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9일 월요일

개나리

어느 시골
작은 개척교회

쥐똥나무 울타리에 섞여 핀
노란 개나리꽃이
퍽 아름다웠다

겨우내 기다리던
봄의 모습 속에는

활짝 핀 개나리가
앞장서서 나오고

온 산을 뒤덮은
울창한 진달래 숲에서도

키가 껑청한 노란 개나리가
돋보이곤 하였다

진달래와 철쭉보다
아니 무궁화보다도


예쁜 꽃이었을까

봄처녀를 만나면
꼭 물어봐야겠다


1148

2018년 1월 26일 금요일

봄처녀에게

춥다
온 세상이 얼어붙었다

모두 힘든 계절
겨울 한복판

봄처녀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

금년에는
좀 빨리 오셔야겠다고

1147

2018년 1월 24일 수요일

하늘 향한 꽃

꽃은
하늘을 향하여 핀다

봄 여름 가을
산과 들에서 피어나고

춥고 어두운
겨울이 오면

봄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꿈속에서 활짝 핀다

꽃과 꿈들의 사랑일까
꿈을 꾸는 이들의 그리움이겠지

과연 그럴까
꿈의 고향 하늘의 사랑 아닐까


1146

2018년 1월 21일 일요일

주일 오후의 회개

십자가 앞에서
나의 복을 구하랴

회개의 눈물과
감사가 있을 뿐이어니

나의 고난을
십자가에 비하랴

삶이
행복이거늘

땀 흘리는 모습
달려가는 모습

그것이 바로
아름다움이거늘


1145

엠마오 가는 길 최권사

기다림일까
그리움일까

모두 웅숭그리고 다니는
아직은 한겨울에

봄의 향기처럼
반가운 전화 목소리

믿음과 삶의 모습도
늘 굵직한, 늙지 않는 이

잊힐뻔한 이름을 대며
안부를 묻는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1144

2018년 1월 18일 목요일

꿈의 날개

꿈이 날개를 접고
횃대에 앉아

곰곰 생각하다가
한 꿈을 꾸었다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꿈을

꿈의 주인은 잊어버린 채
미래를 점령하는 꿈을

1143

2018년 1월 15일 월요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게
오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나의 오늘이 끝날 때

주님의 얼굴을
뵈오면서 살게 되겠지요

아,
나의 이 오늘은

에덴동산을 찾아가는
어느 골목길이려니


1142

아침은

아침은
골목길을 걸어서 찾아온다

행길에서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봤는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깊은 골목 안까지 찾아오고 있다

아침은 늘
반가운 첫 번째 손님으로 찾아온다


1141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자화상

주님이
안 계셨을까

주님을 잊고 있었던
모든 순간에도

나를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신 주님

아,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나의 주님

그 품에 안겨서도
늘 불평하는

바보 같아라
나의 모습이여


1140

로고스 하나님

로고스 하나님
마음에 찾아 오셔서

험한 세상살이를
귀띔해 주실 때마다

십자가의 하나님을 상상하며
그 사랑을 삶속에 받는다

계시
그리고 임재


1139

2018년 1월 11일 목요일

겨울 아침에

동장군의 심술이 험악하여도
아침 햇살은 여전히 찬란하다

하여
움츠러든 등어리 속
겨울 마음도 아름답다

꿈이 없으랴
사랑이 없으랴

미래를 향하여 출항하는
희망의 노래가 당당하다


1138

2018년 1월 10일 수요일

친구

아주
멋있게 늙은 친구

높은 산을
거침없이 오르내리고

친구들과 만날 때는
늘 너털웃음으로 즐겁다

고민이 없으랴
아픔이 없으랴

浩然之氣
塞于天地之間

팔순이 된
그 노인은

하늘과 땅을 품고
멋있게 살고 있다

매년

대청봉에도 오르고
천왕봉에도 오르면서


1137

임재

말씀을 나눌 때
뜨거움은

함께 하시는
주님의 모습이어라

행복한 그 시간은
주님의 임재이려니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기쁨이려니

1136

2018년 1월 8일 월요일

노인의 꿈

노인도
꿈을 꾼다

푸른 하늘 아래
파아란 잔디밭을 달리는

꿈속에는
웃는 얼굴들이 가득하다


1135

2018년 1월 6일 토요일

깊은 밤 깊은 마음

깊은 밤
주님 생각

밤이 깊을까
마음이 더 깊을 거야

나를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의 마음이

헤아릴 수도 없고
형언할 길도 없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의 그 마음이

1134

2018년 1월 4일 목요일

높은 곳과 낮은 곳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이는
늘 낮은 곳에서 일한다

높은 이상과 삶의 보람이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하여

높은 곳에 사는 이는
늘 외로움 속에 있지만

낮은 곳에 사는 이는
이웃들 속에서 행복하다


1133

2018년 1월 1일 월요일

새로운 해

새로운 해가
웅장하게 떠올랐다

해를 보며
그런 희망을 궁리해 본다

언제나
같은 해가 떠오르지만

희망은
늘 버거운 것이었다

그래도 궁리할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한 삶의 모습이다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