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6일 수요일

햇님의 귀띔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바람이 부는 날에도

햇님은 여전히
나를 찾아와

탁 트인 일망무제
하늘의 광활함을 보여주고
변화무쌍한 인간의 마음처럼
매일 새 옷을 입고 나타나는 땅의 모습을
살짝 귀띔해주곤 한다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가을 흙의 독백

듣는 귀 활짝 열어 하늘가에 내 걸고
숨죽여 낙엽 지는 소리를 가슴에 담았다

생각을 멈추면 현상이 보일까 하여
겨울 잠 준비하는 흙에 누워 흙처럼 기다렸다

매서운 바람 소리
그리고 가랑잎 소리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2009년 10월 31일 토요일

晩秋 隨想

농익은 가을
가슴을 열고 들어와
두리번두리번 가을걷이를 찾는다

고통과 고난과 눈물이 없는 곳에
열매가 있을 리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심술궂게
이곳저곳을 쑤셔보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숲속의 바람소리처럼
한숨소리만 가득한 그 가슴 속에서


슬픈 자가 없으면 슬픔이 없는 것을
우는 자가 없으면 눈물이 없는 것을
고통 받는 자가 없으면 고통이 없는 것을
고난당하는 자가 없으면 고난이 없는 것을

동이 틀 때
서산에 지는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서산에 해가 질 때
동녘의 아침 해를 생각하는 이 없고

가을 낙엽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길가는 나에게 묻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나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들
손짓발짓하면서 이야기를 전해준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가로수에서 내려앉은 가을 낙엽 하나
내 발자국 되어 나를 따라온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세월

세월은 흘러 어디로 갈까
영원으로 갈까

아니
추억 속으로 사라질 터이지

흐르는 세월 잠시 붙들어
물어보고 싶은 것 많은데

보이는 것은 언제나
세월의 그림자 뿐


세월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주님의 또 다른 십자가여

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주님의 손

축 늘어진 어깨를 만지는 따듯한 손
언제나 손잡아 일으켜는 아름다운 손

저 아래로 떨어져간 나의 마음을
다시 주워 나에게 돌려주곤 하는 손

아무도 모르게 흘린 눈물방울을
곱게 담아 나에게 돌려주곤 하는 손

검은 생각이 머리에 차오를 때면
힘차게 내 머리를 쳐서 깨우쳐 주는 손

거룩하고 고마운
우리 주님의 은혜로운 손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십자가 앞에 나아가

십자가 앞에 나아가
겸손히 무릎꿇고 바라보았다

내 영혼이 십자가 안으로 들어설때
나는 문 밖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눈물로 쩔은 눈에
십자가가 닥아오고 있었다

내 온 몸을 덮은 십자가는
나 자신이 되어
내 안에서 나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십자가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십자가가 있고

주님은 함께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함께 찬양을 하시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나와 나의 영혼을 위하여

밤이 깊으면

  밤이 깊으면 새벽이 찾아온다 적당히 휴식하고 다시 일을 계속하라고 삶은  구경하는 곳이 아니다 그 삶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을 해야된다 그것이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다 20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