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沐浴齋戒 五體投地

沐浴齋戒하고 五體投地 기도하여도
쓰레기더미에서 통애자복하는 것만 못하다

믿음이 없이 겉 몸과 겉 마음을 씻고
믿음이 없이 온 몸을 던져 기도하는 것이

우리를 위하여 피를 흘리고 돌아가신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은 십자가를 등지고
온 몸과 마음을 벌려
하늘에서 금가루와 보물이 쏟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앗불싸
일곱번째 대접을 쏟으려는 천사의 고함소리
온 하늘과 땅에 가득 울려퍼지고 있는데

온 세상은 여전히
沐浴齋戒하고 五體投地하면서
하늘의 금과 보물을 기다리고 있사오니


십자가의 도는 내가 죽는 것인데


부활과 영생은 내가 죽어야 얻는 것인데

나의 선한 목자

나의 선한 목자
죽음의 골짜기에도 동행하시네
깊고 어두운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나를
나의 선한 목자
다시 붙들어 세워주시네

나의 선한 목자
죽음의 강을 함께 건너주시네
광풍폭우로 떠내려가려는 나를 위해
나의 선한 목자
강물을 꾸짖어 잔잔케 해주시네

아 나의 선한 목자
나의 갈길을 인도해 주시네
가시덤불 돌작밭 길에서 멈츳거리는 나에게
나의 선한 목자
십자가를 보여주시며 힘을 내라고 하시네

하늘이 있는 곳

땅 위에도 하늘이 있고
땅 아래에도 하늘이 있다

사람들은 힘들여 하늘을 쳐다보는데
수양버들은 애써 하늘을 내려다보려한다

아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하늘은 위에도 아래에도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그리고
나의 밖에도
나의 안에도 있음을

잉어가 있는 연못

경회루 연못에 검은 잉어 한마리
칭칭 늘어진 수양버들 아래로 흔적을 남긴다
자칫 잃을 뻔 한 그의 발자취

잔잔한 물위에 둥근 파문이
그의 깊은 숨소리를 전해주고 있다
무엇이 기쁜 것일까

연못 한복판 깊은 곳에는
밝고 환한 생명의 태양이 잠들어 있다

연못 가를 기웃거리는
더위 먹은 여름 나무 그림자

移葬과 合葬

아버지의 幽宅을 옮기던 날
물먹은 어둔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꿈이었을까
아버님의 骨粉이 어머님 곁에 도착할 때
반짝 개였던 하늘

두분의 만남이 이뤄지고
盛土가 끝날 때 즈음
하늘엔 드디어 눈물방울이 떨어지다

이제 다시는 헤어짐 없이
70여년 전 만남 그대로
영원히 살아가시리

주님과 함께
영원한 그곳에서

소낙비와의 사귐

소낙비 내 몸과 마음을 적시네
우산을 받쳐 든 손 아래로
바람 불듯 날아오곤 하네

애써 외면해보려는 소낙비
억척같이 따라다니며
옷소매를 붙들고 있네

바람 불지 않는 날에도
언제나
나를 가르쳐 주는 소낙비

밤에도 낮에도
나를 흠뻑 적셔놓곤 하는
소낙비의 갸륵한 그 정성

종탑의 알림종

종탑에서 숨죽이고 있던 교회의 알림종
다시 우렁차게 울려퍼지고 있다

뎅그렁 뎅 뎅그렁 뎅
우리의 심령을 흔들고 있다

교회의 유리창들이 노래를 한다
교회의 의자들이 기도를 한다

덜커덩 덜커덩
삐그덕 빼그덕

종탑 안에서 숨죽이고 있던 알림종
이제는 털고 일어나 소리지르고 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