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요일

열매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익혀야 할 열매가 없다


꽃잎이 진 자리에

상처 같은 보람

열매가 맺는 것인데


바보가 되어

늘 꽃과 향기에만

취하여 살아왔다 


꽃은 열매를 위하여

그 아름다운 꽃잎과

향기가 있는 것인데


2024.06.24.

1962

초여름

아직 이른 초여름

때 이른 무더위가

발길을 붙들고 있다


내 발을 붙든다고

여름 더위가 

영원하랴


벼 이삭이 

머리 숙일 때 즈음이면

무더위 너도 쫓겨나리라


세월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흐르는 것이지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세월은 흐르는 것이지

결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늘그막에야 겨우 알았으니

2024.06.23.


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