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2일 월요일

숲속의 묵상기도

스치로볼이 깔려있는 숲속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 두 개가
주님의 눈동자 같아

염치 없이 그곳을 향하여
여쭈어 보았습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요

이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
생명은 무엇인가요

주님의 숨결이 떠나면
흙만 남는 사람

아 그렇군요
주님의 숨결이 바로 생명이군요

주님의 숨결이
이 흙덩어리를 움직여 가시는군요

주님의 숨결
인간의 생명의 본질

아 그렇군요
인간의 생명은 주님의 것이군요

주님에게서 나온
주님의 것이군요
............................................................
*두 권사님과 함께 영락기도원에서

2008.5.25.

감추어둔 주머니

마음속에 감추어 둔 주머니가 있다
보석 같은 내 미래를 갈무리하여
끈으로 잘 점매 둔 주머니가 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내 마음 이 구석 저 구석에
많이 숨겨 놓았다

언젠가 한 개를 열어 보았더니
밝고 환한 나의 웃음이
꾸역꾸역 쏟아졌다

가끔 다른 주머니가 궁금할 때면
그때의 그 웃음보따리를 생각하며
아껴 숨겨두고 있다

2008.5.21.

생명에 대하여

생명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을
울긋불긋 금은 보석으로 장식하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오묘한 것을
이리저리 주물럭대며 변화를 주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고귀한 것을
위험한 곳에 높이 올라 뽑내려한다

생명은 그 자체가 진리인 것을
고생고생하며 새로운 진리를 찾고 있다

그냥
기쁘고 즐겁게
웃으면서 살면 행복한 것을

2008.5.19.

묵상

속삭임....

바람소리일까?

고요함 속 평안
그리고 이야기

아니

나의 영혼 깊은 곳에서
그분이 기도하고 있다

울먹이는 소리로

2008.5.13.

바보의 思母曲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
문득
그가 나의 행복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는
만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분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에야
뒤늦게
나의 천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길을 걸어도, 가다가 멈추어 서 있어도

눈 앞에, 머리 속에 어른 거리고 있는
그 분의 모습
.................................................
*어머니 소천 40일째

2008.4.18.

달의 모습

저녁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올랐습니다
석지골 어머니도 저 달을 보실까?

내 마음 속에 계시던 어머니가
안경을 하나 끼워 주십니다
다시 보아라

달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안경을 벗고 보아도
달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
*석지골에는 어머니 산소가 있습니다

2008.3.21.

그곳에서

하늘 향해 손들고 기도하는
망가진 몸과 마음에
눈물로 찾아 오셨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외로운 나그네의
통곡하는 울음 속에
찬양으로 찾아 오셨다

꺼질 듯 숨어버릴 듯
주저하고 있는 희망속에
믿음으로 찾아 오셨다

나의 삶 속 마지막 미끄럼틀에서
기쁨과 용기로 나를 만나 주셨다

아 감사하여라
임마누엘의 은총이여
........................................................................

*itd 95기에서

지난주에는 tresdias에 참가하여
폐암을 수술하고 회복중에 계신 분과
폐암말기 사형선고를 받은 또 다른 한 분과 함께
기도하면서 지내고 왔습니다.

서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날들을 구하기 보다
남아있는 세월을 더 보람있게 쓰기위하여 간구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행복 속에 살면서도
그 행복을 모르고 다른 행복을 구하고 있지요
오늘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내일의 다른 행복을 알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 나와 동행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

2008.3.1.

이른 봄을 생각하다

씨앗을 뚫고 생명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있다
죽은 척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뒤척이고 있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낸 나무위의 새들이 알을 품기 시작했다

산이 움직인다
들이 움직인다
강과 바다가 움직인다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새롭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다

이제 곧 꽃이 필터이지
나비가 춤을 추고
다람쥐와 도마뱀들이 제 세상인 양 뛰놀 것이다


봄은 보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그 곳에서 새로움을 만끽하여야 한다

그리고
떠들석한 봄의 움직임 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2008.2.23.

거룩한 떡

고난은 그분의 인색함 때문이 아니다
아직 거룩한 떡을 차지할 준비가 없기 때문이다

땅에는 수 많은 아히멜렉이
주님의 용사들을 기다리고  있건만

몸과 마음과 말과 행동이
거룩하지 못하기 때문이어니

어찌 거룩한 눈이 있어
주님이 베푸신 에덴동산을 알아볼 수 있을까
...........................................................
*사무엘상 21장

2008.2.17.

하늘나라의 종소리

종소리를 들어 보련다
하늘나라에서 들려오는 그 아름다운 멜로디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모두 거두어
큰 보따리에 싸서 질머지고는
힘겹게 힘겹게 도착한 그곳에서 모두 풀어놓고
옛 이야기삼아 그분 앞에 아뢰이는 성도들의 모습이여

아 종소리가 들려온다
향기로운 봄의 향기처럼 조용히 다가와 내 영혼을 쓰다듬는다
먼 듯 아주 가까운 하늘나라의 소리
...................................................................................
*2월 10일 저녁부터 일영연수원에서 시작되는
  서울엠마오가는길 20기(남자)를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Spiritual Director - 이선균 목사님(아현중앙교회)
  Lay Director - 차형윤 권사님(이웃사랑교회)


2008.2.9.

