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8일 금요일

가을을 맞이하며

귀뚜라미 소리가 그리워지는 계절
기다려도 기다려도 들려오지 않는 그 소리여
목이 쉬도록 애타게 울고 있던 너

푸른 색이 힘을 잃고 땅에 내려올 때 즈음
봄 여름 추억을 담은 너의 편지들이
길가에 가득 떨어져 내리려니와

봄을 붙들었어야 하나
여름을 붙들었어야 하나
언제나 아쉬움 속에 늘 허기진 마음아

가을 이야기

꽃이 떨어진 자리에 맺힌 응어리들
가을 솔바람에 영글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벌과 나비에 대하여
여름 소나기에 대하여, 땡볕에 대하여

그 긴 시간동안
어떻게 견디고 있었을까

그래도 말하고 싶은 건
그리움 때문일까

9월의 십자가

찌는 듯한 무더위
흐린 날씨와 소낙비가 더위를 감해 주었어도
유난히 더웠던 여름

아직 그 열기가 죽지 않은 가을의 초입에서
새삼 뾰죽당 꼭대기의 십자가를 생각해본다

여름 밤
대한민국의 밤거리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십자가
주님의 피를 닮은 수많은 붉은 색의 십자가들

문득 내 앞에 서있는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마음의 문을 열어본다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있을까
지나간 세월 속에 그냥 아쉬움만 남았을까

기다리다 지친
주님의 눈물만 가득하지는 않을까

찬 바람에 만물들이 문단속 하기 시작하면
조용히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나아가
귀 기울여 주님의 음성을 들어보아야 겠다

2009년 9월 2일 수요일

구월의 하늘

시원하게 탁트인 새파란 저 하늘이여
음침하던 어젯 일이 거짓말 같구나

누가 내려 오시는가
빛으로 연결되어진 하늘과 땅아

너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너의 음성이 그렇게 향기로운지

그 빛이 속삭이고 있다
산에게, 들에게, 나무에게, 새들에게

계곡에 흐르는 시냇물과
그리고
억만년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저 강물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