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몸을 싣고
한강 위를 달린다
벅차게 흘러가고 있는
대견스런 강물을 보며
문뜩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결같지 않은
내 삶과 비교하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 저 강물에게 배우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1728
늦은 봄
깊고 푸른 하늘
봄 마음들이
저 하늘 닮았으면
꽃과 향기에 취하랴
밝은 햇빛도 있는데
산들산들 봄바람이
여름과 시샘할까
뜨거운 여름이 오면
푸른 바다에게 부탁해야지
철석 철석
넘실대는 푸른 파도에게
몸과 마음을
그리고 온갖 삶의 찌꺼기들을
싹
씻어달라고
1727
봄바람이 펄럭이며
여름을 재촉한다
아직 일러요
천천히 오세요
봄의 끝머리야
빨리 구경하고 다녀
새파란 하늘 저 멀리
여름의 행차가 보인다
이글이글
불타는 정열을 가득 실은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