거룩한 백성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분들을 알아봅니다
거룩한 눈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이야기를 합니다
거룩한 입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백성들은 거룩한 생각을 합니다
거룩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눈과 거룩한 입과 거룩한 마음이 있은 것은
그 몸과 마음 속에
하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거룩한 백성들을 통하여 그 뜻을 이루십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천국을 건설하시기 위하여


2008.2.7.

겨울나무와 대화

힘차게 솟아오른 針葉樹(침엽수)
寒波(한파) 속에서도 늠름하다
화려하지 못한 잎사귀와
아름답지 못한 열매 때문에
눈물흘리더니

나무 아래 險路(험로)에는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은근하다
사그락 사그락

누구일까

푸른 하늘을 보려다가 발견한
힘찬 생명의 모습에 홀려
산에 오르고 있는 크세노파네스

그는 나무에게 말을 건다
하나님이 머리 위에 계시던가?

나무는 대답한다
아니요
하나님은 당신 곁에 계십니다

산에는 나무가 있어서 아름답다
나무는 언제나 푸르름이 있어서 즐겁다

산에는
봄과 여름과
그리고
가을과 겨울이 있어서 행복하다
...............................................
*크세노파네스 :
고대 그리스의 방랑시인 철학자.
당시의 사상과 종교와 윤리를 비판.

*2008.1.27.~30 일영연수원에서
서울엠마오가는길 19기가 있었습니다.


2008.2.2.

거룩한 발자취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
잔잔한 호수와 풍랑이는 바닷가
이곳 저곳에 선명한 성자들의 흔적

꿈과 미래를 섞어 눈물을 만들고
삶과 죽음을 버무려 말씀을 엮어내는
나실인들의 거룩한 모습

그건 다
주님의 핏방울 이어라

사랑한다 나의 종들아
그 말씀 하나에 다시 평안을 얻고
양들의 머리에 사랑을 전하는 거룩함이여
..............................................................
*존경하는 감리교회의 목사님들을 생각하면서


2008.1.20.

萬年의 계획

萬年의 계획을 세우리라
세월을 모두 잃어버린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옮기우기 전에
萬年과 그 후의 삶을 꿈꾸어 가리라

끝이 안보이는 넓은 땅에서
허리를 굽혀 모종을 시작하리라

콩 심은 곳에서 콩이 나오고
팥 심은 곳에서 팥이 싻트는
아름답고 정직한 땅을 한번 만들어 보리라

흰 구름이 내 발과 몸을 감싸고
그윽한 향기 내 눈과 귀를 이끌 때에
나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며
기쁨의 찬양을 부르리라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큰 진리를 능력으로 삼아서


2008.1.13.

세월의 끝에 서서

소리마다 향기로운 입술이여
듣는 이 마다 평안을 얻네

잔잔한 호수위에 내려앉은 솔잎처럼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꿈의 부스러기들

넓고 넓은 바다와 같은 마음에
닻을 내리다

사랑하려고
사랑하려고

2007.12.31.

주님이 오십니다

울음을 그치고
잠깐 귀를 기울이세요
주님이 오십니다

동구 밖 행길가에
모두 모여
그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주님이 오십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노라면
언듯 그분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사랑하는 내 딸아
주님이 저만치서 지금 오고 계십니다

2006.11.25.

노인의 마음

노인의 마음에는 호수가 있다
바람이 불어도 물결이 일지 않는 잔잔함이 있다
온갖 시험과 파도를 넘고 넘어와
이제는 조용한 머무름이 되려하는

노인의 마음에는 낮은 구름이 있다
높은 하늘이 아닌 낮은 하늘의 구름들이 있다
온갖 광풍과 푹우 속을 뚫고 나와
이제는 작은 근심 속에서 평안함이 되려는

노인의 마음에는 새로 판 우물이 있다
평생동안 틈틈이 나만을 위하여 판 깊은 우물이 있다
평생을 살면서 궁금했던 일들
이제는 스스로 깊은 곳의 샘물이 되어보려는

노인의 호수 저편에는 바다가 있다
노인의 구름 그 위에는 높은 하늘이 있다
노인의 우물 그 근처에는 많은 기다림이 있다

그는 늙지 않았다
그는 변해가고 있을 뿐이다  


2006.10.25.

늙은 아내의 꿈

늙은 아내의 꿈은
아직 자라고 있다

가을에도 싻을 틔우고
겨울에도 무럭무럭 자라
산을 넘고 들을 건너
하늘에도 오른곤 한다

아내의 그 아름다운 꿈
곁에 있는 멍청한 놈 하나가
늘 깨빡치곤한다


200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