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8일 수요일

한강

지하철에 몸을 싣고
한강 위를 달린다

벅차게 흘러가고 있는
대견스런 강물을 보며

문뜩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결같지 않은
내 삶과 비교하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 저 강물에게 배우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1728

늦은 봄 하늘

늦은 봄
깊고 푸른 하늘

봄 마음들이
저 하늘 닮았으면

꽃과 향기에 취하랴
밝은 햇빛도 있는데

산들산들 봄바람이
여름과 시샘할까

뜨거운 여름이 오면
푸른 바다에게 부탁해야지

철석 철석
넘실대는 푸른 파도에게

몸과 마음을
그리고 온갖 삶의 찌꺼기들을

씻어달라고

1727

봄의 끝머리

봄바람이 펄럭이며
여름을 재촉한다

아직  일러요
천천히 오세요

봄의 끝머리야
빨리 구경하고 다녀

새파란 하늘 저 멀리
여름의 행차가 보인다

이글이글
불타는 정열을 가득 실은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