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익혀야 할 열매가 없다
꽃잎이 진 자리에
상처 같은 보람
열매가 맺는 것인데
바보가 되어
늘 꽃과 향기에만
취하여 살아왔다
꽃은 열매를 위하여
그 아름다운 꽃잎과
향기가 있는 것인데
2024.06.24.
1962
아직 이른 초여름
때 이른 무더위가
발길을 붙들고 있다
내 발을 붙든다고
여름 더위가
영원하랴
벼 이삭이
머리 숙일 때 즈음이면
무더위 너도 쫓겨나리라
세월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흐르는 것이지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세월은 흐르는 것이지
결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늘그막에야 겨우 알았으니
2024.06.23.
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