곤함은 천로역정의 징검다리
삶의 고단함은 천국 가는 달음질 때문 이어니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병들어 죽어가는 화려한 고추 옆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봄 내 여름 내
온갖 정성을 다하였건만
허무하게 죽어가는 빠알간 고추들

농부는 한 숨을 쉬며
듬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잡초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 차라리 잡초가 되리
폭염과 태풍 속에서도 우뚝 서있는
밭두렁의 잡초가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