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3일 화요일

오늘의 믿음

비가 오려나
잔뜩 찌프린 하늘

그러나
나는 믿는다
어두운 하늘 위에는
여전히 푸른 하늘이 있음을

걱정과 근심이 안개같이 몰려와
내 시야를 가리려 하여도

푸른 하늘 그 위에 있는
둥글고 밝은 태양이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나는 믿고 있다

2008.6.9.

십자가들의 눈물

십자가를 쌓아놓고 장난질 한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재미있어들 한다
의미는 아무 상관이 없다

큰 십자가, 작은 십자가, 나무 십자가, 쇠 십자가
목에, 가슴에, 벽에 , 지붕에 문패처럼 매달아 놓고
장난감인양 주물럭거리며 딴짓거리들을 한다

십자가가 눈물을 흘린다
몸을 부르르 떨며 한 숨을 쉰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모든 사람들이 눈을 감고 깊이 잠든 밤
동뎅이처버린 십자가들
조용히 일어나 예배당에 모인다

2008.6.5.

긴 이야기

여름 내 그 숲에서 기도를 하더니만
모습이 나무를 닮다가 나무가 되었다
청계산인지 천보산인지 삼각산인지
나무 곁에서 살다가 나무가 되었다

숲은 다 알고 있다
여름 내 그 여인이 쏟아놓은 이야기들을

나무 잎새마다 가지마다 등걸마다
숨겨진 이야기 보따리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가을과 겨울이 가고 봄이 와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몇바퀴 돌아도

나무가 된 여인은
늘 그자리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누가 듣고 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소리 소리 피어올라 하늘에 닿았고
하늘 구름 가다가 멈추어
나무에 나려본다

무슨 일일까

나무가 알 수 있으랴
구름이 알 수 있으랴
나무와 의논한 구름 다시 하늘에 올라

뭉게뭉게 이야기 저야기
손짓으로 발짓으로
알듯 모를듯 구름의 언어


2008.6.4.

주님의 음성

네 마음이 떠나 있을 때에도
나는 네 마음 속에 있었고
네가 나를 멀리하였을 때에는
네 그림자가 되어 곁에 있었다

네가 눈물흘릴 때
네 눈물을 내 가슴에 담았고
네가 울부짖을 때
네 소리 내 귀에 각인하였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 피로 산 사랑하는 사람아

하늘 문이 활짝 열리고
하늘의 온갖 별들이 떨어지는 날
나 그 문 앞에서
너를 반겨 안아주리라

(수유리 영락기도원에서)
2006.1.24.

바보가 되자

바보가 되자
바보스럽게 매를 맞다가 끔직하게 죽은
바보같은 그분의 말대로 살아가보자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가면서도
죽인 자들을 위하여
바보스럽게 기도해 주시던 분

바보같이 그분의 약속을 믿어보자
비록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지만
그냥 바보같이 견디며 기다려보자

천둥번개 치고 별빛 하나 없는
캄캄하고 긴 세월의 터널 속에서도
영혼 깊은 곳에는 언제나 한 밝음이 비취려니와

2008.6.1.

진실

절망이란 내 마음 속에 있다
두 뼘도 채 안되는 이 가슴 속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하기 때문에...

고난은 내 머리 속에 있다
한 뼘 조금 넘는 그 것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노력 때문에..

그러나 정작 큰 고통은
내 믿음 속에 있다
피조물 다웁게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과신하고 있는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보려는 만용 때문에...

-새벽을 잉태한 밤 중에서-

기독교인

주변머리 하나 없이 가난해 보이는
궁상스러워 보이는 그 모습 속에
함부로 처다보기조차 어려운
경건함이 있다

축쳐진 어깨와 꼬부라진 허리
떨어질 듯 간신히 얹혀있는 머리 속에는
세상을 부수고 다시 반죽하여 새 세상을 만들
경륜이 있다

아무도 거들떠 보려하지 않는 가랑잎
그러나 광풍폭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1억5천만년을 견딘 북한산 백운대 보다도 더 든든한
거룩함이 있다

눈을 뜬 자만
발견할 수 있는


2008.5.27.

밤이 깊으면

  밤이 깊으면 새벽이 찾아온다 적당히 휴식하고 다시 일을 계속하라고 삶은  구경하는 곳이 아니다 그 삶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을 해야된다 그것이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다 2016.6.5.