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일 금요일

숲속의 주인

달구어진 태양빛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늦은 봄 숲 속 깊은 곳에는
방문객들을 감시하는 버스럭거림이 있습니다

봄내 소원을 다 털어놓지 못한
목 쉰 기도의 눈물로 가득찬 옥합 속에는
함께 울어주던 가랑잎이 둥둥 떠 있고

산삼과 산더덕과 봉황삼과 칡넝쿨
얼기설기 정다운 정결한 그 곳에는
작년 가을 낙엽들이 떨어져 숲의 먹이가 되어 있습니다


푸른 숲속의 주인은
나무에 달려 있는 푸른 잎이 아닙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
숲에게 푸르름을 주고 조용히 잠들은
얼핏 죽은 것 같은 수많은 낙엽들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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