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4일 토요일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잡초는 병들지 않는다
병들어 죽어가는 화려한 고추 옆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봄 내 여름 내
온갖 정성을 다하였건만
허무하게 죽어가는 빠알간 고추들

농부는 한 숨을 쉬며
듬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잡초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 차라리 잡초가 되리
폭염과 태풍 속에서도 우뚝 서있는
밭두렁의 잡초가 되리

2010년 8월 15일 일요일

철야기도

마을 뒷산 밤나무 숲에서
시원한 바람 한 움큼 집어다
덥고 눅진 밤 잠 못 이루는 마음에
불어줄까봐

땀 흘려 눈물범벅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이들
한마디 말씀 들으려
모두 당나귀를 닮아가고

뜨거운 태양보다 밝은 태양을 기다려
어두운 바늘귀를
어찌어찌 지나고픈 욕망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오늘은
바로 나의 삶의 모습입니다

내가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이
오늘 내가 가야 할 길이고
내가 걸어가는 그 길이
나의 인생길입니다

오늘을 겁내지 마세요
어제도 살아왔잖아요

힘찬 오늘의 발걸음이
내일의 삶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20일 화요일

어지러운 세상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서 살아간다

하늘에는 삼층천, 칠층천이 있고
땅에는 세상 끝이 있었다

아 그러나
하늘은 높이의 끝이 없고
둥근 땅도 하늘 속에 떠있는 한 별인 것을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소원대로 내 별이 있을 것인가

하늘 속의 이 작은 별에서
큰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 있고

하늘도 모르고, 땅도 모르고
고집스레 내 땅에 말뚝 박고 사는 이들도 있으려니와

2010년 7월 11일 일요일

삶의 터밭에서

터밭의 도마도 나무가
주렁주렁 사랑의 열매를 익히고 있다

터밭의 가지 나무가
탐스런 가지를 기르고 있다

창문 앞 뜨락의 신도 복숭아
힘에 겹도록 열매를 품어 고개 숙이고

아 그런데

내게는 없다
그들에게 나누어줄 사랑이 없다
열매를 거두어 들일 손만 있을 뿐

하늘을 보고

하늘에
구름이 가득한 것이 아닙니다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에
며칠 동안 생명의 물을 내려주고는
더운 열기를 식혀주고 있습니다

하늘에 누가 있어
이런 고마움을 베풀어 주실까
인간과
온갖 삼라만상이 다 기뻐하는 이 일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 몸과 마음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계심을

잡초의 결심

채소처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아도
뽑혀 내쫓길 때까지는 즐겁게 살아가리라

채소처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도
가뭄에도 갈한 목 참으며 견뎌내리라

아무리 힘들여 꽃을 피워도
이내 쫓겨나고 마는 서러운 삶

비록 아름답지는 못하여도
사는 날 동안은 행복을 만끽하리라

밤이 깊으면

  밤이 깊으면 새벽이 찾아온다 적당히 휴식하고 다시 일을 계속하라고 삶은  구경하는 곳이 아니다 그 삶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을 해야된다 그것이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다 20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